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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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지리의 힘]이 급변하는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에서 시작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저마다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섬나라이며, 분단된 한국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그 위치와 지리적 천연 장벽이 없다는 이유로 강대국의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만약 다른 나라가 북쪽에서 침략을 해온다 해도 일단 압록강을 건넌 뒤 해상까지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천연 장벽이 거의 없다.

 

중국, 4천 년 만에 대륙의 나라에서 <해양 강국>을 꿈꾸다. 이제껏 중국은 변변한 해군력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광활한 땅덩어리와 긴 국경선, 그리고 짧은 바닷길 덕분에 굳이 해양 세력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없었다. 중국은 광활한 땅과 14억에 육박하는 막대한 인구를 자랑하는 어디까지나 <육상 병력>의 나라였다.

 

북중국평원은 정치, 문화, 인구, 그리고 결정적으로 농업의 중심지다. 이 지역에 무려 10억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면적은 322백만 명이 사는 미국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데 말이다.p25

 

복권에 당첨돼서 살고 싶은 나라에 땅을 사고 싶다고 하면 부동산 중개인이 가장 먼저 소개해 주는 곳은 미합중국이다. 미국에는 50개 주가 있지만 오히려 28개 주권 국가들의 모임인 유럽연합은 결코 이루지 못할 방식으로 하나의 국가가 되었다. 애팔래치아 산맥 방향으로 향하는 동부 연안의 평원지대다. 1960년대에 베트남에서 겪은 실패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미국은 해외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좀 더 신중한 태도를 갖게 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패배가 미국의 세계 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

 

서유럽 국가들은 일부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부유하다. 북쪽이 남쪽보다 일찍 산업화를 이룬 덕분에 경제적인 성공도 그만큼 크게 이루었다. 독일은 독일대로 항상 프랑스보다 훨씬 심각한 지리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 프랑스는 독일을 독일은 프랑스를 두려워한다. 1907년 프랑스가 러시아, 영국과 손을 잡고 3자동맹을 맺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독일이 이 세 나라 모두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지에 기갑 사단을 보내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 그럴 일이 생긴다면 먼저 그 지역에 남아 있는 대규모 러시아인 공동체에 대한 차별적 대우에 대응한다는 구실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거대 공룡들은 경쟁 관계이긴하나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영토는 남북한을 합친것보다 넓으며 유럽과 대비해 보면 프랑스나 독일보다 넓은 면적이다. 하지만 국토의 4분의 3은 사람이 거주하기가 어렵다. 특히 산악 지역은 13퍼센트만이 집약 농업에 적합하다. 이런 환경 때문에 일본인들은 연안 평야와, 산등성이에 약간의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제한된 내륙 지역에 밀집해 살았다.

 

라틴 아메리카, 특히 그 남쪽은 구세계의 지식과 기술을 새로운 세계로 가지고 올 수는 있지만 지리가 이를 완강히 거부할 경우 제한적으로밖에 접근할 수 없음을 증명한 곳이다. 현재는 유럽인, 아프리카인, 인디오, 그리고 유럽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후손인 메스티소까지 섞여 살고 있다.

 

아프리카,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대륙 한복판에 그려 넣은 선들 가운데 가장 큰 실수라면 뭐니 뭐니 해도 DRC, 즉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알려진 거대한 블랙홀일 것이다.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의 무대이기도 한 이 지역에는 여전히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중국의 접근은 아프리카 정부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석유, 광물, 귀금속, 그리고 시장이다.

 

인위적인 국경선이 분쟁의 씨앗이 되는, 중동은 유럽인들의 인위적인 국경선들을 만들어 내어 피를 불러오고 있다. 한 지역에 어울려 사는 것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한데 모아 임의적으로 민족 국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정의와 평등, 안정을 위한 방안은 결코 되지 못한다.(p258)인도 인구가 거의 103천만 명에 달한다면 파키스탄은 182백만 명에 달한다. 가난하며, 불안정하고, 분열된 파키스탄은 스스로를 인도와 반대 지점에 놓고 있는 듯하다.

