요즘 난 영화 보단 드라마를 더 많이 본다.
시작도 좋았고, 유승호를 좋아하는 편이라 보고 있는 드라마다.
보통은 18부작이나 20부작 정도하는데 이건 24부작이다. 이런 드라마는 매회 시청자로 하여금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인데 아직까지는 비교적 성적이 좋다. 물론 한 10회 정도 가니까 구멍이 약간은 보이던데 그런 것만 빼면 나름.
그런데 이 드라마는 유승호 보다는 유승호의 적으로 나오는 남궁민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원래 주인공 보다 주인공의 적이 더 멋있어야 한다는 드라마의 법칙이 있긴 한데, 이 드라마는 남궁민으로 인해 그것에 충실해 보인다.
물론 남궁민의 그런 캐릭터는 난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 베테랑의 유아인에게서 차용했다는 걸 어렵잖게 짐작케 한다.
특히 남궁민의 나른하고도 멍청함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그것을 더욱 배가 시키기도 하는데 첫 악역도전이라고 들었는데 그만하면 인정할만 하다 싶다.
김고은 때문에 보고 있다. 김고은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박해진도 나쁘지 않고.
하지만 이 드라마가 의미하는 게 뭔지 가면 갈수록 잘 모르겠다. 뭐 생활밀착형 스릴러 로맨스 그런 것 같은 건가?
내가 볼 땐, 똑똑하고 바른 사람을 일반인들이 얼마나 싫어하는가, 또 그런 사람을 직접 격어 보지 않고 남의 평가에 의존해야 하는 말하자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처럼도 보이는데 갈수록 별로 기대가 안 간다.
내가 혹시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본다면 그건 김고은과 박해진 그리고 또 하나, 서강준의 피아노 연주 때문에 본다. 버틸 것이 없으면 서강준 피아노 연주 씬이나 늘리라고 전해라.
하나의 드라마가 끝나면 그 다음엔 뭘 보다 하는 약간의 불안 같은 게 있다. 사실은 쓸모가 없는 건데. 각 방송국은 알아서 경쟁적으로 명품 드라마를 만들려고 골머리를 싸고 덤비는데 뭐가 걱정이란 말인가?
마침 지난 주에 두 드라마가 동시에 시작했다. 장르는 서로 다르긴 하다. 하나는 달달한 로맨스물이고, 다른 하나는 액션 스릴러쯤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심리학을 끌어 들였다는 것이다.
물론 거기서도 갈래는 나뉜다. 하나는 고전적인 인간의 무의식을 건드려주고, 하나는 범죄심리학에서 다루는 프로파일링 기법. 그런데 이게 흥미를 더 한다. 심리학은 드라마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시도는 이 두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작년의 <닥터 프로스트>도 있다. 결국 그건 좀 재미없어서 보다가 업어 버렸다. 그런 드라마를 내가 적응을 못하는 건지, 만들기를 잘 못 만드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이 두 드라마는 시작이 좋다. 하나는 예쁘고, 하나는 탄탄하다. 특별히 시그널은 타임슬립이다. 흥미롭다.
그밖에 ocn에서 하는 <동네의 영웅>은 캐스팅은 좋은데 지금까지 1, 2편을 다 봤지만 딱히 끌리질 않는다. 박시후가 이미지 회복을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