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글 쓰는 일은 아직도 나에게는 사랑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사랑은 나를 죽을 때까지 지치지 않게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나의 실천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언제나 앞서가고 있잖은가."
소설가 황석영은 "왜 문학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글을 "사랑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최근 출간된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열화당)는 우리 시대의 작가 71명이 문학에 들어선 사연, 글쓰는 이유 등을 고백한 글로 엮은 책이다. 2002년 3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됐던 글들이다.
이 책에서 시인 고은은 "나는 널브러진 시체더미 앞에서 인간의 정체를 다 알아버린 듯한 허무에 사로잡혔으며, 고향을 떠난 뒤 내내 떠돌았던 모든 산야와 도시는 폐허에 다름 아니었다. 내 문학은 그런 폐허를 떠도는 자의 비가(悲歌)이기를 자처했다"고 토로했다.
소설가 조정래는 "작가는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라면서 "나는 이 서러운 역사의 땅에서 진실을 찾아 헤매며 글을 쓰다가 갈 예술가일 뿐이다"라고 고백했다. 소설가 이문열은 "문학은, 특히 소설은 사람의 이야기다. 사람의 안목과 인식으로 번역되지 않고는 어떤 세계도 드러낼 수 없듯이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 없이는 어떤 문학도 우리를 감동시킬 수 없다"고 문학관을 밝혔다.
책에는 신경림 서정인 황동규 이청준 김주영 한승원 김지하 김원일 박범신 등 중진작가에서 성석제 안도현 신경숙 공지영 배수아 장석남 김연수 등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 문인들의 다양한 문학관이 내밀한 자기고백의 글을 통해 드러나 있다. 320쪽.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