 

지리적 특성들이 우리 역사를 결정 짓는데 중요하고 미래에도 상당 부분 개입될 것이다.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미있게 읽은 [지리의 힘]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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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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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스릴러 작가 그리어 헨드릭스와 세라 페카넨이 강렬하고 치명적인 신작 스릴러 소설 [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을 내놓았다. 전작 [우리 사이의 그녀][익명의 소녀][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리며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받은 두 작가는, 유명 제작사로부터 영화·드라마화 러브콜을 받는 등 화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른한 살의 시장조사원 셰이는 애인은 없고 승진은 커녕 인원 감축으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룸메이트 션을 좋아하지만 최근 사귄 여자친구에 빠져 있다. 어느 날 33번가의 지하철역에 들어오는 열차에 뛰어든 여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의 삶은 달라진다.

 

커샌드라, 제인 무어 자매는 어맨다의 사진을 찾아보고 추도식 방명록으로 조문객들의 이름을 수집하고 있다. 셰이는 면접이 불합격이라는 것을 이미 알았다. 윌리엄스 형사가 죽은 여자의 이름이 어맨다 에빙거라고 알려준다. 모든 것을 숫자와 통계로 파악하고 자신의 데이터북에 기록하는 것이 취미인 그녀의 현재 통계는 좋지 않다. 웹사이트에 어맨다를 검색해 주소를 알아내고 그녀 집을 찾아갔다.

 

추도식이 시작 되기 한 시간 전 커샌드라, 제인, 스테이시, 대프니 베스 다섯 명이 모여 있다. 커샌드라가 어맨다에게 준 목걸이 펜던트안에는 GPS 추적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지하철 역에서 몇 블록 떨어진 머리힐의 작은 아파트 건물에 신호가 잡혔다.

 

어맨다는 죽기 열흘 전 저 사람들은 절대 멈추지 않을 거야.’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셰이는 어맨다 아파트에 노란 백일홍을 꽃다발을 놓고 왔다. 거기에서 추도식에 오라는 쪽지를 발견하고 추도식이 있는 곳을 향해 있었다. 방명록에 셰이 밀러라고 적고, 화려하고 매력적인 두 자매 커샌드라와 제인의 환대를 받고 어맨다와 아는 사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어맨다도 그녀들과 그룹을 형성한 일원인 것을 알고 셰이는 그들처럼 되고 싶고 일원이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추도식에 다녀오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지하철 근처에도 못 가고 있다. 자매는 거부할 수 없는 친절한 손길을 내밀면서 셰이의 인생을 은밀히 파헤치고 있다. 인터넷에 남은 그녀의 흔적을 뒤지고, 그녀의 일과를 분석하고, 그녀와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철저히 검토한다. 추도식에 오지 않은 밸러리가 미행하면서 많은 사실을 알아낸다.

 

자매는 션이 사귀는 여자 조디와 합치는 바람에 집을 구할 때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기도 하고 직장도 얻어준다. 그녀의 스타일을 바꾸어 주는데 어딘지 모르게 어맨다를 닮아 있다. 숨겨진 쌍둥이가 아닐까 착각하면서 읽었다. 우연히 어맨다가 살던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편함에 있던 수술용 메스를 발견하고 욕실에 숨겨 둔다. 그 이후 셰이에게 불길한 일들이 생기며 어디서 부터 잘못 되었는지 데이터북을 보면서 체크해 나간다.

 

요즘 자주 생각나는 통계가 하나 있다. 사람들은 평생 동안 평균 열여섯 명의 살인자를 길에서 지나친다고 한다.(468) 나에 관해 말하자면, 내 앞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통계상으로 내게 유리한 상황이라 믿고 싶다.p469

 

센트럴파크에서 잔인하게 살해되어 피투성이로 발견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제임스다. 셰이 자신도 모르게 살인 사건에 깊숙이 개입이 되었고, 그녀 일상의 모든 것들이 숨통을 조여온다. 사람이 외롭고 생활에 지쳐 있으면 쉽게 유혹에 빠져 드는 걸까 셰이는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제임스의 죽음을 둘러싼 잔혹한 진실이 드러나고 여섯 명의 여자들의 과거가 하나씩 밝혀질 때 긴장되고 소름이 돋는다.

