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여행 - 소유흑향, 무모해서 눈부신 청춘의 기록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네이버에서 둥지를 틀고 5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해왔지만, 이번에 여행 에세이 <그럼에도 여행>을 읽으면서 좁고도 넓은 곳이 이 블로그 세상이라고 새삼 느꼈다. 이 책의 작가가 '소유흑향'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였다는 사실에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활동 분야가 달라서 모르고 지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작가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지금은 티스토리 블로그로 이사한 것 같다.

 

 

 

 

 

 

 

 

이 책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노경원 작가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를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를 친근하지만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토요일. 조금은 늦은 오후에 이 책을 잡았는데, 다른 여행 에세이보다 여유롭고 편안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이 책이 유난히 편안했던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봤는데, 노경원 작가가 글을 이해하기 쉽게 써놓았다는 점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행 에세이와는 차별화된 편집 덕분에 독자가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여행 에세이는 작가 혹은 동행한 사진작가가 직접 촬영한 여행지 사진이 한 페이지를 여백 없이 가득 장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주 크게 그리고 잘 보이게, 화보같이…. 그러나 이러한 배열은 화려하고 현장감이 느껴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작가의 글을 몰입해서 읽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진이 가득 찬 여행 에세이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을 가득 채우지 않아서 읽는 데 부담이 없어서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도쿄, 오사카, 뉴욕, 플로리다, 토론토, 마드리드 등 다양한 곳을 여행했다는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녀의 젊음과 열정에, 그리고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부러웠다. 어린 나이에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직접 돈을 모아 2008년에 일본 도쿄로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스무 살 그녀의 모습을 보고 내 스무 살 때를 반성하였으며, 스물다섯 살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는 당찬 모습에 나태해진 현재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대학생이던 그녀는 자신의 목표인 여행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았다. 그에 대한 보답인지 항공권, 숙박 비용 등 전체 경비를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글로벌 탐방단'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로 여행을 가게 되는 그녀의 모습에 조용히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물론 이조차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그녀였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 이렇게 나 스스로 다그치고 뒤돌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정말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나는 서른 중반이 될 때까지 해외여행이라곤 일본 여행밖에 가보질 못했다. 어렸을 땐 경제적인 핑계로 지금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선뜻 나서지 못했다. 아마 나와 같이 "해외여행은 돈이 많이 들어.", "지금 여행 갈 시간이 어딨어!" 라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녀도 경제적으로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 통장을 만들어 열심히 여행 경비를 모았고, 자신만의 여행스타일을 찾아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승무원이 되어 그 꿈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책에는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이야기하고 있다. 무조건 다 따라 할 수 없지만,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면 도움이 되는 글들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두렵기도 하지만 어디론가 떠나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여행이라는 것에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고, 기분이 좋았던 책이다. 지금 당신이 20, 30대라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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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in.co.kr/minumsa/69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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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된 민음사의 <침묵의 거리에서>는 작가의 기존 작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니 지금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어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한 어린 학생들의 교내 왕따 문제와 학교폭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흡입력 있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책의 중 · 후반까지도 진실이 무엇일까,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한가지 사건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바로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고 지금도 회자게 되고 있는 "정다금양의 투신사건" 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교내 왕따, 학교 폭력 그리고 한 학생의 죽음이란 내용이 "정다금양의 투신사건"과 꽤 닮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의 관점과 견해차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사건을 알고 있던 독자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본의 조그마한 마을, 숨 막히는 열기로 가득한 7월. 국어 교사 이지마는 자신의 아들이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지마는 교내 순찰을 하는 도중 전화 속 학생이 교내에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죽은 학생은 그가 담당하는 반의 학생으로 중학교 2학년인 나구라 유이치였다. 사건을 조사하던 도요카와 형사는 사건 현장에 인접한 운동부실 지붕에서 여러 명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단순한 자살사고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수사 방향을 맞춘다. 그리고 나구라 시신에 있는 수십 개의 꼬집힌 상처와 휴대폰에 남아있는 문자메세지를 바탕으로 나구라와 같이 테니스 부원으로 있었던 네 명의 학생을 가해자로 지목한다. 일본의 현행법상, 네 명의 학생 중 두 명은 열네 살이라 바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나머지 두 명은 아직 열세 살이라 아동 상담소에서 따로 조사를 받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라며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기에 급급해한다.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으리라…. 경찰 조사로 네 명의 학생에게 나구라를 집단으로 괴롭혔다는 사실은 자백받아내만,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결국, 증거와 목격자는 끝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네 명의 학생들은 풀려나 가정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가해자로 찍힌 가족들은 하루하루를 피 말리며 살아가게 된다. 정말 가해자로 지목된 네 명의 학생은 나구라 유이치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나구라 유이치의 어머니가 알고자 하는 진실은 과연 무엇이며 아이들은 왜 입을 닫은 것일까….

