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마음 맑아지는 청정식 “배워보면 아주 쉬워요”
담백하고 구수한 옛 먹거리의 향수

대구·평택=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
 
▲ 적문 스님(왼쪽 승복 입은 이)이 평택 수도사 사찰음식 현장 강의에서 발우공양(승려들의 식사) 예법을 수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평택=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yhkim@chosun.com
경기도 평택 대한불교 조계종 수도사.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앞치마를 두르고 스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그중엔 남자도 몇 명 보인다. 이어지는 도마질. 한 남성의 칼질이 쾌도난마처럼 도마를 두드린다. 햇빛에 번쩍이는 칼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요리연구가 적문 스님의 설명이 시작된다.

“웰빙음식이 뭐예요?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것이 웰빙음식이죠. 생각해 봅시다. 휴대전화를 안 갖고 다니는 사람들 있죠? 왜일까요. 이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원시성을 찾기 때문이에요. 그런 면에서 사찰음식이야말로 웰빙음식이죠.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식사의 예법까지 포함하는 진정한 웰빙음식이에요.”

그의 말을 듣다가 떠오르는 생각. 요즘 질리게 듣는 유행어 ‘웰빙’과 한국의 ‘전통’은 이런 식으로 은밀하게 만나고 있었던 것 아닐까. 산속 깊숙한 사찰의 아궁이와 주방에서 말이다. 적문 스님이 이끄는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www.templefood.co.kr)에서는 이런 만남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었다.

홍승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 사서실(비서실)의 사찰음식담당 특설 부속실 책임자. 조계종 ‘맛’의 법통을 이어가고 있는 사찰음식의 파수꾼이다. 대구 동화사 산내암자인 부도암에서 만난 그는 ‘사찰음식을 절대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해본 사람들은 아주 쉽다는 걸 알아요. 사찰음식 주재료인 채소는 요리시간이 굉장히 짧거든요.” 그녀는 주부들에게 사찰음식에 과감하게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홍승 스님의 안내에 따라 우엉탕, 상추대전, 표고버섯밥을 만들어 보자. 재미난 사실은 사찰음식도 진화한다는 점. 세상을 휩쓰는 ‘퓨전 트렌드’는 산사라고 비켜가지 않는다고 한다. 홍승 스님은 “패스트푸드 세대가 출가하면서 피자 등도 사찰음식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치를 주원료로 만든 피자, 고기가 들지 않은 자장면도 만들어보자 했다.



우엉탕

■재료:우엉, 표고버섯, 두부, 붉은 고추, 소금, 간장, 들깨가루

■만들기

①우엉은 씻어 껍질을 벗겨서 4㎝ 길이로 토막내어 3~4㎝ 두께로 썬 뒤 식초를 약간 탄 물에 잠시 담가 둔다.

②표고는 씻어 물을 두었다 불으면 건져서 손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③두부에 소금을 약간 뿌려서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식으면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④냄비를 달궈 들기름을 두르고 표고와 우엉을 볶는다. 센 불에 볶다가 거의 익었을 때 중간 불로 볶는다(물기가 없으면 물을 조금씩 넣는다).

⑤우엉이 거의 다 익으면 표고버섯물을 붓고 소금을 넣은 뒤 중간 불에서 끓인다. 어느 정도 끓으면 두부를 넣는다.

⑥들깨를 걸러서 ⑤에 넣는다. 넘치기 쉬우니 큰 냄비를 쓰면 좋다.

⑦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하고 한소끔 끓으면 붉은 고추를 썰어 놓는다.


상추대 전

■재료:상추(대가 있는 쪽으로 준비), 메밀가루, 소금, 식용유, 초고추장

■만들기

①대궁이 오른 상추를 반으로 갈라 방망이나 칼등으로 두들긴다.

②메밀가루나 밀가루에 소금을 조금 넣고 묽게 반죽한다(보통 전 반죽보다는 약간 되게 한다).

③번철을 불에 올려 달구어지면 기름을 두르고 한 번 부칠 양만큼의 상추를 그릇에 담고 반죽을 엉길 정도만 넣고 무쳐서 상추대궁이 서로 반대되도록 놓고 부친다.

④초고추장을 만들어 상추전과 함께 낸다.


표고버섯밥

■재료:마른 표고버섯, 우엉, 청·홍고추 약간, 진간장, 참기름, 쌀

■만들기

①표고버섯을 물에 헹궈 미리 불린 뒤 꼭 짜서 채를 썬다.

②우엉은 껍질을 깎아 물에 담갔다가 채를 썬다.

③채를 썬 표고버섯과 우엉을 참기름으로 볶는다.

④볶은 버섯과 우엉을 밑에 깔고 미리 불려 놓은 쌀을 위에 얹어 밥을 짓는다.

⑤청·홍고추를 다져서 진간장과 통깨,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⑥밥이 다 되면 골고루 섞어서 양념간장과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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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8-21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솔직히 굉장히 자극적적인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한 마디로 맵짠 음식요.
그런데 사찰 음식은 그렇지 안잖아요. 최대한 양념의 강한 맛을 줄이고 재료 그 자체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으로 담백한 느낌을 주니까요.
사찰 음식을 절에 가서 직접 먹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인사동 음식점에서 아쉬운대로 사찰 음식을 먹었던 적이 있어요. 깔끔하고 담박한 맛이 거부감 없이 잘 와닿더군요.
아~ 아침부터 배고파요. ^^

stella.K 2004-08-2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성이 저랑 비슷하네요. 저도 그렇걸랑요.
근데 양식이니, 중식이니 하는 건 보기만 좋다고 생각되는데 왠지 사찰음식은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