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이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
ㅡ라로슈푸코 - P199

어떤 종류의 욕망은, 그것이 말에 한정된 것이라 할지라도 그냥 커지도록 내버려 두면, 결과야 어떻든 반드시 충족되기를 바라는 법이다.  - P207

벌거벗은 어깨를 너무 오래 바라보다 보면 키스하고 싶은 유혹에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우리의 입술은 뱀이 새를 덮치듯 어깨 위로 떨어지기 마련이며, 심한 허기나 갈증에 사로잡히면 과자를 이로 씹어 먹거나, 뭔가 예기치 못한 말을 함으로써 상대의 영혼에 놀라움이나 혼미와 고통 또는 기쁨을 유발하고야 만다.  - P207

놀라움을 가장하며 동시에 수치심도 감추어야했으므로, 그는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을 연이어 연주할 때보다 얼굴이 더 붉어지고 땀이 났으며, 또 눈에는 본의 거장(베토벤)도그로부터 끌어내지 못했을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 P209

"뭐라고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샤를리는, 지금 막 지독한 아픔을 준 치과 의사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말하는,
혹은 하찮은 말다툼 때문에 "당신은 이런 모욕을 참을 수 없을걸요."라고 결투를 강요하는 몹시 잔인한 입회인에게 말하는어조로 얘기했다.  - P212

" 샤를리는 자신의 조각난자존심을 감추기 위해 다른 데서 빌려 온 자존심으로 대체하려고 애썼고, 어디서 읽었는지, 아니면 말하는 걸 들었는지 기억 속에서 이런 구절을 찾아내어 곧 공표했다. "저는 그런 빵을 먹기 위해 키워진 게 아닙니다. 오늘 저녁부터 샤를뤼스 씨와 절교하겠습니다.  - P212

샤를뤼스 씨가 모렐에게 그의 출신 배경을 결코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후 얼마 안 가서 베르뒤랭 부인에게 "녀석은 하인의 아들이오."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욕구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온 이상, 여전히 그와 유사한 욕구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그 말을 돌아다니게 했고, 사람들은여전히 비밀을 봉인한다는 약속을 받고 비밀을 털어놓지만,그들 자신이 했던 것처럼 비밀은 지켜지지 않는다. 

그 말들은결국 고리 찾기 놀이에서처럼 베르뒤랭 부인에게로 다시 돌아왔고, 그리하여 마침내 그것을 알게 된 당사자와 베르뒤랭부인 사이를 틀어지게 했다.  - P216

우리는 미래를 텅 빈 공간에 투사된 현재의 반영으로 그려 보는데, 그것은 대부분 우리로부터 빠져나가는 원인들의 아주 가까운 결과이다.  - P226

그는 라파엘 대천사에게 어린 토비야를 데려다주었듯이 모렐을 데려다 달라고 애원했다. 그리고 거기에 보다 인간적인 방법을 끼워 넣어(병든 교황이 미사를 올리면서도 의사를 부르는 걸 잊지 않듯이), 만약 브리쇼가 그의 어린 토비야를 빨리 자기 곁으로 데려다준다면, 라파엘 대천사가 신에게 바칠 제물을 씻는 벳자타 못에서 토비야 아버지의 시력을 회복시켜 주었듯이, 브리쇼에게 시력을 돌려 주는 데도 동의할지 모른다고 방문한 손님들에게 넌지시 비추었다. - P233

그 사실을 알았다면, 인간을 결코 원망해서는 안 되며, 어떤 사악한 행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인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보다 빨리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의 영혼이 다른 순간에 진심으로 원하고 실행했던 그 모든 착한 일들을 우리는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히 앞일을 예측한다는 관점에서도 우리는 오류를 범한다. 

우리가 관찰했던 악한 모습은 틀림없이 결정적인 방식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영혼은 이런 악한 모습보다 더 풍요롭고, 다른 많은 모습들을 갖고 있으며, 동일한 인간에게서 그 다른 모습들이 다시 돌아올 테지만, 우리는 그가 과거에 저질렀던 악행으로 인해 그 다른 모습이 주는 기쁨을 거부한다.  - P237

우리는 타자가 보는 우리의 몸은 보지못하며, 또 우리 앞에 있지만 타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대상인 우리 생각을 쫓아간다. (때로는 예술가가 이 보이지 않는 대상을 작품 속에서 보게 해 주는데, 이렇게 해서 작품을 찬미하는 사람이 작가를 만나면 작가의 얼굴에 내적 아름다움이 그토록 불완전하게 반영된 것처럼 보여 자주 환멸을 느낀다.) 일단 이런 점에 주목하면 우리는 ‘더 이상 되는대로 살지‘ 않는다. - P268

베르뒤랭네에서 느꼈던 두려움, 알베르틴이 나를 떠날지도모른다는 그 어렴풋한 두려움이 처음 순간에는 사라졌다. 집에 들어갔을 때, 나는 갇힌 여자를 만난다는 느낌 대신 나 자신이 갇힌 남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 P272

처음에는 화를 낼 만큼 그렇게 중요한동기도 없었던 남자가, 갑자기 터져 나오는 자신의 목소리에취해서는 상대에 대한 불만에서 유발된 분노가 아니라, 커져가는 분노 자체에 휩쓸리는 것처럼, 나는 이렇게 슬픔의 비탈길에서 점점 더 깊어져 가는 절망을 향해, 마치 추위를 느끼면서도 추위와 싸우려 하지 않고 오히려 떨리는 몸에서 일종의기쁨마저 느끼는 사람의 무기력한 태도로 점점 더 빨리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 P288

알베르틴처럼 그렇게 배신(perfidité)‘을 때리는 사람은 보지 못했으며, 또 연극을 정말 잘해서(프랑수아즈는 이 말을 ‘무언극을 연기할 줄 알아서‘라고 표현했는데,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것을 쉽게 혼동하고, 또 연극 장르의 구별에서도 막연한 개념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로부터 돈을 뺏을 줄도 안다고 말했다. 
(여기서 ‘배신 때린다‘가 나름의 의역인지 직역인지 궁금하다ㅋ) - P301

나는 살금살금 그녀의 방까지 가서 안으로 들어갔지만, 문지방에 그대로 서 있었다. 희미한 불빛 속에 시트는 반원형으로 부풀어 있었고, 몸을 구부린 채 발과 머리를 벽 쪽에대고 자는 모습으로 보아 알베르틴이 틀림없었다. 

