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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함혜리 지음 / 파람북 / 2025년 2월
평점 :

이 책의 저자 함혜리는 프랑스 유학생 출신으로 파리 특파원으로 활동한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프랑스 여행이라면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그동안의 여행 기록과 코로나 이후 새로 답사한 프랑스의 예술 스팟들을 모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꿈과 낭만의 여행지 프랑스를 예술적 감성으로 구석구석 찾아간다.
처음 방문하는 곳은 미술관이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퐁피두 센터에서, 주로 19세기~20세기 초 회화작품을 감상하는 코스다. 저자는 파리의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 중 파리에 올 때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오르세 미술관이라고 하였다. 지난번에 너무 늦은 시간에 와서 잘 보지 못했던 에드바르 뭉크 전을 자세히 보고 싶었다. 동물 그림으로 유명한 여류화가 로사 보뇌를 전시도 챙겨보고 싶었다. 뭉크는 외로움과 슬픔, 죽음을 주로 다뤘는데 그의 작품에는 사랑의 감정이 자주 표현되고 있다.
문화의 나라답게 도서관도 정말 멋지다. 현대식 건물인 미테랑 도서관과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리슐리 외 도서관 2곳의 국립도서관이 있다. 생제르맹 지역 문화 카페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카페 드 플로르와 레되 마고가 있다. 유명한 작가들과 철학자들이 이곳에서 문학과 철학, 예술을 논했다.


남프랑스의 강렬한 태양은 와인을 자라게 하고, 그 햇살의 유혹이 이끌려 온 미술가들의 회화들을 낳았다.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는 휴양지로도 안성맞춤이니 예술가들이 중년이 되면 프로방스로 몰려온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생테밀리옹은 보르도 와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와인 브랜드이며 생산지역이다. 생테밀리옹 마을 외곽은 포도밭이 대부분이고, 그 안에 수많은 왕인 생산자들의 샤토가 있다. 와이너리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샤토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영주의 저택으로 지어진 것들이 많다.
님은 고대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프랑스의 로마’라고 불릴 정도로 로마 시대의 유적이 많다. 특히 ‘님의 얼굴’이라고도 불리는 메종 카레와 그 맞은편에 자리한 영국의 국보급 건축가 노먼 포스터 경이 디자인한 카레 다르 현대미술관을 가보고 싶어 님을 추가했다.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은 피가소가 작업실로 사용했던 꼭대기 층에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지중해는 풍광을 자랑한다. 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에 맞춰 마르세유가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2013년 개관한 문명 박물관은 독특한 외관과 규모 등으로 ‘마르세유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힌다. 생장 요새와 마르조 대성당 사이에 자리 잡은 이 박물관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빚어내고 있다.
신체적 결함으로 성장이 멈춰 버린 화가 로트레크는 자신이 자주 다닌 몽마르트르의 술집과 사창가, 뮤직홀, 카바레를 주제로 대담한 화면 구성과 강렬한 색채로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로트레크는 뛰어난 요리실력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릴 때부터 풍요로운 식재료를 가지고 전통요리와 향토 음식을 많이 먹어봤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인 지역은 63헥타르에 달하는데 모두 다 걸어서 가볼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툴루즈-로트레크 박물관이다.

프랑스 여행에서 특별히 계획했던 것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답사였다. 르코르뷔지에는 단순히 아름답고 실용적인 건축물을 남긴 건축가가 아니라 기존의 건축 개념을 혁명적으로 전환한 혁신가였다. 건축가이면서 도시계획가, 작가, 사상가, 화가, 가구디자이너, 조각가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할 수 없는 재능을 지닌 인물이었다. 1920년대 르코르뷔지에 건축의 출발점인 돔이노 구조는 프랑수아 앙네비크가 특허를 받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체계를 재해석한 것이다. 동선을 따라 변화는 건축적 장면, 다양한 빛의 유입, 면과 볼륨의 변화, 투명성과 불투명성의 대비 등이 건축가에 의해 기획되고 공간에 펼쳐지는 것이 건축적 산책이고, 이는 ‘감동으로서 건축’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몇 년에 걸친 저자의 예술적 여행을 기록이다. 예술 애호가라면 알아야 할 대표적인 미술관과 유적지들을 추려 정리했으며, 작품들을 찾아다니며 도시와 거리의 인상적인 풍경과 미술관에서 느끼고 마주쳤던 순간들의 기록인 것이다. 책은 재미있게 읽히며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큰 힐링이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