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icaru > 번역의 힘....
요즘 자기 앞의 생을 다시 읽고 있다. 예전에 빌려서 읽은 문예출판사의 그것이 아니라, 문학동네에서 나온 그것으로.... 그런데...번역의 문제에 있어서...두 출판사는 이렇게 다르다. 다음은 같은 부분에 대한 번역을 불러온 것.
문예출판사 에서 나온...<자기 앞의 생>
무언가 무서운 것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 감정은 내부로부터 치미는 것이었다. 정말로 괴로운 일이다.
외부로부터 일어나는 일 ─ 만약에 엉덩이를 걷어채였다든가 하는 것 ─ 은 도망쳐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은 그럴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처럼 속에서 격렬한 감정이 일게 되면 난 그만 뛰쳐나가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가 않다. 그것은 마치 내 안에 또 다른 존재가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소리소리지르고 울부짖으며 땅바닥에 나뒹굴고 그 속에서 뛰쳐나오려고 머리를 벽에 짓찧었지만 허사였다.
나오려 해도 다리가 없어 걸어나올 수가 없었다. 우리의 내부에는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지는데, 그러니까 마치 그 내부의 것이 밖으로 좀 나가는 것 같다.

문학동네 에서 나온...<자기 앞의 생>
그 사건이 내 감정을 건드렸고, 나는 너무 열이 올랐다. 그런 감정은 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것이었고,
그래서 더욱 위험했다. 발길로 엉덩이를 차인다든가 하는 밖으로부터의 폭력은 도망가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안에서 생기는 폭력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럴 때면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 그대로 사라져버리고만 싶어진다.
마치 내 속에 다른 녀석이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울부짓고 땅바닥에 뒹굴고 벽에 머리를 찧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그 녀석이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도 마음속에 다리 따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얘기하고 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진다. 그 녀석이 조금은 밖으로 나가버린 기분이다.
이 소설의 화자가 여덟살짜리 아이인 것을 감안한다면, 후자의 번역이 더 훌륭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