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산 패밀리 3 특서 어린이문학 8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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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산66번지에는 버려진 들개들이 살고 있다. 조난당한 사람이 나타나고, 개들은 사람을 구하려다 서로 오해가 생기고 사람은 무사히 구조가 되었다. 대장을 오해하고 아지트를 나가 버린 번개를 찾아 마을로 내려간 천개산 패밀리는 떠돌이 개들을 만나고 바다의 죽음을 겪기도 하면서 위험에 빠졌다가 전설의 검은 개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천개산 패밀리3]은 새 가족이 된 뭉치와 함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여정을 함께 한다.

 

뭉치는 무작정 떼를 쓰기도 하고 몰래 멧돼지들의 먹이를 훔쳐 오고, 아지트를 나가버리고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어린 강아지다.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의 눈에 보이면 곤란한 일이 생길 거다. 뭉치는 어려서 누런 개의 속임수에 넘어갈 수 있다. 누구의 속임수에도 넘어가지 않는, 마음이 단단한 개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였다.

 

마을 순대 축제에서 무적이를 만난 이후 뭉치는 꿍꿍이가 생긴 것 같더니 천개산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멧돼지한테 습격을 당하지는 않았을까 천개산 들개들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축제 기간에 개장수들을 조심해야 한다. 뭉치는 용감이에게 전설의 검은 개는 얼마나 세? 천하무적이야? 바윗덩어리도 깨물어서 조각낼 수 있어?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걸 갑자기 묻는지 알 수 없었다.

 

용감이는 뭉치를 찾으려고 산속 깊이 들어갔다가 멧돼지 습격을 당할뻔 하였다. 가시넝쿨에 굴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의문의 불빛이 보였고 누군가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대장과 번개에게 불빛이 길을 막지 않았다면 반대로 갈 뻔했다고 그 불빛이 도와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소는 늘 친절하다. 화를 내는 일도 없다. 사고 뭉치는 천개산 산66번지에서 함께 살아가는 개인데, 기다리다 보면 뭉치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뭉치는 자기가 인형처럼 귀엽게 생겨서 버려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일 싫어하는 말이 귀엽다는 말이었다. 뭉치 주인은 둘이었다. 남자가 여자 생일에 뭉치를 선물로 사 준 거다. 여자 주인과 닮았다고 하면서.. 그러던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여자는 남자가 사 준 뭉치를 남자에게 돌려주었다. 남자는 귀엽게 생긴 것은 사람도 개도 싫다면서 뭉치를 버렸다. 뭉치의 사연을 듣고 들개들은 뭉치를 이해하게 되었다.

 

대장은 사람을 잊지 못하는 개의 속성을 버리지 못해 전설의 검은 개 무리를 떠나왔다. 어쩔 수 없이 전설의 검은 개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번개는 검은 개가 사는 곳을 안다고 했다. 벼랑 위에 불빛이 번득이고 있었다. 대장이 나타나 검은 개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개의 습성을 지닌 개들이 올 곳이 아니라고 검은 물체의 목소리는 천둥소리처럼 우렁찼다.





뭉치에게 전설의 검은 개를 만나러 가다가 구덩이에 빠졌는지 물었다. 비밀이 하나쯤 있어야 멋진 개라고 대답했다. 용감이는 사람을 싫어하고 미워할 주인도 잊지 못할 주인도 없다. 개의 습성도 없다는 자기가 전설의 검은 개처럼 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하느라 잠이 오지 않았다. 미소의 말대로 뭉치를 사랑으로 봐준다면 언젠가는 바뀔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천개산 패밀리를 길에 버렸지만, ‘뭉치를 통해 또다시 가족이 되는 법을 배우고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천개산 패밀리에게 또 다른 치유의 과정이다. 바다가 떠난 자리에 뭉치가 찾아와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 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천개산 패밀리]를 써 나가면서 함께 더불어서 살아가는 게 뭔지를 깨달았다. 누런 개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가 떠돌이 개들의 대장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4권도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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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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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변화 앞에서 동등한 신인이 될 것이다. 작지만 누구보다 위력적인 핵개인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 책의 저자 송길영은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이다.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을 관찰하며 현상의 연유를 탐색하고 그들이 찾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20여 년간 해왔다.

