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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화
이 형 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봄날은 간다
이 외 수
부끄러워라 내가 쓰는 글들은 아직 썩어 가는 세상의 방부제가 되지 못하고
내가 흘린 눈물은 아직 고통받는 이들의 진통제가 되지 못하네
돌아보면 오십 평생 파지(破紙)만 가득하고
아뿔사 또 한 해 어느 새 유채꽃 한 바지게 짊어지고 저기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봄날이여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 Arve Tellefs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