작가는 나구라 유이치가 죽기 전과 죽은 후에 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을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생활 모습을 통해 네 명의 학생이 왜 가해자로 지목되었고, 나구라 유이치와 네 명의 학생은 어떤 관계였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아들을 잃은 유족의 모습과 가해자로 내몰리게 된 가정의 모습까지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부모가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모습에 무서울 정도로 현실감이 있었다.

어른과 아이의 중간인 청소년 시기인 중학생 시절. 경험이 부족하고 정신이 덜 성숙해서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이 시기에 아이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을 나름의 기준을 세워 구분을 짓는다. 인기가 있는 아이와 인기가 없는 아이, 인정을 받는 아이와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로 말이다. 인기가 있거나 인정받는 아이는 주변에 아이들을 몰고 다니며 칭송을 받는다. 하지만 인기가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왕따가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렇게 왕따가 된 아이는 자신보다 약한 자를 찾아 자신이 당한 짓을 그대로 저지르며 분풀이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잘 그려놓은 영화 <바람>에서 표현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피해자로 나온 나구라 유이치는 표면으로는 마을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는 부잣집의 도련님이다. 소위 있는 집 자식이다. 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는 동시에 인정까지 받지 못하는 아이였고, 소외되었으며 따돌림받는 아이였다. 또한, 사회성도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본인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지만, 부모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구라 유이치는 나이에 맞지 않는 용돈과 보통의 아이들과는 달리 고가의 옷을 입고 실력에 맞지 않는 최고급 테니스라켓을 사용하게 했다. 그런 모습이 다른 아이들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 결국, 이런 것들이 모여 따돌림의 대상, 요즘 말로 셔틀이 되었고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아닐까. 만약 나구라의 부모와 할머니가 돈과 물질적 보상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애정과 관심을 두고 키웠어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과연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일까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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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개의 아시아 1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1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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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옛날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거로 생각한다.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넘어가던 내 어린 시절에는 학교에서 매주 한 시간 있는 이솝우화 이야기 비디오를 보여주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리스 · 로마 신화 책을 읽게 되면서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외모를 지닌 신화 속 전지전능한 신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이 난다. 신화가 좋아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켈트족과 북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세계의 신화를 찾아 읽었었는데, 정작 아시아의 신화라 부리우는 설화나 전설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리스 · 로마 신화 등 세계의 신화는 다양한 책이나 만화 그리고 영화로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지만, 아시아의 설화나 전설은 크게 대중 곁에 다가와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백 개의 아시아>는 1권과 2권,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에는 쉰다섯 번째 이야기까지, 2권에는 쉰여섯 번째 이야기부터 마지막까지 담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방글라데시의 <우유 배달부 이야기>로 시작이 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두 번째 이야기 <바리공주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이야기는 "여기까지가 이번 이야기의 끝이다."라고 확실하게 끝을 맺는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연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설화 <콩쥐팥쥐 이야기>를 언급하고 그와 유사한 내용으로 짜여진 중국의 섭한 아가씨, 일본의 겨순이와 쌀순이, 베트남의 떰과 깜 이야기를 묶어서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설화를 비교해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분석하고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 해설을 해주고 있으며, 설화를 바탕으로 쓴 전래동화를 연구한 결과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독자는 자연스럽게 앞 이야기와 뒷 이야기, 그리고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작가가 덧붙여놓은 해설을 보며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언지 확실하게 이해시킨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시아의 대표 이야기 100선"이라는 글귀를 보고, 우리가 잘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이야기 100개를 모아 나라별로 잘 정리해서 담아놓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직접 읽다 보니 이 책은 아시아의 설화와 전설을 100개를 모아 담아두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의 전문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만을 함축해서 담아 저자의 해설을 곁들인 구성이었다.
처음에는 처음 보는 이야기도 많았고, 생각하지 못한 구성에 읽어나가기 쉽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책 내용이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설화와 전설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해설이 없다면 자칫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의미 없이 책장만 넘기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자의 분석과 해설을 잘 집어가며 이야기를 읽어나가니 책 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고 몰랐던 이야기에 흥미도 느껴졌다.
아직도 가보지도 못한 그리스 · 로마의 신화는 잘 알고 있어도 가까이에 있는 아시아의 숨겨진 설화와 전설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백 개의 아시아>를 통해 아시아의 숨겨진 진주 같은 이야기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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