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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 1
이아현 지음 / 청어람 / 2014년 5월
평점 :
청어람에서 출간된 이아현 작가의 신간 <코마>. 순정적이고 천재이며 과거의 아픈 상처를 가진 잘생기고 유능한 남자 주인공. 평범하고 조금은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받는 여자 주인공. 이 책은 로맨스 소설 장르의 공식을 잘 담아냈으며, 한 편의 로맨스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대한 세종대학 병원 흉부외과에 근무하다 내부고발로 다니던 병원을 나와, 아버지가 운영하는 대구의 작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 주인공 김청아.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 팀장인 남자 주인공 노유진. 사람을 살리기 위해 애써야 하는 청아. 그와 반대로 시신을 통해 죽음에 대한 이유를 밝혀야 하는 유진. 삶과 죽음.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사는 두 사람의 로맨스.
이 두 사람은 처음부터 그리 좋은 사이는 아니었다. 적어도 한 쪽에서는…. 조각같이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던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구렸던(?) 유진이 일방적으로 청아를 졸졸 따라다녔다. 같이 의대에 다니던 유진의 형인 유민은 동생 유진이 청아를 좋아하는 것을 눈치채고 청아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한다. 동생 유진을 수업에 참여시켜주면 자신이 가진 야마(YAMA)를 주겠다고…. 처음에는 썩 좋은 동기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두 사람은 가까워지고 연인 사이가 된다. 결혼까지 약속한 그는 갑자기 부모님의 계시는 미국으로 들어가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된다. 다시 재회한 두 사람. 청아 앞에 있는 유진은 청아에게 국과수로 들어올 것을 제안하며 계속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청아는 다시 자신 앞에 나타난 그 때문에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그가 그녀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아픈 과거에 대해 하나하나 털어놓게 되고, 두 사람의 멈춰있던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
유민의 제안으로 나왔던 병원에 다시 출근하게 된 청아는 서울의 높은 집값을 핑계(?)로 유진의 아파트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살인적은 청아의 병원 일정 때문에 그녀를 기다리기만 하던 유진은 조금씩 지쳐가고 약간의 삐걱거림이 생겼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 이해해가며 슬기롭게 이겨낸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쌍둥이의 엄마 · 아빠가 되는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에 흐뭇하게 책을 덮었다.
서평에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남자 주인공 유진이 과거의 상처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에는 크게 동감할 수 없었던 건 사실이다. 다섯 살에 겪었던 사건이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과 8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이유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죽음과 직결된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이아현 작가의 작품은 <코마>가 처음인데 막힘없이 술술 잘 읽혀나갔고,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배려하면서 이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행복한 결말까지 완벽하게 그려진 내용이 만족스러웠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