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다 본다 해 놓고 기회가 없어 보질 못했다. 그런데 마침 운이 좋아 TV에서 하는 걸 결국 보게 되었다.

나는 알 파치노도 좋고, 미셀 페이퍼도 좋아 한다. 연기력 탄탄하고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남자는 주인공 여자를 좋아하는데, 여자는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남자를 좋아하다가도 어느 때 남자를 심하게 질타하며 거부한다. 그 둘의 심리 묘사를 저 두 배우는 잘 연기한다. 진한 베드씬도 생동감 있고.

사실 여자는 과거에 애인을 잘못 만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구타에 아이를 유산하고 그 때문에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다. 바로 그 어두운 과거 때문에 주인공 남자의 진심 어린 구애를 받아줄 수 없는 것.

그래도 여자는 남자와 자신의 침대 위에서 첫 정사를 가지려다 '콘돔'을 떠올리고 결국 실패하고 만다. 남자쪽에선 실패고, 여자쪽에선 회피겠지. 사실 여자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데 콘돔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그만큼 여자는 그 순간을 그런식으로 무마시켜 자신의 약점을 잘 넘어가주길 바랬던 거겠지. 그게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나중에 남자는 여자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아이도 낳아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것은 확실히 감수성이 강한 여자에겐 아픔이었을 것이다. 옛 애인에게서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여자의 마음은 오죽 괴로울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나의 직업의식이 발동됨을 느꼈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게 뭐냐?'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으냐?' '네가 그러고 있는 게 너의 삶에 유익한 거냐?' 코칭의 관점에서 그녀를 건드려 본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본다.

사람은 정말 과거의 산물일까? 과거에 발목 잡혀서 시간을 허비하고 더 이상 앞날을 전망할 수 없게 만든다는 건 확실히 비극인 것 같다.

코칭은 과거를 말하지 않는다. 앞을 얘기한다. 앞으로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는데 장애는 무엇이며, 그 장애를 어떻게 치울 수 있으며, 앞으로의 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 볼 것인가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 보는 것이다.

다시 영화 속으로,

남자는 여자와 있던 그 밤에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드뷔시던가? 누군가의 곡 ;달빛'이란 곡을 틀어 달라고 DJ에게 전화를 한다. DJ는 자신은 누구의 신청곡을 받지 않지만 남자의 부탁이 간절하니 틀어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음악이 흘러나오자 여자는 욕실에서 양치를 하는 모습으로 거질을 나와 달밤에 치카 치카 양치를 한다. 남자에게 양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하고 같이 달밤에 양치를 하며 엔딩을 한다.

영화를 보고 나자 갑자기 나도 양치를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거실까지 나와 양치하는 그들이 부러웠다. 나는 양치하다 치약 거품을 하도 많이 흘려 세면대를 떠날 수가 없는데 말이다.

이 영화 별 세개 반은 충분히 줄 수 있는 영화다. 그런데 다음에도 하면 안 볼 것 같다. 한번으로 족하다. 아, 그리고 남자의 이름은 프랭키고 여자의 이름은 쟈니다. 난 왜 주인공의 이름을 잊어먹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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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06-22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방영하는 시간에 맞춰 텔레비젼 앞에 앉는 일이 통 안되네요. 스텔라님의 소개에 힘입었습니다.

stella.K 2005-06-2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