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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헤 1
미카 왈타리 지음, 이순희 옮김 / 동녘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성경을 읽다보면(그것이 자신의 신앙을 위해서건 아니면 연구를 위해서건), 꼭 반드시 역사와 마주하게 되는데 그것은 이스라엘 역사와 이집트의 역사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택하셨던 것만큼, 이스라엘 고대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성경을 읽다보면 이스라엘 보단 이집트의 역사가 더 많이 부각되는 느낌이다.
내가 성서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창세기 후반 무렵에 나오는 야곱의 아들 요셉에 관한 이야기이다. 요셉의 이야기는 그가 애굽 즉 다시말해 이집트에 팔려가고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을 토마스 만은 <요셉과 그 형제들>이란 장대한 역사소설에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은 요셉이 애굽에서의 활약상을 묘사해 내고 있는데, 읽다보면 정말 이집트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이 절로나게 만든다.
이렇듯 내가 이 책을 붙든 것도 시누헤라는 인물이 궁금해서라기 보단, 조금이라도 이집트를 알고 싶은 마음이 더 컷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하면 그 이름만으로도 신비스럽지 않은가? 그런데 나는 의외로 책을 읽기 시작한 첫부분에서 의외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것은 어린 시누헤가 갈대배에 누인채 강물에 떠내려 온 것을 어느 의사 부부가 발견해서 그들의 양자로 키워졌다는 부분에서 인데,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성경 출애굽기를 읽으면서 갈대배는 어린 모세만 탄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면 그런 어린 아이가 한둘이 아니었고, 띄우게 되는 사연은 여러가지다. 이를테면 가난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어서라든지, 또는 치정으로 인한 불의한 열매였기 때문에 버릴 목적으로 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나의 편협한 사고를 바로잡게 될 때 책을 읽는 기쁨은 커지기도 한다. 그뿐인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역사소설이 갖는 정치적 배경이나 인간 개인의 욕망도 그렇긴 하지만, 오히려 그 시대의 문화적 배경이 더 많은 흥미가 느껴졌다.
시누헤는 의사이면서 홀로있는 자였던 만큼 어디에도 구애됨이 없이 자유로웠고, 동시에 고독했으며, 지식에 목마른 자였다. 어떠한 야망도 꿈도 없었던 자였기 때문에 그는 자기 이외의 것들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소설속에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렇듯 이 책은 한 나라의 정치와 문화 그리고 종교가 어떻게 연결이되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희곡 작가로도 알려졌기 때문일까? 파라오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뿐만 아니라 조연처럼 등장하는 시누헤의 사람들(즉 이를테면 그의 충복 카프타 그리고 시누헤의 여인들)의 인물 묘사나 우아한 대사들에서 확실히 이 소설은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다. 하지만 왠지 역사소설이 갖는 덕목중의 하나인 '빠르게 읽한다.'는 측면에선 이 소설은 아타깝게도 조금은 비껴난 느낌이다. 솔직히 나는 역자의 무난해 보이는 번역에도 불구하고 읽는데 애좀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