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 -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
조지 레너드 지음, 강유원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번역한 철학자 강유원 씨는 역자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처음에는 그렇고 그런 책일거라고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다. 그러나 책을 절반쯤 읽었을 때 그런 무심함이 없어졌다. 물론 이 책도 얼핏 보기에는 '열심히 노력하라'는 막연하고 뜬금없는 교훈만 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구체적으로 내 몸으로 실천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몸으로 공부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역자가, 어찌보면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 같은 이 책에서 발견한 것은 오직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내 몸으로 실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것.

그렇다. 언제부턴가 현대의 공부란 머리로 하는 것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옛날에 우리 선비들은 어떻게 하면 공부가 사람됨의 도를 깨우치고, 백성과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이냐에 불타있었고, 그런 이유 때문에 그들의 공부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었을 게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시대에 공부를 입신양명의 도구로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날엔 그것이 더욱 심해졌고, 치열해졌다. 모든 사람이 대학에 들어가야만 할 것 같고, 모든 사람이 의사나 판검사가 되어야만 할 것 같고, 모든 사람이 돈벌이를 위해 경쟁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공부'인만큼, 공부를 몸으로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마이너리티에게나 적용된다고나 할까?

본 책이 달인에 관해 썼다고는 하나, 우리도 어느 부분에선 달인이다. 공부를 머리로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하루종일 책상에만 앉게 만드는 '책상받이의 달인' 말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대로 적용해 볼까? 처음에는 좀이 쑤신다. 한창 뛰어 놀 나이에 공부에 매여 그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하지만 어느새 그것도 익숙해져서 그럭저럭 인내를 가지고 하다보니 몸에 붙어 그도 할만해졌다. 그런데 어느만큼 익숙해져보니 조금은 나태해졌다. 요령도 알겠고, 어떻게 하면 높은 점수를 받겠는지도 알겠다. 그러다 내가 이 공부를 해서 뭐하겠는가? 회의와 나태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또 그럴 겨를도 없이 속도의 경쟁속에 나를 맡기고 무엇이 될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공부만 한다. 뭘 위해서? 돈 많이 버는 기계가 되기 위해.이것이 책상 받이의 달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책은 어찌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책처럼도 보인다. 달인이 돼서 뭘 어쩌겠다는 말인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달인에게 놀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분명 놀라움의 대상이고,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회가 이런 달인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나 했던가?  달인이라고 하면 크게는 사회적으로는 명장(名將) 또는 마이스터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인데,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가 말이다. 또 그런 사람만이 달인인가? 우리는 작은 부분에서 달인이거나 달인의 자질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 이런 부분에서 알아봐 주고 계속 그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격려하지 못했다. 물론 그들은 말할 것이다. "이 사회가 관심을 갖던 안 갖던 우리는 그저 그 일을 할 뿐"이라고. 그렇지. 그래야지. 그래야 진정한 달인일 것이다. 

책은 달인이 되는 것에 그다지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냥 오로지 건조하리만치 담담하게 써놓고 있어서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다. 어떤 사람이, 어떤 부분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달인이 됐는지 예를 보여줬더라면 조금은 덜 지루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갖는 의의는 나름 없지는 않다. 이렇게 속도와 경쟁 그리고 결과에만 촛점을 맞추는 이 세상에 "그래서 할건데? 과연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해? 이렇게 살아 볼 수는 없는 거니?"하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비근한 예로 요즘 매스컴에서 스포츠맨들의 연일 징중계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들이 왜 경기도 중 성난 황소처럼 난장을 피우는가? 승부에 대한 과도한 압력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책에서는 말한다. 달인은 승부와 상관없이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거라고. 만일 그들이 승부사가 아닌 진정한 달인으로서 스포츠계에 입문했더라면 그런 자신을 깍는 짓을 했을까? 왜 이 세상은 왜 모 아니면 도인지 모르겠다.

이 책은 다소 건조하긴 하지만, 통찰력 있는 새길만한 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기도 한다. 꼭 현재 달인이 될 생각이 없어도 읽어두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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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5 15: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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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5 16: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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