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naomi > 서 정주님의 '신록'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 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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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0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이 정말 황홀합니다. 서정주님의 친일행각에 대한 말들도 이런 기찬 싯구 앞에서는 어떡해야하지요?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stella.K 2004-05-0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입니다.^^

▶◀소굼 2004-05-0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주산지..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