침대 밖으로 나온 검고 풍성한 머리칼이, 그녀가 문을 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그녀임을 알려 주었고, 나는 이 부동의 살아 있는 반원형 몸 안에 한 인간의 모든 삶이 담겼으며, 또 그것이내가 유일하게 소중히 여기는 것이며, 바로 저기 내 지배 아래, 내 소유물로 놓였다고 느꼈다.
- P302

마치재봉사가 당신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당신이 입은 옷감의값을 계산하고, 또 옷감을 손으로 만져 보지 않고는 못 배기듯이, 아니면 화가가 색채의 효과에 민감한 것처럼, 그와 동일한취향의 안내를 받으면서 내가 주는 것을 남몰래 보고는 즉각적으로 계산해 냈다.  - P304

사랑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극히 미미하게만 반영하는 사교 생활에서, 모든 사람들이 사귀고 싶어 하는 존재가 되는 최선의 방법은 초대를 거절하는 것이다.  - P309

한 남자가 여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신이 내세울 만한 모든 찬란한 특성들을 계산해 본다. 끊임없이 옷을 바꿔 입고 용모에 신경을 써도 여인은 단 한 번도그가 다른 여인으로부터 받는 관심을 보여 주지 않는다. 이에반해 그가 배신을 한 그 다른 여인은, 그녀 앞에 더러운 옷차림으로 나타나도, 마음에 들려고 술수를 쓰지 않아도 언제까지나 그에게 집착한다. 

마찬가지로 한 남자가 사교계에서 충분한 인기를 누리지 못한다고 한탄한다면, 나는 그에게 더 많은 방문을 하고, 더 아름다운 마차를 사라고 말하는 대신, 어떤 초대에도 응하지 말고 자신의 방에 칩거하면서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사람들이 집 문 앞에 줄을 서게 되리라고 조언한다. - P309

뱅퇴유의 악절은 내게 소악절을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나는 알베르틴에게 그 악절이 이를테면 스완과 오데트에게서사랑의 국가와도 같았다고 말했다. " - P319

도스토옙스키의 여인은(렘브란트의 여인만큼이나 그렇게 독특한) 마치 그때까지 선의의 연극을 했다는 듯, 상냥한아름다움이 돌연 무서운 오만함으로 변하는 신비스러운 얼굴과 더불어, 항상 같은 여인이 아닌가요? 

아글라야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면서도 아글라야를 미워한다고 고백하는 나스타샤 필리포브나, 이와 정확히 같은 방문 장면에서 ㅡ나스타샤필리포브나가 가냐의 부모를 모욕하는 장면 ㅡ자신을 끔찍한 여자로 여기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집에서 상냥하게 굴다가 느닷없이 심술궂은 모습을 드러내면서 카테리나를 모욕하는 그루센카(실제는 마음이 착한데도)는 같은 여인이 아닌가요? 

그루센카와 나스타샤는, 카르파초가 그린 매춘부뿐만 아니라 렘브란트가 그린 밧세바만큼이나 독창적이고 신비스러운 형상들이죠.  - P322

『죄와 벌』에 나오는 살인‘의 집은 문지기와 더불어, 도스토옙스키 작품 속 ‘살인‘의 집 중 걸작이라고 할 만한, 로고진이 나스타샤 필리포브나를 죽인 그 컴컴하고 기다랗고 천장이 높으며 광대한 집만큼이나 경이롭지 않나요? - P323

우리가 약속한 대로, 당신과 함께 베르사유에 가게 되면, 신사 중의 신사이며가장 훌륭한 남편이면서도 지독히 변태적인 책을 쓴 피에르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초상화와, 또 그 맞은편에 걸린, 가장도덕적인 이야기들을 썼으면서도 오를레앙 공작 부인을 속이는 데 만족하지 않고, 부인으로부터 아이들을 갈라놓으면서그토록 부인을 괴롭혔던 장리스 부인의 초상화도 보여 줄게요. - P326

도스토옙스키에게서 나는 지극히 심오한 원천을 발견하지만, 그것은 인간 영혼의 몇몇 고립된 지점에 한정되죠. 그러나 그는 위대한 창조자예요. 우선 그가 묘사하는 세계는 정말 그를 위해 창조된 세계처럼 보여요. 끊임없이 돌아오는 그모든 어릿광대들, 레베데프, 카라마조프, 이볼긴, 세그레프 같은 사람들, 그 믿기 어려운 행렬은 램브란트의 야경을 가득채우는 인간들보다도 더 환상적이죠.  - P327

