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 올림픽이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오늘은 우리의 자랑스런 김연아 선수가 은매달을 땃다.

이걸 가지고 말이 많은데 본인은 정작 태평한 얼굴이다. 나 같아도 속이 상할 것 같은데 김연아 선수는 어떻게 그렇게 편할 수 있는지. 메달 색깔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말이 진심이긴 진심이었나 보다. 확실히 그녀는 피겨를 즐기며 해 왔었다는 게 믿어진다.

 

지금쯤 그녀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해 본다. 그동안 너무 고생했을 테니까, 국가 대표니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그녀의 마음이 어떨지 자꾸 더듬고 미루어 생각해 보고 싶어진다.

물론 시원 섭섭하겠지.

7살 때부터 단 하루도 스케이트를 발에서 신지 않은 날이 없었을 것이고, 어쩌면 그 나이 또래들이 즐겨 신을만한 예쁜 구두를 포기하고, 신발 보다 더 많이 신었을 스케이트를 이제 안 신어도 좋을까?

도대체 앞으로 스케이트를 타지 않으면 그녀는 뭐하며 지내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웬지 모르게 괜히 내가 더 아쉽다.

 

그게 또 김연아 선수 뿐이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끝내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의 마음은 또 어떨까 생각해 본다.

특히 이규혁 선수가 많이 생각이 난다.

선수 생활을 통틀어 6번의 올림픽을 참가했다니 대단하지만, 다른 모든 대회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의 성적을 내고도 정작 올림픽에선 메달과 인연이 없던 선수.

하지만 누가 감히 그 선수를 불운의 선수라 말할 수 있으랴? 그렇다고 영웅이 아니겠는가? 이규혁 선수는 영웅 맞다.

 

또한 안현수 선수에 대한 생각은 여러 갈래다.

이 성적으로 봐선 애초에 목표로 했던 10위권 진입은 어려워 보이는데, 우리가 안현수 선수를 잘 보호해 주고 잘 키워줬더라면 턱걸이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본인도 메달을 딸 때마다 그것이 원래의 조국이 아닌 러시아에 바치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정확한 속사정이야 알 길이 없지만, 우리나라가 확실히 선수의 육성과 보호는 미성숙한 책임은 면키가 어려울 것이다.  

 

솔직히 올림픽 자체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좀 복잡하다. 물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그것도 알고 보면 자본주의의 꽃은 아니겠는가? 또한 서양에서 시작이 된 만큼 동양 국가의 선수들은 들러리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으려 했다.  

 

그래도 젊을 때 한 때 운동선수로서 올림픽 무대에 서 보는 것이 꿈이어서 오늘도 피와 땀을 쏟아낸 선수들을 생각하면 이런 말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들의 레이스를 보면서 울지 않아도 저절로 눈물이 난다. 아침마다 TV에서 그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처음엔 내 뺨에 흐르는 눈물이 하품하느라 흘리는 눈물인지, 저들의 환희와 고생이 느껴져 흘리는 눈물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확실히 후자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게 지는 해와 뜨는 해가 있음을 우리는 안다.

우리가 언제 제2의 김연아와 이상화와 이규혁을 볼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오늘도 자신의 뼈를 깎고 있을 것이다. 

제발 그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 같이 격려하고 위로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장하고 수고 많이했다.

그들이 있어 이 며칠 행복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태극전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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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2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달에 이토록 목을 매고,
금덩이 메달이 아니면 죽을듯이 달려드는 나라는
지구별에 대한민국만 있지 않나 싶어요.

겨울올림픽 종목이 몇 가지만 있지 않은데
한국선수가 나가지 않은 종목은 아예 방송일정도 없고
피겨 경기만 있지 않는데
피겨 경기 아닌 이야기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고,
그렇게 잔뜩 부담만 안겨 주면
선수로서도 힘이 들리라 느껴요.

은메달이나 동메달, 4등도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가를
모두들 잊어버리는구나 싶어요.

stella.K 2014-02-26 12:13   좋아요 0 | URL
그놈의 중계권료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시청자도 가능성 있는 종목에나 관심있지 가능성 없는 것엔
관심도 없잖아요.
올림픽 대회에 나간 건 자체가 굉장한 거죠.
예전엔 올림픽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선수들은 마인드가 경기 자체를 즐긴다더군요.
바람직한 것 같아요.
올림픽 이후에도 삶은 계속 되잖아요. 너무 목매달 필요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