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나무젓가락 안 쓰는 것도 환경운동"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박경화

▲ 박경화
제목부터 눈에 띈다.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북센스·9500원). 최근 방영 중인 어느 국제전화 광고에 등장하는 고릴라를 연상한 것일까? 저자 박경화씨(34)는 “아니다”라고 했다.

“콩고는 콜탄이 많이 생산된다. 이를 정련해 얻는 ‘탄탈’은 고온에 잘 견디기에, 휴대전화 등의 원료로 쓰이게 됐다. 세계적으로 탄탈 수요가 급증하자, 콜탄 가격은 불과 몇 달만에 1㎏ 당 2만5000원에서 50만원으로 폭등했다. 콜탄을 얻는 콩고의 ‘카후지-비에가 국립공원’은 고릴라의 유명한 서식지였는데, 광부들이 몰려들고 콜탄을 채취하면서 고릴라는 절반 이상 줄었다. 휴대전화를 오래 쓰는 것은 단지 물자 절약에만 그치지 않고, 멸종 위기에 놓인 고릴라를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에서 오랫 동안 활동했던 저자는 지구온난화 방지 등 거창한 환경 구호보다는 도시 거주자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20편의 짤막한 글로 구성된 이 책은 소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를 제시한다.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시킬 때 저자는 “나무젓가락을 가져다 주지 말아달라”고 한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저자는 몇 개 있던 나무젓가락도 잘 모았다가 초등학교 앞 떡볶이가게에 전해 주었다.

1회용 생리대도 쓰지 않는다. 합성비닐과 화학솜 등으로 만들어진 1회용 생리대는 피부에도 좋지 않다. 대신 천으로 된 면 생리대를 쓴다. 여름이면 재활용 비누로 칠을 해서 검은 비닐봉지에 싼 뒤 뜨거운 곳에 놓아두면 삶은 효과와 표백 효과까지 얻는다. 세탁기도 그는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밀린 빨래를 끝낸 뒤면 손목이 시큰거린다.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지 말자는 ‘근본 생태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쓸만한 제품조차 신제품 욕심 때문에 버리거나 바꾸지 말자는 것이다.” 그 역시 휴대전화를 쓰고, 집에는 TV가 있다. 다만, 핸드폰은 2002년 처음 산 것을 계속 사용 중이고, TV 역시 5년전 ‘대박 세일’ 때 10여만원 주고 14인치 짜리를 샀다.

그가 권하는 환경운동은 이처럼 지극히 단순하다. 배가 부를 때 장보러 가고, 물건을 사기 전에 정말 필요하고 오래 쓸 수 있는지 따지자는 것이다.

그는 1998년부터 녹색연합에서 일했다. 수습 기간 동안 월급 30만원, 그 뒤 50만원 정도를 받다가 퇴직할 때는 100만원이나 주던 ‘고마운 직장’.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환경운동을 해보고 싶어서 지난 해 말 사직했다.

“직원들과 도시락을 먹을 때면 누구는 밥만, 어떤 이는 고추장이나 김치, 혹은 오이만 가지고 온다. 도시락 준비하는 시간도 덜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함께 식사하면 정도 더 도타워지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필리핀 빈촌(貧村)에 매월 1만원씩 보낸다. 아끼며 함께 사는 것은 즐겁고도 아름답다.

글=신형준기자 hjshin@chosun.com
사진=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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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30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부끄러워지는 군요....

stella.K 2006-01-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