그녀가 얘기하는 동안, 그리고 내가 뱅퇴유를 생각하는 동안, 또 다른 가설인 유물론적 가설, 무의 가설이 차례로 나타났다. * 나는 다시 의혹을 품기 시작했다. 어쨌든 뱅퇴유의 악절이 우리 영혼의 몇몇 상태에 대한 표현으로 보였다면 —— 마들렌 과자를 홍차에 적셔 먹었을 때 느꼈던 것과 유사한 — 그 모호한 상태가 심오함의 표시라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그 상태를 분석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따라서 이 상태도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실재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만을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한 잔의 차를 마시거나, 샹젤리제에서 오래된 나무의 냄새를 맡았을 때 내가 느꼈던 행복이나, 그런 행복에 대한 확신의 감정은환상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 상태가 다른 상태보다 심오하며,
- P330

현실이란 가장 교묘한 적이다. 현실은 우리가 기대하지도 않고 방어할 준비도 하지 않았던 마음의 바로 그 지점에 대해 공격을 선포한다.  - P343

알베르틴이 가진 성격의 두 가지 특징, 나를 위로하는 동시에 나를 아프게 하는 특징이 그 순간 생각났다. 그 까닭은 기억 속에서는 모든 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기억은 우리 손이 우연히 진정제나 위험한 독약에 가닿는 일종의 약국, 화학 실험실과도 같다. - P345

인간 삶에서의미지수는 자연의 미지수와 흡사해서,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그 미지수를 감소시킬 수는 있어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아 어떻게 이런 표현을!!) - P347

나는 그녀가 내게 키스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 모든 것이 잃어버린 시간이며, 키스를 하고 나서야 드디어 마음이 평온해지는 진정한 순간이 시작된다는 걸 깨닫고, 그녀에게 "잘 자요. 너무 늦었어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면 그녀가 내게 입맞춤을 할 테고, 그러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녀는 내게 "잘 자요, 자려고 노력해 봐요."라고 말한 뒤, 정확히 앞서 두 번과 마찬가지로 뺨에 키스를 하는 데에 그쳤다. 

이번에는 감히 그녀를 다시 부를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나의 가슴이 얼마나 세차게 뛰었는지, 다시 잠자리에 들 수도 없을 정도였다.  - P362

이렇게 해서 우리의 몇몇 정신 상태, 특히 불안한 마음은우리에게 양자택일의 상황만을 제시하면서, 단순한 신체적고통과 마찬가지로 뭔가 끔찍스럽게도 제한된 성격을 가진다. 

마치 병자가 통증을 초래하는 기관을 끊임없이 체내의 움직임에 따라 만지다가, 잠시 아픈 지점에서 멀어졌다 이내 다시 그 지점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그런 좁은 공간에서, 나는나의 불안이 옳다는 논지와 그것이 틀렸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안심시키는 논지를 끊임없이 펼치고 있었다. - P363

그녀는 언제나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된 그런 매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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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02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그 소문만 들은 거꾸로 읽는 책이네요^^ 거의 다 읽으신듯~미리 축하드려요~!

청아 2021-04-02 15:58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ㅋㅋㅋㅋㅋ저에겐 이 방법이 너무 잘 맞아요~미스테리가 추가된 느낌이거든요. 😄

새파랑 2021-04-02 17:13   좋아요 1 | URL
전 그럼 중간부터 읽어볼까?생각해봤는데 안되겠네요 ㅋ담주에 1권부터 따라가겠습니다^^

청아 2021-04-02 17:24   좋아요 1 | URL
읽어보시고 영 진도가 안나가심 10권 읽어보세요.신세계ㅋㅋㅋㅋ
 

멋지다!

전문가가 아무리 많은 학위를 당신에게 보여 주더라도, 그들이 아무리 많은 연구를 인용할지라도, 당신 스스로더 깊이 탐구하고 당신 자신의 실제 생활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고 스스로 생각하라.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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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01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청아 2021-04-01 15:42   좋아요 1 | URL
에구 옮겨놨을 뿐인걸요ㅋㅋㅋ😆

수이 2021-04-01 1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분이 벌써 27페이지??!!! 🙄

청아 2021-04-01 16:45   좋아요 2 | URL
아ㅋㅋㅋㅋㅋ뒤늦게 읽느라 힘들었던 기억때문에요ㅋㅋㅋㅋ😆

scott 2021-04-01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500페이지! !!새파랑님 따라해야쥥 ㅎㅎ 멋져요 ۴(๑ꆨ◡ꉺ๑)

청아 2021-04-01 21:10   좋아요 2 | URL
앗ㅋㅋㅋㅋ스콧님까지!!
자꾸 그러심 귀여운 빵드림요ㅋㅋㅋ♡ʕ •ₒ• ʔ♡
 
사회주의 페미니즘 -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
낸시 홈스트롬 엮음, 유강은 옮김 / 따비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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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에 미국에서 흑인남성이 아시아계 남성을 지하철에서 폭행하는 영상이 나왔다. 

상대 남성은 어느정도 저항을 하다 이내 기절한듯 쓰러졌고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 도와주진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해외 뉴스를 통해 인종혐오

범죄로 느껴지는 사건을 심심치 않게 접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330076800009?input=1195m


오늘 뉴스에서는 역시 미국에서 흑인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하는 영상이 나왔다. 