 

이 작품은 두 명의 저자가 썼다는 것이 특이하고 여성의 내밀한 심리와 불안을 섬세하게 풀어낸 매혹적인 심리 스릴러 재미있게 읽었다. 두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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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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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복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자신에게 굴욕을 준 직장상사나 상처를 준 친구나 애인에 대한 복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중소 규모의 포털 사이트의 사연 게시판을 관리하는 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매일 가상의 사연을 창작해 올린다. 남편의 불륜이나 치정극 사연만으로는 안되고 언제나 복수가 뒤따르는 것처럼 복수 하는 후기를 올려야 된다. 헤어졌다든지, 새 출발을 응원한다든지, 나의 창작 사연은 수많은 조회수를 올리며 오늘의 톡에 오른다. 가상의 고통을 만들고 가상의 복수를 하는 것, 그게 나의 일이다.

 

우리팀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매일 주작질한 사연을 올려야만 했다. 나는 이혼을 앞둔 여성 전문, 내 옆자리의 해용 씨는 여성들에게 비난받는 남성 사연 전문, 상희 대리는 시댁에 시달리는 며느리 사연 전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나의 왕따를 주도했던 왕따를 당하게 된 원인을 모두 제공한 그녀석()이 나타났다. 동네 가구점에서 산 침대를 들고 놈이 내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너무도 평범하고 평온한 목소리와 꼼꼼하게 침대를 조립하는 성실한 사회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3년이란 시간 동안 인간 이하의 모멸을 받았던 시절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십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놈이 증오스러웠다. 고등학교 시절 당했던 일을 간추려 우리 회사와 경쟁 관계인 사이트에 게시글을 올렸다. 몇백 개의 댓글은 악플도 있지만 살아줘서 고맙다는 댓글에는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나는 진상 손님이 되기로 했다. 놈에게 합법적인 복수 방법이었다. 침대에 돋보기부터 들이대서 흠이 있는 곳을 발견해 바꿔주지 않으면 본사에 알리겠다는 으름장을 놓아 겁을 준다. 3번의 교환 후 미세한 흠집으로 또 다시 전화를 했을 때 뜻밖에 금방 찾아오겠다고 하였다.

 

지난번에 놈이 내게 어디서 본 적이 있지 않느냐 물었던 게 떠올랐다. 현관문과 함께 병진아, 이 새끼야. 적당히 좀 하자!” 그러면서 주말마다 가구를 옮겨 달라하고, 가구를 주문을 하기를 강요하고 그게 안 통할때는 고등학교 때 찍은 누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다고 협박을 하였다.

 

사장에게서 출장 명령을 받기 전까지 일주일간 하루 종일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길을 걸을 때면 누군가 미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혀 수시로 뒤를 돌아보기 일쑤였고, 집에 들어가면 문이라는 문은 모조리 잠갔다. 살인청부업자가 배달원이나 택배기사로 변장해서 나를 죽이기라도 할까 봐 집에 그 무엇도 들여놓지 않았다.p186

 

내가 올린 게시판 글을 읽고 혹시 복수하고 싶으신가요? 전화 주시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쪽지가 있었다. 놈에게 여러번 당하고 나서 복수 모임이 생각났다. 전화를 받은 이는 여자였다. 닉네임이 앙칼인 그녀는 모임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었다. 일주일에 한번 단톡방에 모여 매주 회원분 한 명씩 복수 계획을 세운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하며, 회원이 누군지, 사연이 진실인지 아닌지 여기서 상의한 복수 계획을 실행할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었다. 복수를 성공하고 인증을 남기면 천 만원을 준다고 하였다. 앙칼을 포함한 회원들은 가장 합법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작가는 판춘문예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고 게시판 사연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울분을 터뜨리며 며칠 밤을 샜다. 힐링과 복수는 격렬한 마음 씀이고, 복수에 성공해도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는 생각에 찜찜한 기분이 들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 소설의 중반까지 통쾌한 복수는 재미가 있었는데 후반부 결말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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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 밀레니얼이 어려운 X세대를 위한 코칭 수업
김현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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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밀레니얼을 이해하고 세대 차이를 성장 에너지로 만들어 웃으며 함께 일하는 법을 모색하자이다.

