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파리
데이비드 다우니 지음, 김수진 옮김 / 올댓북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사람들 저마다 자기 좋아하는 독서 분야가 따로 있을 것이다. 또 그런만큼 기피 대상 분야도 있지 않을까? 나도 기피 분야가 있긴 하다. 바로 요리와 여행이다. 아무리 먹방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난 요리를 소재로한 그 어떤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방송을 물론이고, 책도 영화도 별로다. 먹어 볼 수도 없는데 그 앞에서 군침을 삼키는 게 좀 바보 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여행을 소재로한 어떤 책도 영상물도 좋아하지 않는다. 가 볼 수도 없는데 방에 들어 앉아 괜히 나 자신을 자책는 게 싫은 것이다. 그나마 음식 보다 나은 게 여행이긴 하지만.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 출신이지만 프랑스 파리를 좋아해 아예 이주하면서 그곳을 취재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것도 문학 분야. 저자는 기행 작가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문학 기행다. 그러니 또 마음이 동한다. 여행기를 읽을 때 어떤 분야에 방점을 두고 읽느냐에 따라 그 읽는 느낌이 다를텐데 문학 기행이라면 나로선 안 읽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일까? 책이 참 마음에 든다. 원래 유럽 그 중에서도 프랑스 문학을 좀 좋아하긴 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정말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기나 한 걸까 싶게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의 이름이나 몇명 꿸 줄 알지 그들의 문학을 열심히 읽은 것도 아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내가 프랑스 문학을 좋아한다고 했을까? 또 그런 생각이 들만큼 책은 프랑스 작가들의 삶과 거리와 공간에 대해 꼼꼼하면서도 자유럽게 잘도 써놨다. 그런 저자의 글 재주가 부럽다.        

 

인상적인 건 빅토르 위고와 조르주 상드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위고는 발자크와 함께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국민 작가요 가히 모든 작가들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위고도 부인과 정부 사이를 오가며 애증의 관계인 것을 볼 때, 또한 상드는 남장을 하리만큼 자신의 성정체에 자유한 삶을 살았던 것을 볼 때 문화적 충격을 넘어 프랑스는 가히 팜므바탈적이란 느낌도 든다. 저자도 위고를 많이 동경했던 걸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 위고에 관한 이야기가 끊어질듯 하면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런 것을 볼 때 확실히 위고가 프랑스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그가 죽었을 땐 아예 국장으로 치뤘다니 알만하지 않은가.

 

아무튼 나로선 프랑스는 넘사벽이지만 동시에 더 궁금해지고 알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만든다. 이 책을 언제고 다시 또 한 번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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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8-10-04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요리와 여행에 관한 책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요리도 여행도 잘 하지 않는 주제에 읽는 것만 좋아해요 호호^^;;; 문학기행이라니, 거기다 stella.K님께서 좋은 책이라 말씀하시니 저도 읽고 싶어욧@_@;;;

stella.K 2018-10-04 15:46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문학 기행만 좋아해요.
문학 기행 좋아하시면 감히 추천드립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8-10-04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0-04 16: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어도 다 못 읽지요.
사실 이책 완독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못했어요.
협찬 받은 거라 오늘이 마감이거든요.
또 하필 가장 바쁠 때 읽게되서 여유가 없더군요.
정말 이책은 느긋하게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건데.ㅠ

파리 여행 꼭 가세요.
정말 님 사진 보고 싶어요. 염장인가요?ㅎㅎ

후애(厚愛) 2018-10-0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로맨틱, 파리라고 해서 로맨스 소설인 줄 알았어요.^^;;
여행에세이 책이네요.
아침저녁으로 많이 선선한데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환절김 감기조심하세요.^^

stella.K 2018-10-04 16:4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처음에 잠깐 착각했어요.

네. 고맙습니다. 후애님도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