상대 남성은 상당히 건장한 체형이었고 길을 가다 마주친 65세의 여성의 머리를 집중적으로 가격한 다음" 너는 이곳에 속하지 않아"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한 건물 앞이었고, 당시 지켜보고 있던 건물 경호원들이 있었으나 자신들은 건물외에는 불의 앞이라도 의무도 책임도 없다는 듯 그 장면 앞에서 오히려 문을 닫았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1033109667


낸시 홈스트롬의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오늘에야 끝냈다. 분량도 많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사회주의 페미니즘'이라는 낯선 분야를 처음으로 접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마르크스로부터 영향을 받은 사회주의 페미니즘 이론들에 대해 분야별로 연구하고 때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그 안에는 페미니즘 여성운동의 힘겨운 투쟁과 결실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페미니즘이 나아갈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37명의 분석 중 어떤 내용은 때로 너무나 현학적이고 모호한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 불만도 많았다. 이 점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읽기 어렵게 쓰는 글은 연합보다는 배제를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어렵지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있고 내용은 쉬운데 이해할 수 없는 글이 있다. 내가 지적하는 이 책에 담긴 몇몇 논의의 문제는 후자다. 어떤 경우는 마르크스의 자본론보다도 어렵다고 느꼈다. (나는 자본론을 다 읽어보진 못했다. 마르크스의 경우 '공산당선언'을 읽었을 뿐이고 '자본론'은 1권을 읽다가 미뤄둔 상태다. 하지만 난해한 면에서 이 책의 '그 경우'들과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는 읽었다.) 또한 시몬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도 '이 경우들'보다 읽기 좋고 심지어 흥미진진 했다. 


안그래도 책을 읽는 사람들은 소수다. 하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도 그 소수중에 있다고 믿는다. 스탈린이 '박멸'을 시작할때 학자들을 우선 순위로 선택한 것도 그런 점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사람들은 그 글을 매개로 변화를 주도하고 연대를 이끌 수 있다. 페미니즘은 무엇보다 실질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대는 필수다. 그런데 이야기 전달 방식이 어렵다면 누가 귀기울이고 누가 연합할 수 있단 말인가. 소수 엘리트 여성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글 들은 그들의 목적과 달리 모순적으로 배제를 낳는다. 듣지 않는 음악은 의미가 없듯 읽지 않는 글은 힘이 없다. 쉽게 할 수 있는 말을 어렵게 하는 사람들은 펜보다는 체스나 바둑이 어울리지 않을까.


그런 아쉬움들 속에서도 인상깊은 내용들도 많았다. 신시아 인로의 '여성의 삶의 군사화'라던지 밸 플럼우드, 줄리시의 '아시아계 여성들에 대한 반이민 정서와 공격'이 그랬다. 초반에도 밝혔듯이 최근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도를 넘어서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그런면에서 이번 책 을 읽으며 차별에도 나름의 피라미드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에도 여러차례 나오지만 이른바 유리천장에 근접한 최상위부터 진흙탕에 발딛고 사는 여성들처럼 말이다. 가장 아래쪽에는 아시아계 여성들이 있다.


p.745 미국의 전체 섬유.의류노동자 가운데 53퍼센트가 아시아계 여성이다. 의류노동자들은 점점 더 많은 섬유 분진,염료,포름알데히드,비소 등에 노출되며, 그 결과 면폐증과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실리콘벨리 조립라인과 생산직에 종사하는 전자노동자의 43퍼센트도 아시아계 미국인(주로 여성)이다. 리의 말에 따르면 ,전자/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아시아계와 라틴계 이주 여성들은 "전자 부품을 세척하는 데 위험한 용제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기타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탓에 중추신경계와 생식기계 손상으로 고통받는다.이 여성 노동자들은 일반 제조업 노동자에 비해 직업병 발병률이 세 배나 높다. 


미국의 흑인들과 백인들의 갈등이 심화되면 결과적으로 한인타운등 아시아인들에 대한 위협으로 불씨가 옮겨가는 경우가 있다. 넷플릭스 스텐딩 코미디 Ronny Chieng의 쇼에서 Chieng은 중국계 미국인의 시선으로 백인과 흑인간의 갈등과 차이를 풍자한다. 그는 제3자의 배제된 입장을 오히려 전복시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트럼프와 코로나 펜데믹 이후 더 심각해지는 웃지못할 상황으로 변화하는 듯 하다. 밸 플럼우드의 그물망 이론처럼 차별의 구조는 그물망으로 사실상 모두에게 덧씌워져 있다. 


              




p.714 "세계의 점점 더 많은 지역이 전 지구적 시장 체계에 통합되고 이 체계가 전 지구적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에 휘말림에 따라 이 (차별의)그물망의 가닥은 어느 때보다 더욱 탄탄해지고 생명에 해를 끼친다." 백인이 흑인을, 흑인이 아시아인을, 반유대계가 유대계를,남성이 여성을, 가진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향해 차별과 소외의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내버려두면 그 영향력과 파괴력은 결국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코로나 시대에 소통의 부재로 인해 차별의 피라미드가 더욱 확장되고 견고해질 수 있는 만큼 전지구적 연합과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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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31 18: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수정하다 지쳐서 그냥 올렸어요.결론이...내 마음대로 안써짐요. 노트정리를 잘 안한 대가가 이렇게 😭

다락방 2021-03-31 1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읽기 힘든 책 완독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리뷰까지 쓰느라 더 고생하셨고요.
미미님 리뷰가 사회주의 페미니즘 책보다 더 재미있고 잘 읽혀요!!

미미님, 우리 4월달에도 함께 읽읍시다. 4월책은 3월 책보다 낫겠지요? 화이팅!

청아 2021-03-31 18:56   좋아요 1 | URL
이상해져 버렸는데 고맙습니다! 4월은 더 잘해볼께요.🥲꼴지 안할꺼예요!ㅋㅋ

mini74 2021-03-31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안타까운 맘이 글에도 느껴져요. 그냥 올리신 글도 좋기만 한걸요. 잘 읽었습니다 미미님~

청아 2021-03-31 18:57   좋아요 3 | URL
올리긴 올렸는데 여기저기 가리고 싶네요.ㅋㅋ 미니님 감사해요!😉

수이 2021-03-31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들 훌륭한데 왜 이렇게 오늘은 수정을 하려고 하시나요!! 고생하셨습니다 미미님👍🏻 그리고 꼴찌 아니십니다 ㅋㅋㅋㅋㅋ

청아 2021-03-31 19:09   좋아요 1 | URL
앗 꼴찌인줄 알았어요!ㅋㅋㅋㅋ휴33333333😆

수이 2021-03-31 19:29   좋아요 1 | URL
4월에 만나요! :)

청아 2021-03-31 19:32   좋아요 1 | URL
네? 진짜 만나는 거요??

