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쓰면 용감해진다?

 

 

<반칙왕>의 송강호는 평범하고 소심한 은행원이다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매번 상사에게 헤드록에 걸린 뒤 화장실에서 거울보며 두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를 터뜨리지만 직장을 때려치울 용기는 절대로 없다

어느날, 상사의 헤드록을 벗어나기위한 호신이 필요해 레슬링 체육관의 문을 두드린다

평범한 남자가 일상을 탈출하는 모습을 부끄럽고 쑥스러운 세계에 조심스럽게 발을 떼는 것으로

시작을 하지만.... 결국에 그가 도달하는 세계는 마약과 같은 짜릿한 경험을 안겨준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으로 시작을 했으나 레슬링에 입문후 무지한 훈련에 혼줄이 난다

하지만 그것은 머뭇거림을 극복한 자가 얻는 다음단계의 행복한 고비임이 분명하다

기 없는 인생을 사는 한남자가 험악한 가면 하나 뒤집어 쓰고 용기를 얻고 살아가는 이야기....<반칙왕>이다

 

 

 

<쉘 위 댄스>의 야쿠쇼 코지 또한 소심하고 일상이 재미없는 평범한 남자다

 

중년 남자의 산뜻한 춤바람 이야기, 그러나 결국은 인생을 가르쳐주는 즐거운 영화 <쉘 위 댄스>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그야말로 탄산소다 같은 영화였다

자막 읽기에 익숙하지 않고 사실은 귀찮아하는 할리우드는 아예 그들의 자본을 가지고 

그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배우들로 리메이크해 그들만의 영화로 만들어 소비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셀 위 댄스>는 헐리우드가 탐낼만큼 매력적이고 글로벌한 소재였던 것...

개봉당시 중년의 모습이 보이는 영화관의 풍경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도 영화를 보는동안 작은 탄성과

흐뭇한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쉘 위 댄스>는 지루한 삶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용기와 자세를 알려준다

일본 영화사상 공전의 히트기록을 세웠고 역대 일본 영화중 미국 흥행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던

한마디로 “삶이 지루하세요? 춤을 추세요”라는 컨셉을 담고 있는 이야기...<쉘 위 댄스>다

 

“ 머뭇거림이 인생을 멈추게 해. 도전하고 싶은게 뭐지? ” 라고 속삭인다...

 

적어도 즐거운 착각에 몸을 싣게 되고 거기에 행복이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는게 두 영화에 대한 나의 기억이다

하고자 하는 것을 해본다는게 많이 어렵긴해도 그 망설임의 선을 넘는 순간 자신을

벗어던질 수 있다는 두 영화의 설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기폭제가 되어주었다...적어도 내게는...

평생을 꼼지락거리기 싫어하고 망설였지만 땀을 뚝뚝 흘린뒤 맛보는 운동의 상쾌함을 알게 한 것은

두영화의 매력적인 권유가 꽤나 크게 작용했다

"내일이면 늦는다...오늘 운동화를 신어..." 라는 주문을 걸어준 영화들이었다

난 덕분에 지금도 여전히 달리고 걷고 틈만 나면 아령을 들고 건강을 들어올린다

 

작지만 커다란 영화 두편이 가져다준것은 고달픈 일상의 위안이고 대단한 대리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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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순수하고 동기가 아름다운 두영화를 추억해 봅니다

세상은 이제 모두가 다아는 강력한 영웅들인 배트맨이나 슈퍼맨의 등장으로 뒤집어 엎어 지는 곳이 아닙니다

예전의 영웅들은 하나같이 팔뚝이 이따만했고 가슴에 王자가 새겨져야만

"음...제법 남자냄새 물씬이야..." 라고 평을 얻었지요

아놀드는 썬그라스를 끼고 불사신처럼 총질을 하고 엄지손가락 보여주며 "다시 돌아오마" 하고

불구덩이로 사라지며 남성미를 과시했지만 그러나 그는 현실의 남자가 아니지요

수퍼맨도, 스파이더맨도, 배트맨도, 헐크라는 존재도

"도와줘요~" 하고 외치면 나타나 전철 1호선의 노선을 줄줄 외워주는 수다맨의 존재보다도 거리가 멉니다

세상이 남자들에게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을 강요하지 않게 되자 부쩍 고개숙인 남자들이 부각됩니다

 

소중한 일상성이 강조되고 미묘하게 측은지심을 자극하고

거기서 똑같이 행복을 퍼올린 위의 두영화에는 작지만 소중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심함에 짓눌려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들에게 용기라는 바람을 불어넣어준다는 것입니다

망설임이나 엉거주춤을 과감히 던져 버리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가르쳐주지요

 

잘 나가다가 어느순간 어긋나기도 하고 마치 실패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온 듯

허탈한 결과를 들이대기도 하는게 인생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당신의 지루하고 우울한 일상, 당분간은 달라질 것도 벗어날길도 안보여

막막할 수도있겠지만 작은 위안을 위해서라도 한번쯤 은밀하게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오징어라도 한마리 뒤집어 쓰고 장안의 화제 '리마리오 춤'에 한번 도전해 보는겁니다 ~~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건 '건전한 이중생활' 인지도 모르니까요^^

출처:정승혜의 사자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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