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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로끌로
플로렁 에밀리오 시리 감독, 브누아 마지멜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3년 3월
평점 :
전기 영화는 만들어 봤자 반 타작이란 말이 있다. 그러니까 아무리 잘 만들어 봤자 중간 정도 밖엔 못한다는 말이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그럴까? 내가 본 몇 편 안되는 전기 영화도 대체적인 평점이 별 3개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 그 높지 않은 전기 영화치곤 꽤 괜찮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의 유명한 뮤지션 클로드 프랑소와의 생애를 다뤘다. 뮤지션의 생애를 다루었으니 음악이 깔리는 건 당연지사. 그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가 않다. 게다가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클로드 프랑소와가 누구냐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당대 유명한 뮤지션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음악이 아니면 나머지 나라의 음악을 제 3세계 음악으로 가르는 우리나라 풍토에선 알 수가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 귀에도 익숙한 그 유명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이 사람이 처음 불렀다는 것을 알면 그나마 조금 친근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y Way>가 프랭크 시나트라가 원곡자가 아니고 프랑스 가수의 노래라는 건 생뚱맞다 못해 속고 있었다는 느낌마져 든다. 난 한 10여 년전부터 <세상의 모든 음악>을 자주 듣고 있는데 알다시피 그 음악 프로는 세계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방송이다. 거기서 가끔 바로 이 <My Way>의 불어 버전을 듣곤 했는데, 나는 지금까지 이 곡이 너무 유명하니까 프랑스의 어느 뮤지션이 불어로 불었나 보다 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봤던 며칠 전에야 내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를 하건데, 그 유명한 <My Way>는 프랭크 시나트라가 처음 부른 것이 아니고 프랑스의 뮤지션 클로드 프랑소와가 불렀다.
그건 또 차치하더라도 난 언제부턴가 영어 버전 보단 불어 버전을 더 좋아하게 됐다. 프랭크를 비롯한 미국 가수가 부른 건 안정감은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너무 미끈하다. 하지만 프랑스 버전은 다소 거친 듯해도 절절함이 베어 있다. 그래서 난 프랑스 버전을 더 좋아한다.
그렇다면 이 클로드 프랑소와란 뮤지션은 프랑스에선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일까? 그의 생년을 보면 1939년생이다. 생각해 보면 너무 오래된 가수라 우리가 모를 것도 당연하다 싶다. 생년으로쳐서 활동 년대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선 당대 김정구나 현인을 떠올리지 싶다. 하지만 또 요즘 사람들에게 김정구나 현인을 얼마나 낮선 흘러간 시대의 가수인가? 그냥 존재감만으로 말하자면 글쎄, 엘비스 프래슬리나 요즘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에서 80년 대초 유명했던 레이프 가렛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던데 뭐 프랑스 내에선 그 정도의 존재감은 아니었을까?
그의 음악을 들은 여자들은 그야말로 전기에 감전되는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열광하는 것을 보면 예전에 클리프 리챠드나 레이프 가렛 같은 가수가 내한 하면 우리 나라 여자 팬들 속옷 벗어 던져 주고, 패닉 상태에 빠져 병원에 실려가고 그것도 모자라 오줌까지 싼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과연 프랑스의 여자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당시 6700만장의 음반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건 모르긴 해도 엘비스 프래슬리를 능가했을 법도 하다.

그런데 클로드를 연기했던 브누아 마지멜이란 이름도 생소한 이 배우 보면 볼수록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를 닮았던 생각이 든다. 그건 다름아닌 <백 투 더 퓨처>에 나왔던 마이클 J 폭스다. 이미지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체구도 닮았다. 물론 분명 그는 클로드 프랑소와를 많이 닮아 캐스팅 되었을 것이다. 대사에도 자신은 체구도 그리 크지 않다는 뭐 그런 뜻의 대사를 한 번 치던데, 이럴 때 우리는 당대 유명했던 프랑스 가수를 기억해 주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마이클 J 폭스나 기억해 주고 앉았으니 프랑스로선 아쉬울 법도 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달리 문화 제국주읜가? 그래서 억울하면 출세하란 말이다.
영화 스토리는 다소 뻔한데가 있긴 하다. 타고난 황태자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물고 타고 난다던데, 클로드는 타고난 뮤즈다. 클로드를 연기했던 브누아도 브누아지만, 클로드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아역 배우가 잠시 나오는데 봉고라고 그러나? 손바닥으로 치는 작은 타악기에 맞춰 현란한 발놀림을 선사하는데 저게 진짜 자기 춤인 건지 아님 동영상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깜빡 빠져들게 만든다. 그것으로 클로드가 타고난 꾼임을 영화는 자랑한다. 그 밖에 음악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여성 편력은 뮤즈라면 전매 특허 아닌가?
그런데 역시 재인박명이라고 했던가? 클로드가 나중에 목욕탕에서 샤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유난히 카메라가 뭔가 시간을 끌며 천천히 보여준다. 여기서 뭔가 있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뭔가 있다. 그 뒤에 보여지는 팬들의 오열은 흡사 또 엘비스 프래슬리나 몇년 전 유명을 달리한 마이클 잭슨이 죽었을 때를 연상케 한다.
거의 엔딩에서 클로드가 부르는 '마이 웨이'가 참 인상적이다. 모르긴 해도 영화는 이 한곡을 부르게 하기 위해 2시간 넘는 시간을 달려 온 것 같고, 프랭크 시나트라에게서 이 곡의 명예를 다시 찾기 위해 영화를 만든 건 아닌가 싶다.
프랑스 노래를 몰라도 노래 자체는 미국의 팝송을 연상케 해 흥겹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열연이 돋보여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제목 '끌로끌로'는 그의 팬들이 공연 때 연호했던 그의 애칭이다. 이 영화 강추다!
부언하자면, 별 네 개는 솔직히 많고 세 개 반이 적당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