수이 2021-03-31 19:34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ㅋㅋ 일단 책으로 만나고 툐툐님이랑 시간을 맞추어볼까요?!! 😳

청아 2021-03-31 19:36   좋아요 1 | URL
앗ㅋㅋㅋㅋㅋㅋ좋아요!!😆

붕붕툐툐 2021-03-31 22:50   좋아요 2 | URL
앗! 여기서 툐툐가 나오다니! 감동~ 제 시간 다 갖다 쓰세요~ 제발~~~❤

청아 2021-03-31 22: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3-31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책 밑줄만 100개는 그으셨을거 같은데 드디어! 완독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리뷰만 봐도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ㅜㅜ

청아 2021-03-31 21:19   좋아요 2 | URL
하..너무 오래 두고 읽으면 안좋다는 걸 깨달았어요.ㅠㅇㅠ
정리할때 모든게 뒤죽박죽😭ㅋㅋㅋ공감해주셔서 늘 감사해요!

붕붕툐툐 2021-03-31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은 엄청 읽기 좋고, 함께 생각해 볼 거리도 많이 던져 주십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꼴찌라뇨~ 아주 아주 먼 미래로 제쳐놓은 저도 있습니다!ㅎㅎ

청아 2021-03-31 22:5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툐툐님 덕분에 안심스테이크예요~♡😆♡

scott 2021-03-31 2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벽돌책 완독 전문 독서人이쉼
빨간색 이책보다
미미님 리뷰가 더 명확하고 날카로움 ^ㅎ^

청아 2021-03-31 23:14   좋아요 3 | URL
😊헤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번역해 접수할께요~♡♡

모나리자 2021-04-01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시아인을 향한 폭행 이야기가 많이 들려요. 참 안타까운 현실이예요.
아직도 알려지지 여성들의 고통은 엄청나게 많을 거예요...

어려운 책도 척척 읽어내시는 미미님, 엄지 척!! 대단하세요!
4월도 화이팅 하세요~미미님~^^

청아 2021-04-01 11:35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런 사실들을 찾아 읽어가기라도 꾸준히 해야겠다 싶어요.
4월도 함께 좋은 책들 쭉 읽어나가요~^^♡

행복한책읽기 2021-04-01 11: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읽기 어렵게 쓰는 글은 연합보다는 배제를 불러 일으킨다> 미미님 명언으로 등록해두겠슴요. 읽기 어려웠음에도 완독한 미미님께 물개박수👏👏👏👏 지는 미미님 리뷰로 이 책 아는 척하겠음요. 명료하게 써놓아 입으로 읊기만 하면 되겠음요.^^ 글구요, 유발 하라리가 <호모데우스>에서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오늘날 마르크스가 살아 돌아온다면 그는 남아 있는 소수의 제자들에게 <자본론>을 읽을 시간에 인터넷과 인간 게놈을 공부하라고 할 것이다.˝ ㅋ 하여 지는 자본론은 치워버리고 전지구적 연대를 어찌할 수 있나 목하 고민해 보겠습니당^^

청아 2021-04-01 11:38   좋아요 3 | URL
와 마지막 결정 완전 멋지심👍👍 저도 언젠가 읽어야지 했는데 일단 부담벗고 좀 더 가능한 것들에 초점을 맞출래요~♡
책읽기님 4월도 아름다운 시들로 감성파트 끌어주셔요!😍
 

가난한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에 대한 동정심은 ‘무임승차자‘에 대한 분노와 공존한다. 정부가 우리의 삶을 개선해주어야 한다는 기대는 정부가 뭔가 건설적인일을 할 수 있는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냉소와 충돌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을 인식한다고 해서 정말로 노력만 하면 누구나 먹고살 수 있다는 뿌리 깊은 신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다수 미국인들의 머릿속에는 빈민 가운데 다수 어쩌면 대다수는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통념이 박혀 있다. 위스콘신주 복지 정책에 관 - P441

육아의 부담은 개별 가정에 떠맡겨지지만, 점점 더 많은 가정이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돈에 쪼들린다. 한편,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많은 가정이 위험한 동네에 같혀 있으며, 한 세대의 아이들이 미래의 경제적 삶을 꿈꾸지 못하며살아가고 있다. 

빈곤, 불의, 불평등의 비용이 사회의 섬유조직을 좀먹는다때로는 도시 폭동 같은 일시적인 폭발이 일어나기도 하지만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사회의 양극화와 쇠퇴다. 우리의 현 체제가 얼마나 값비싼 유지 비용이 드는지,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하는지를따져보면, 체제를 새롭게 고치는 비용은 오히려 훌륭한 투자다.
- P445

입마개는 머리 위에 씌우는 철제 틀이었고, 대부분 위반자의 입에삽입되게 만든 긴 못이나 톱니바퀴가 달려 있었다. "시끄럽게 떠드는 여자의 혀를 눌러서 조용히 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 이와 같은 못 달린 철틀은 툭하면 다투거나 남편이 적절하게 통제할 수 없다고 판정된 여자들을 벌하기 위한 물건이었다. 

이런 처벌을 집행하는통상적인 형식은 여자에게 입마개를 씌운 채 마을을 돌게 하는 것이었다. 때로는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일정한 시간 동안 기둥에 사슬로 묶어두기도 했다.

