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던진 돌
허대혁 지음 / 스타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성경의 대표적 인물을 가지고 강해설교를 한 일종의 설교집이다. 사실 난 설교집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책을 기꺼이 읽으려 했던 건 왜 일까? 그래도 모름지기 교인인데 가끔씩 은혜가 충만한 경건 서적 한 권씩 읽어주면, 생각도 정화되고(이를테면 세속에 찌들은 생각의 때를 벗겨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영성도 새로워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니까 이런 책 읽어 주는 것도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경건 서적 읽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다. 이건 평소 나의 독서습관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책만을 읽으려고 하니까. 그나마 그 방면의 책도 미처 독파하지 못한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러므로 이런 경건서적은 내가 애써 일부러라도 읽어야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좋아서 읽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내의 습관은 그렇다고는 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왜 일까?  저자가 70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목사고, 나름 뭔가 있어 보이는 것 같아 읽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나름 뭔가 있어 보인다'는 내 기준은 뭐였을까?

나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책에서는 12명의 성경인물을 다루고 있다.  목사나 또는 여타의 기독교 저술가들이 성경인물을 다룰 때 꼭 빠지지 않고 즐겨 다루는 몇몇 인물들이 있다. 이를테면, 아브라함, 모세, 요셉, 여호수아, 다윗 등. 저자도 이런 인물은 빠뜨리지 않고 다뤘다. 그밖에 예레미야나 마리아, 요시야 같은 인물까지  비교적 폭넓게 다루고 있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 나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을 느낀다. 이건 이제 막 기독교에 귀의한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평이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했던 뭔가 있어 보일 것 같은 기대에서 비껴난 것마는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나빴던 것만도 아니다. 어느 부분은 꽤 공감 가는 부분도 있어 나름 밑줄을 거 놓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저자의 언어 구사가 그다지 세련되어 보이지 않는다. 어랍쇼. 내가 뭐라고 저자의 언어구사를 걸고 넘어지는 것일까?

요즘들어 내가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특별히 기독교 커뮤니케이션. 과연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은 세상을 이해시키고 있는가? 세상과 유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예를들어, '은혜'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자. 이 말이 세상에 비기독교인들에겐 얼마나 생뚱맞아 보이는 단어일까? 이것은 기독교 진영으로 들어와야 비소서 이해될 수 있고, 받아드릴 수 있는 말이다. 그것을 세상이 알아 먹을 수 새로운 의미로 쓰일 수는 없을까?

하지만 더 근본적인 건, 단어 하나가 그 속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새로운 의미로 바뀔 수 있느냐만을 따지려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분야든 전문 용어는 있다. 즉 나는 화학 계통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화학에서 다루는 용어들은 잘 모른다. 그러므로 그것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다. 그것은 생각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대중화의 노력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아마 이것은 며칠 전에 본 영화 '밀양'의 탓도 있을 것이다. 그 영화를 보고나 온 찝찝함이란...그래서 할 말이 많은데 또한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비교적 젊은 목사니 그 언어가 좀 더 신세대쪽에 가깝고, 안 믿는 사람에게도 신선하게 와 닿을 수 있는 그러면서 날카로운 영성을 보여주는 거라면, 내가 생각하는 '뭔가 있어 보이는것' 에 부합했을텐데 그 기대를 비껴가고 있다는 느낌이든 것이다. 어느 부분은 권위를 가지고 잔소리한다는 느낌이 들어 약간은 눈에 거슬렸다. 결국 이 책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일정수준에 봤을 때 그냥 평이한 수준의 설교집이고, 쉽게 말하면 '범작'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없을 것 같다.

기독교 저술은 대체로 목사님들이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난 좀 그들의 권위를 벗어버리고 안 믿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저술 좀 많이 써 줬으면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06-10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