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기에게만 ‘시간‘이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듣고 있는 상대방은 순간 ‘한가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대게 사람들은 상대방의 호의나 친절을 가볍게 여긴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얼마간의 시간 내어줌이 필요하다. 시간은 조금 과장하자면 삶의 일부를 떼어주는 것이다. 놀랍게도 상대의 배려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그것이 사라졌을때 반응이 격하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의 특징이다. 공짜를 얻었다가 놓치면 때로 더 분노하는 심리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삼촌과 아버지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엄마도 암이라는 동행을 얻고나니 시간의 가치를 새삼 실감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기에(그건 일반적인 인간 수명이 아니라 바로 내년일수도 5년 후일수도 있다는걸 뒤늦게 실감했다) 최대한 더 유의미하게(특히 눈을 아껴 오래 책을 읽으며)보내고 싶다.
그래서 그 과정을 함께할 관계란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에게 시간(관심,곁)을 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안된다면 굳이 소중한 시간을 서로 더 낭비할 필요가없다. 이건 ‘싫은것‘과는 분명다르다. ‘친구‘또는 관계인듯 보이지만 실은 모양뿐인 껍데기를 굳이 나누어 쓸 필요가없다. 도대체 뭐하러?
진중한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을때 상대의 진의를 파악하기위해 역시 ‘시간‘을 들인다. 단정짓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상대의 행동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것은 우선 본인을 위해서도 건강한 습관이다. 사정이 있겠거니 기다려보고 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보는것. 나는 그래서 되도록 어떤 중요한 일을 결정할때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그럴수록 후회가 없었다. 이번에도 그런것이었다. 이것도 그사람은 믿지 않을테고 거기엔 관심도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