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주말 우리 집에 아이가 왔다. 6살 여자 아이. 이를테면 나의 이종 사촌의 딸이 제 엄마와 함께 큰이모네를 온 것이다. 그렇게 아이가 우리 집에 오기는 또 얼마만일까. 시골에 아기 우는 소리가 사라졌다, 20년만이다, 30년만이다 하는데 서울 같은 대도시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을까. 우린 사촌끼리도 그다지 친하지 않아 그동안 만날 일도 없었다. 정말 사촌이 이 아이만할 때 보고 이제 보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이 사촌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에 없다. 우린 처음엔 다소 어색해 했지만 나이를 물어보고, 혹시 실수할지 몰라 다시 한 번 촌수 확인하고 그러면서 이내 서로 어색한 웃음을 주고 받았다.
엄마 심부름 때문에 왔는데 아무리 조카라도 손님은 손님이라고, 엄마는 거의 쓰지 않는 손님용 접시에 음식을 담고, 점심을 먹게 했다. 설거지는 내가 했다. 문득 조카들이 그리워졌다. 왜 그런가 했더니 내가 설거지를 해서다. 조카들이 왔으면 밥을 배불리 없고 설거지는 자기네들이 알아서 했을 것이다. 설거지를 내가 해서 억울해서라기 보단(사실 그런 점도 없진 않지. 손님에게 설거지를 시킬 순 없지 않은가) 언니가 조카들을 데리고 왔던 그 풍경이 오버랩 돼서다. 이런 날 언니와 조카들이 와 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걸 보면 어렸을 때 보고 이제 본 그 사촌에겐 미안한 일이 되려나.
2. 올해 5월은 여느 5월 같지 않아 선선한 날이 많았다. 지난 겨울이 별로 춥지 않아 복수하는 건 아닌가, 역시 계절은 계절다워 제때 춥고, 제때 더운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 아닐까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는 대뜸 올해는 윤4월이란다. 음력으로는 같은 달을 두 번 사는 것이다. 아, 그래서 날씨가 이런 거였구나. 엄마는 지난 겨울에 덥었던 이불을 여태 빨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