이런 일은 공적인 징벌이었지만, 가정 내의 지배와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일부 도시에는 가정 내에서 입마개를 사용하기 위한 규정이 마련되었다.남자들은 흔히 입마개를씌우겠다고 위협해서 부인이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혀를 가만히 두지 않으면 간수를 불러다가입마개를 씌울 줄 알아." 이 사례에서 우리는 가부장의 지배와 국가의 지배가 얼마나 복잡하게 뒤얽혀있는지를 알 수 있다.4 - P449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항의해 양에게 왕관을씌우고 브래지어, 거들, 헤어롤, 『레이디스홈저널The Ladies‘ Home Journal등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리하여 새로운 도전적 페미니즘을 가리키는 은유로 ‘브라 태우는 여자들이라는 딱지가 생겨났다. 

그 시절우리가 사회주의자 남성들에게 우물쭈물 불평이라도 하면 그들은 레닌의 여성 해방에 관하여On the Emancipation of Women」를 읽으라고 대꾸했다. 이것은 ‘정치‘였다. 

그러나 레닌은 거들이나 헤어롤이나 브래지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레닌은 미에 대해 그렇게 많은 말을 하지도 않았고, 1960년대 말에 20대였던 젊은 여성들만큼 섹스가 중요.
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은 것 같다. 이 ‘정치‘를 확장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 P486

1970년 회의의 연사 중 한 명으로 반전운동에 적극적인 터프넬파크 그룹의 아동심리학자였던 로셀 워티스Rochelle Wortis는 육아 유형은 생물학이 아니라 사회 · 문화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아동 양육을 바꾸거나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해방을 위해 사회를 바꾸려면 어린이의 돌봄과 사회화에 대한 책임을 처음부터 모든 단계에서 공유해야 한다.  - P498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스ㅡ식민화된 여성들

식민화된 집단의 여성들은 정치적으로 극히 각성한 경우라도 흔히남성과 여성이 공히 받는 억압 때문에 여성으로서 당하는 억압이 무색해진다. 

미국의 흑인과 황인들은 인종차별, 전쟁, 경찰 폭력, 굶주림,
빈곤 등의 물리적 대량 학살과 백인 중심의 제도 및 가치라는 문화적대량 학살에 맞서 순전히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결과, 대부분의 식민화된 여성들은 형제들에 대해 적의보다는 화합의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미국의 경우처럼 식민화된 집단이 소수에속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 P501

서구의 양자택일 습성, 이원론적 사고방식에 물든 우리로서는 인종과 계급과 젠더가 서로 연결되어 통일된 지배계급을 지탱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 벨 훅스의 언어를 빌리자면, 인종 계급 젠더는 억압의 연동장치다. 라틴계 여성이든 백인 여성이든 억압의 위계를 만들려는 유혹, 즉 인종차별이 성차별보다 더 나쁜지, 혹은 계급 억압이 인종차별보다 더 뿌리 깊은등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이려는 유혹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위계보다 다리가 필요하다 어쨌든 양쪽이 만나게 해주는 다리말이다.

자본주의는 젠더 억압을 이데올로기적 ·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또 실제로도 활용하지만, 젠더 억압이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특권적인 지위를 차지하지는 않는다. 자본주의는 여성에게 특수한 모든억압이 사라지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반면 자본주의는 그 정의상 계급 착취가 사라지면 살아남지 못한다.  - P527

자본주의에는 경제외적 불평등으로부터 벗어나는 구조적인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양날의 칼이다. 여기에 담긴 전략적 함의는 순전히 경제외적인 측면에서 이해된 투쟁(가령 순전히 인종주의나 젠더 억압에 대항하는 투쟁)은 그 자체로 자본주의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겨주지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투쟁은 자본주의 체제를 해체하지 않고서도성공할 수 있지만 또한 동시에 반자본주의 투쟁과 계속해서 거리를둔다면 성공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 P528

군대 내의 여성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결코 쉽지 않은 화두였다. 쉬울 수가 없다. 성차별주의, 애국심, 폭력, 국가 이런 것들은 모두 독한 술이다. 군대 내의 여성은 여성과 군대라는 대하소설의 한 장을 위한 초점을 제공한다. 게다가 지금 나는 군대가 군사화 서사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어느 때보다도 더욱 굳게 믿는다.
- P547

할리우드 영화나 CNN,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등장하는 미군은 무척이나 강력해서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군대인 것처럼 보인다. 이런 압도적 우위는 위험을 제기한다. 나 같은 사람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군사 임무에서 여성의 협력을 확보하려는 (흔히 교활하고, 때로는 서투른) 미군의 노력을 특집기사로 다루면 또다시 미군이 분석 영역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된다. 악당의 원형이든 아니면 의심쩍기는 하지만 근대성과 계몽의 전범이든 간에 말이다. 내가 보기에 이처럼 미국을 중심에 두는 것은 분석적으로위험하다.
- P552

냉전 이후 세계에서 미군이 물리적으로나 이데올로기적으로나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미국의 관념 조작과 이런 군사화된 관념이 많은 여성들에게 미치는 호소력에 특별히 관심을기울일 필요가 있다. 1990년대 말에 미군은 해외 파견 교관만이 아니라 미국 고유의 에이즈 예방과 평화 유지 방식까지도 제공했다. 미국은 또한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이 되었다. 이런 국제적인 군사 프로그램은 모두 남성과 여성에게 군복을 입은 여성뿐만 아니라 군인과 함께 사는 여성과 군사기지 바깥의 디스코텍에서 일하는 여성에게도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에 관한 미국적 관념을 수출하는 장소를 제공한다.
- P553

자기가 사는 도시의 안팎에 주둔한 두 나라 군대 자국 군대와 외국 군대의 남성들에 대처해야 했던 것은 미국 여성이 아니라 영국과 독일, 한국과 오키나와의 여성들이었다. 