 

세대 차이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밀레니얼의 등장으로 여러 갈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밀레니얼은 조직에서 갈등이 생기면 오래 견디지 않고 개인을 선택한다. 칼퇴근은 당연하며, 혼밥이 익숙하고,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면 싸우지 않고 그냥나가버린다. 지금의 40대를 일컫는 X세대와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을 가리키는 밀레니얼, Y세대, 두세 대는 엄연히 다른 배경에서 성장했으므로 다른 문화 집단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가 바라보는 Y세대에 대한 이해와 이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모색을 담았다. Y세대는 1980,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그러나 마흔이 된 1980년생은 X세대에 조금 더 가깝고, 서른여섯 정도 된 사람은 Y세대에 가깝다고 가정한다.

 

저자는 X세대의 중간쯤 나이다. 대학의 경영학부에서 Y세대의 바로 이전 연령대인 1980년대 중반생부터 가르쳤고 부모로서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를 키우고 있다. 밀레니얼은 업무가 있으면 먼저 R&R (역활과 책임)을 따진다. 리더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구성원과 구분되는 생활양식을 가졌다고 말한다. 자신의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한다.

 

미국은 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모두 비정규직이며, 일본의 경우는 같은 일을 할 경우 비정규직에게 고용불안정성을 상쇄하도록 더 놓은 임금을 지급한다.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고용안정성과 급여에서 모두 불리하게 형성되어 계층의 고착화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베이비부머에게는 종신고용, X세대에게는 정규직, Y세대에게는 도급과 하청에 재하청, 비정규직 등이 고용 형태로 자리 잡는다.

 

출생 당시 국가 환경과 가정 내 형제 수에 따라 경제 수준도 교육 수준도 다르다. 먹고사는 것만큼 각자의 취향도 중요해졌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여러 명의 형제 속에서 자란 X세대와 외동 혹은 적은 수의 형제와 자란 Y세대는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고, 단체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X세대는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경쟁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은 형제와 죽일 듯이 싸우고, 다음날은 같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과 비슷하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정이 있다. Y세대가 말하는 가족 같은 회사는 그림이 다르다. 부모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내가 모시는 존재가 아니라 나를 돌보는 존재이며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는 사람이다. 잡일이나 잔심부름은 나이 든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해주는 것이 가족이다. 내가 피자를 먹고 싶으면, 삼겹살을 먹고 싶은 아버지가 양보를 해야 한다.

 

현재 가장 높은 구매력을 보이는 고객도 X세대다. 20대였던 1990년대 이래 지금까지 큰 구매력을 지닌 세대로 존재한다. 2019년 큰 인기를 얻은 ‘2030의 대통령 펭수보다 쉰 살이 넘은 가수 양준일 관련한 상품이 더 많이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p75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서 원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란다. Y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공통된 이슈이다. 사랑이라고 해서 사내 연애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애사심, 동료애, 인간애 이런 것이다.

 

X세대가 성장할 때는 부모가 그들의 진로 계획에 거의 관여를 하지 않았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바람만 전할 뿐이다. Y세대는 진로 계획에 부모가 아주 깊숙이 관여한다. 비전도 없이 오직 성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밀레니얼이 원하는 일터는 어떤 모습이며, 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 중간관리자들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 핵심을 짚어준다. 특히 Y세대에 최적화된 동기부여 전략 7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서로 다른 두 세대가 웃으며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떤 세대든 아랫세대가 윗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고 윗세대라도 아랫세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는 어렵다. 내 자녀이기도 한 요즘 아이들이 부럽다고 여겼는데 불안한 삶을 이어가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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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 김주영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5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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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대표적인 이야기꾼 김주영의 [홍어]는 열세 살 세영의 성장소설로 시적 상징과 묘사를 통해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작품이다. 세영은 유부녀와 정을 통하고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를 기다리며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밤새 내린 눈이 툇마루를 덮었고, 문짝 사이로 펼쳐진 설국의 세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밤사이 열여섯 살 된 낯선 계집 하나가 부엌으로 숨어 들었다. 회초리를 맞아도 당찬 성격에 지쳐버린 쪽은 어머니였다.

