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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A.D. 79년에 베수비우스 화산이 폭발하면서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스타비아이(Stabliae)와 함께 파묻혀 1,500년 동안 땅속에 완전히 묻혀 있다가 16세기 말에 터널을 파던 어느 건축가에 의해 처음 발견된 도시 폼페이(Pompeii).
폼페이는 1709년부터 현재까지도 발굴이 이뤄지고 있고, 그 시대의 생활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고 한다. 발굴 당시의 고통스럽게 죽어간 사람들의 화석이 그대로 남아있어 세계 각 지역에 널리 소개되었는데, 사실 나는 책을 읽기 전까지 '폼페이'라 하면 화산 때문에 끔찍하게 사라진 도시, 굳어진 사람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나의 무지는 다행스럽게도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기록한 히스토리 팩션 '폼페이'를 만나면서 폼페이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미세늄(지도 참고)으로 발령을 받은 풋내기 수도기사 '마르쿠스 아틸리우스 프리무스'가 화산이 폭발하기 이틀 전 8월 22일부터 화산 폭발 마지막 날인 8월 25일까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내용이 역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이 책의 주요 핵심이다. 아틸리우스가 발령받은 곳은 석 달째 가뭄이 계속 되고 있었으며, 수도교마저 고갈 징후를 보이는데다 전임 수도기사 '엑솜니우스'까지 갑작스럽게 행방을 감춘 곳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급히 발령을 받아서 온 그곳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집안 대대로 물과 함께한 가문의 아틸리우스지만 나이가 어린 탓도 있고, 다른 알 수 없는 이유로 감독인 코락스와 그곳 인부들에게 괄시를 받는다. 어느 날, 해방 노예 출신의 졸부 '암플리아투스'의 딸 '코렐리아'를 돕게 되는 일이 생기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흔히 말하는 썸남썸녀.
아틸리우스가 수도교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에도 땅속으로 기어들어 가던 샘, 양어장에 붉은 숭어의 떼죽음 등 불길한 조짐은 이어지고 있었다. 폼페이에서는 물이 나오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된 아틸리우스는 제독 '플리니우스'의 도움으로 폼페이까지 가서 문제를 파악하고 임무를 완수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전임 수도기사 '엑솜니우스'의 석연치 않은 실종과 그와 관련된 문서가 발견되고, 아틸리우스는 '암플리아투스'가 비밀리에 진행하는 목욕탕 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받는다. 그러나 암플리아투스의 진짜 계획은 아틸리우스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아빠인 암플리아투스의 진짜 계획을 알게 된 코렐리아는 무작정 아틸리우스를 찾아 나서는데 ….
화려하던 폼페이 도시를 멸망하게 한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까지 4일간의 과정과 인간의 탐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저자는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전체적인 내용이 화산 폭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긴장감이나 반전감은 부족 할 수 있지만,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 전 일어나는 현상(유황 냄새, 지반 융기, 수도교 고갈 등) 때문에 등장하게 된 인물 간의 갈등, 그 시대 건축술의 수준, 생활 모습을 아주 자세히 묘사하고 있어서 책 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었다.
현재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폼페이:최후의 날>이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를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영화가 원작의 내용을 얼마나 충실하게 담아냈는지 모르겠지만, 원작은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