그 결과, 이 나라들의 폐미니스트들은 군사화 · 젠더화된 민족주의에 관해, 그리고 외국 군인들의 자국 여성 학대에 맞서 지역 특유의 남성화 · 민족화된 군사주의를되살리는 방식으로 운동을 조직하는 시도의 함정에 관해 미국 페미니스트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미국 여성들은 많은 것을 배워야한다.
- P554

암리타 바수Amrita Basu는 국제 여성운동 25년을 평가하면서 일국정부의 억압이나 무관심 때문에 지역 페미니즘 운동이 제약을 받고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적인 호소가 개선책을 제공할 수 있을 때 여성 비정부기구들이 특히 효과적이었다고 지적한다. 

냉전 이후 시대에 활동하는 비정부기구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유주의적 인권의 언어로 목표를 공식화할 수 있는 경우다. - P573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들의 힘 기르기 노력은 민족해방투쟁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서 유럽계 미국인, 특히 중산층 엘리트여성의 노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띠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여성들은 센더뿐만 아니라 인종 및 계급 관계에 의해서도 징의되는불평등의 맥락에서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연루되었기 때문에 그들의노력은 자신들의 집단적 정체성을 정의하고 위계 구조에 도전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폭넓은 투쟁의 일부였다.
- P581

최근에 몇 곳을 여행하면서 내가 철저하게 확신하게 된 것 중 하나는 여성에게 자유를 주고, 교육을 하고, 그곳(바로 앞에서 맬컴 에스가말하는 후진국)에서 빠져나와 그런 정신과 이해를 자녀들에게 기울이게끔 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우리 여성들이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기여한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들에게 가능한 한 모든 자유로운 선택권을 주는 데 찬성한다. 여성들이 대다수 우리 남성들보다 더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Malcolm X 1970: 179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ía Marquez의 노벨상 수상 연설은 지식과 인식론에 관한 이런 식의 경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여준다. 마르케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우리가 가진 중대한 문제는 우리의 삶에 신뢰를 부여할 만한 전통적인 수단이 없다.
는 것이었습니다. 동지들이여,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고독한 핵심적인이유입니다.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닌 방식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해석하면, 어느 때보다도 더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하고, 자유를 잃어버리며, 고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P655

심리학적 성차에 관련된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모든 문화에 보편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널리 퍼져 있다. 성별화된 사회화 sex-differentiated socialization 유형 역시 문화 간 변이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여자아이에게는 양육과 책임을, 남자아이에게는 성취와 자립을 가르친다. 이러한 사실은 심리학적 성차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이 (보편적이지는 않더라도) 문화를 가로질러 널리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 P671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는 사람들이 하는 노동 유형과 인성 구조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사람들이자신이 하는 노동 유형 때문에 일정한 사회관계에 들어가게 되고, 이런 관계가 관례, 제도, 문화 행위 등의 집합으로 제도화된다고 본다.
성적 분업의 경우, 이런 제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 여성은 무엇보다도 가족 내에서 주로 여성에 의해 양육되며, 대개 자신의가족을 갖게 된다. 

오늘날에는 과거에 비해 전일제 가사노동자인 여성이 적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은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자신의 주된 일이자 역할로 생각하곤 한다. 가족 내에서 주어진 역할 때문에 여성들은 계속해서 경제·사회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머무른다.
- P673

에코페미니스트들은 20년 가까이 억압의 복수성을 인식하는 맥락에서 자연 지배를 다뤄왔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나 흑인 페미니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경쟁적인 운동 전략보다는 협력적인 전략에 관심을 기울인다. 

물론 여성 지배가 지배에 관한 페미니즘의 이해에서 중심을 차지하지만, 이것은 또한 다른 많은종류의 지배를 설명해주는 이론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억압받는 것들은 종종 여성화되고 자연화되기 때문이다. 로즈마리 루서 RosemaryReuther 같은 이들의 생태 지향적인 페미니즘은 언제나 여성 지배와흑인 같은 인간 집단 지배, 자연 지배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해왔다. 

루서는 이렇게 말했다. "생태 윤리는 언제나 사회적 지배와 자연 지배의상호 연관성을 인식하는 생태정의의 윤리여야 한다"(Ruether 1989) - P703

태즈메이니아에서도 지금은 바다표범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대량 살육은 여전히 계속된다. 포유동물의 번식지를 조직적으로 파괴하고 새끼를 낳는 현장에서 고래와 바다표범을 살육하는 행위의 바탕에는 인간도 생명과 재생산 과정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이 과정을 경멸하는
태도가 자리잡고 있다.

인간을 자연의 외부로 여기고 자연을 무한한 공급자로 간주하는 인식 밑바탕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태도다. - P711

인간을 자연의 외부로 여기고 자연을 무한한공급자로 간주하는 인식 밑바탕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태도다. 지속 가능성 문제의 핵심에는 비인간 생물, 육체, 여성 노동, 재생산 등의 영역에 대한 의존을 부정하는 이런 서구의 정복자 의식이있다. 