 

식구로 거두기로 정하고 삼례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부엌 문설주에 매 달아논 홍어가 보이지 않았다. 홍어는 숙회나 찜을 해서 먹는데 아버지가 홍어찜을 좋아했다. 홍어는 부재하는 아버지의 별명이기도 한데 삼례가 먹었거나 없어졌던 것이다. 음력 보름 부터 겨울 내내 가오리연을 띄우며 살았다. 삯바느질로 가계를 꾸려나가고 있었지만 많은 창호지 옷본들 중에서 새로운 연을 만드는 어머니의 표정은 너무나 진지하였다. 그것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던지는 어머니의 화두였다는 것은 훨씬 뒷날에야 깨달았다.

 

오년 전 아버지가 집을 떠난 이후 이웃의 남정네들과는 철저한 단절을 두었고, 아낙네들끼라도 야단스러운 교류를 하지 않았다. 소모적인 감정 발산을 최대한으로 절제하는 이면에는 남편으로부터 외면당한 모멸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옆집 남자가 춘일옥에 부인과 아버지가 불미스러운 일을 벌여 거리매질 당하지 않으려고 야밤 줄행랑하게 된 이야기를 해준다. 어머니는 삼례가 춘일옥 작부들의 일감을 가져온 것에 혼을 낸다.

 

삼례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매질을 하는 것은 한풀이라고 말한다. 세영은 바람이 불지 않아 연을 날리지 못하고 돌아갔을 때 어머니의 우울한 얼굴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살아 있는 새를 잡겠다고 남의 집 굴뚝에 새집을 건드려보기도 하였다. 삼례는 고무신을 돌려 신어 두 사람의 발자국을 세 사람의 발자국으로 만들 수 있는 지혜를 가졌다.

 

자다 말고 나가는 삼례를 미행하다 몽유병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삼례의 지갑이 두둑한 것을 알고 채근하였다. 삼례는 자전거포에서 일하던 청년과 함께 집을 나가버렸다. 그녀의 소굴이었던 담구멍의 고무신 한 켤레도 보이지 않았다. 홍어포가 걸려 있었던 부엌 문설주에는 씀바귀 한 묶음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아버지가 떠난 지 육년째가 되었고, 삼례도 떠나고 고즈넉한 산골 마을에 한 낯선 사내가 찾아와 종적을 감춘 삼례의 간곳을 대라고 위협한다. 어머니는 돈을 주어 달래자 가끔씩 마을 방천둑과 소택지 부근을 배회하곤 하다 여름이 되자 사라진다.

 

겨울, 옆집 남자는 삼례가 술집 색시가 되어 읍내에 나타났다고 귀뜸한다. 세영은 혼자 읍내를 헤매다가 삼례를 여러 번 찾아가 만난다. 어머니가 삼례를 불러내어 그동안 아버지를 찾기 위하여 모아둔 고액이 돈을 쥐여주고 멀리 떠나라고 하였다. 흡사 삼례를 대신하듯 삼십대 초반의 여자가 아이를 업고 나타났다. 며칠 지나 차표를 끊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의 소생이라며 호영이라 이름을 지었다. 어머니가 호영이를 애지중지 돌보는 것에 질투를 하여 수탉이 옆집 누룽지가 잡아 먹은 것을 모른체하였다. 아이까지 생겨 일손이 모자라 창범이네를 부른다. 세영은 옆집 남자와 창범이네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을 목격한다.

 

세영이 삼례를 그리워 하는 대목은 환상인지 몽유병인지 꿈인지 애처러웠다. 미스 민에게 받은 삼례의 주소가 적힌 쪽지를 담구멍 속에 감추었다. 발길이 끊긴 외삼촌이 찾아오고 춘일옥 남자와 화해하고 아버지가 돌아온다고 하였다. 집안을 정돈하고 어머니의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했다. 6년 만에 만나는 아버지의 한마디는 세영이 사팔눈은 아직 고치지 못했군.”(p301)모든 몽환의 날개를, 누룽지가 수탉의 날개를 요절대고 말았듯이 깡그리 물어 비틀어버리고 말았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곳에 고무신 발자국을 보았지만 들어왔던 발자국이 집밖으로 나간 흔적은 없었다. 담구멍에 삼례의 주소가 적힌 쪽지가 없었다. 나는 떠나간 어머니 때문에 절망적인 동요를 느끼지는 않았다. 마지막 장면이 희망적이다. 어머니는 아주 떠난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돌아오게 한 삼례를 데리러 간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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