자연에 대한 이성의 우위를 선언하는 낙관주의 이데올로기는장소가 바뀌어도 정치색은 바뀌지 않는다. 오늘날 이 이데올로기는가난한 사람들의 운명을 자연화한다. 어린애처럼 선견지명이 없고동물처럼 미래의 만족을 위해 인내할 줄을 모르며, 학력 등의 자격이 부족하거나 합리적인 자기 개발을 충분히 하지 않는 빈민들은 이성과 거리가 먼 자연으로 여겨진다(Ehrenreich 1989). 억압의 네트워크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확대된다.
- P711

환경정의와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나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San Jose에 살고 있다. 나는 회사에서전자 부품과 기판을 조립한다. 10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 한국에서는 가정주부였다. 우리는 보건과 안전에 관해 거의 아무 교육도받지 못했다. 지금 나는 두통, 메스꺼움, 현기증, 어깨 통증, 요통 등을앓고 있다. 우리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증상을겪고 있다. 

어떤 여자들에게는 손목터널증후군, 고혈압, 신장질환 등이 있다. 직장 내 안전에 관해 배우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건강을 해치고 있다.

- 한국계 전자노동자 - P744

미국의 전체 섬유·의류노동자 가운데 53퍼센트가 아시아계 여성이다. 의류노동자들은 점점 더 많은 섬유 분진, 염료, 포름알데히드,
비소 등에 노출되며, 그 결과 면폐증肺症과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조립라인과 생산직에 종사하는 전자노동자의43퍼센트도 아시아계 미국인(주로 여성)이다.

12 리의 말에 따르면, 전자/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아시아계와 라틴계 이주 여성들은 "전자 부품을 세척하는 데 위험한 용제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기타 화학 물질에노출되는 탓에 중추신경계와 생식기계 손상으로 고통받는다. 이 여성노동자들은 일반 제조업 노동자에 비해 직업병 발병률이 세 배나 높다.
- P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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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31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마개는 머리 위에 씌우는 철제 틀이었고, 대부분 위반자의 입에삽입되게 만든 긴 못이나 톱니바퀴가 달려 있었다. ˝시끄럽게 떠드는 여자의 혀를 눌러서 조용히 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
이런 잔혹한 짓을 ㅠ.ㅠ


청아 2021-03-31 10:02   좋아요 2 | URL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ㅠㅡㅠ
이 시대에 태어난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다음 세대는 또 우리때를 미개하게 느낄만큼 변화가 오기를 바라며!!🤔😆
 

투쟁을 통해 계급과 젠더를 개조한 여성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종종 인종 문제와도 씨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투쟁은 더 깊은 배움으로 이어졌다. 가령 여성 코커스가 주로 백인 사무실에서 생겨났을 때에도 흑인 여성이 최소한 한두 명 이상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성차별에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 역시 드러났다.
- P359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특히 백인 여성들이 백인 남성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적극적 평등조치에 반대한다(질문을 어떤 문구로 던지는가에 따라 반대하는 비율은 달라진다).30 이러한 역설은 여러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백인 여성들이 이른바 비백인의 위협에 대해 백인 남성들과 일체감을 느낀다는점에서 인종적 문제 틀이 크게 작용한다. 

또한 일반 대중 차원에서는 정치경제학보다 개인적인 정치를 선호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적극적인 공적 생활 참여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선택의문제로 해석한다.  - P364

이런 투쟁들은 이론을 위한 수많은 질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성적 분업은 어떤 의미와 효과를 지니는가,
2차대전 이후 시기에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적 의식과 행동의 원천은 무엇인가, 성차별과 계급·인종 억압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 작업장에 근거한 수행은 의식과 사회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자본주의와 노동과 국가 정책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데서 어떤 관계를 맺는가 등의 질문을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질문들을 통해 우리는 변화와 거기에 필요한 주체적 행위와 힘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  - P366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여성들에게 언제나 양날의 칼이었다. 한편으로는 여성의 삶을 규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필요한 자원을 제공했기때문이다. 복지국가는 언제나 정치적 투쟁의 무대였다.
- P405

복지국가에 대한 최초의 공격은 1980년대 초에 시작되었다. 복지프로그램의 비용과 규모가 집중 공략 대상이었다. 요부양가족아동부조와 그 수혜자 저소득층 독신모는 워낙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로널드 레이건의 경기 회복 계획에서 손쉬운 공격 목표가 되었다.

정부의 예산 삭감론자들은 요부양가족아동부조 때문에 정부 원조를 받을 자격이 없는 여성들과 쓸데없이 몸집만 큰 관료기구에 예산이 낭비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국고가 바닥나고 예산 적자가 커진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또한 복지에 의존하는 여성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달랐다. 

평균복지 급여는 1970년 월 178달러에서 1980년 275달러로 올랐다. 그렇지만 이 10년 동안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 구매력은 40퍼센트 이상 떨어졌다. 어떤 주에서도 요부양가족아동부조와 식품교환권 액수를 합쳐봐야 3인 가족이 공식 빈곤선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 P409

국가적인 경제 위기를 이 비용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사실 요부양가족아동부조는 연방 예산의 1.1퍼센트에 불과했다. 식품교환권과 보충소득보장 비용을 합쳐도 3퍼센트였다. 요부양가족아동부조의 추가 비용은 주에서 부담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회보장‘과 국방비는각각 연방 예산의 20.3퍼센트와 28퍼센트를 차지했다.

https://www.mnd.go.kr/mbshome/mbs/mnd/subview.jsp?id=mnd_010401030000
세계 국방비 비교ㅡ미미 - P410

여성의 경제적 평등을 위한 의제를 실행하려면 허구를 폭로하고,
현실을 설명하고, 설득력 있는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것 이상이필요할 것이다. 평등을 달성하는 것은 힘의 문제다. 경제·사회적 힘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정치적 힘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저소득층여성과 그 동맹자들의 힘은 쇠퇴기에 있다. 그러나 평등 옹호론자들은 새로운 동맹을 형성하고 새로운 전략을 궁리하기 시작했으며, 따라서 다가오는 미래에는 놀라운 힘의 이동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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