 

우리는 정보를 원할 때 여전히 가까운 친구를 먼저 찾는 편향을 갖고 있다. 왠지 더 공정하고 믿을 만하고 특별한 혜택이 나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기 때문인데, At Least, Better than me, 적어도 나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년기에 열심히 일하고 노후 준비를 하고 은퇴를 맞이한다는 예전 생애주기 모델은 지금과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개인주의적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책은 새로운 개인을 핵개인이라 정의한다.

 

K가 확장되고 단순히 기존 것의 보존이 아니라 새롭게 융합되는 것으로 관찰된다면, 새로운 K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은 런던, 뉴욕보다 한 도시이다. 서울 사람은 인프라를 누리며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부산 사람은 지역색을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다양성보다 선행해야 할 것이 형평성입니다. 형평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안전함을 느껴야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또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형평성이 먼저, 포용성이 그다음, 마지막이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은 형평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맺은 열매입니다.p61

 

오랫동안 우리들의 머릿속을 지배해 온 것이 지금은 불편한 단어로 인식하는 정상 가정이라는 환상이다. 어린이날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에서 뛰어노는 모습에서 벗어난 형태를 결손 가정이라는 폭력적인 표현으로 부르던 때가 있었던 것도 기억할 것이다.

 

핵개인들은 권위적이다라는 말 자체를 더욱 혐오의 감정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다. 현재의 사회도 알아야 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터전에 대한 이해도 함양해야 한다. 미래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형태의 문화를 남기고 어떤 형태의 문화를 새롭게 수용할 것인가 바라볼 수 있다.

 

AI와 합을 맞춘 핵개인은 자리가 아니라 을 봅니다. 나의 성장과 공동체의 공감, 다시 말해 사회적 기여가 동반되는 일자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p95

 

직장인의 공포는 팀장님이 금요일 밤에 하는 전화라는 말이 있다. 세 가지 불편함이 동시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팀장님, 개인 시간 침해, 전화> 조직 내 세대 갈등의 시작이다. 개인 연락처를 조사해 사내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왔는데 비상의 기준은 대체 어디까지로 보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테이블마다 주문 태블릿을 갖춰놓은 레스토랑, 키오스크로 교체된 패스트푸드점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1인 업장에서 로봇은 홀 서빙을 넘어 주방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라면, 떡볶이, 치킨 등 요리법이 정해진 단품 위주의 식사를 판매하는 레스토랑들은 높아지는 인건비와 그만두는 인력의 대안으로 로봇 채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당신이 데이터를 입력하고, 사고의 체계를 나누며, 능력과 선호를 전수 받은 AI, 당신의 판단 논리와 사고방식을 습득하여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이심전심, 심심상인의 든든한 아군으로 성장할 것이다.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라는 가족상은 유교 문화 안에서 우리 사회의 오랜 기준점이 되어왔다. 하지만 변화한 시대에서 아버지의 권위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이슬아의 소설 <가녀장의 시대>는 이런 변화를 담고 있다고 소개한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 사람도 나이 든 사람만큼이나 똑같이 나이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노화가 아닐지라도 나이듦은 여러 가지로 고민스럽다. 건강, 경제력과 소비력, 사회적 관계, 삶에 대한 태도가 고민의 시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젊은 세대는 상사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20년 양육의 대가로 60년의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오래 살고 있구나 효도란 무엇일까를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 옷차림을 위해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가 아닌, 내 삶을 대비하기 위한 더 큰 호흡의 시대예보가 시작된다. 누군가는 급변하는 세상을 알려줘야 하는데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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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 쇼크
박명규.김아름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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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 쇼크]는 현대인이 시달리는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되는 당독소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 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과정을 경험한 저자는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책은 환자에게는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고 일반인들에게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음식으로 위로받는 순간 병은 시작된다!”p209

 

이 책은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과정을 경험한 저자는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필요 이상의 영양분! 이것이 문제인데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넘침이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당독소는 노화의 주범이며 염증이나 근골격계질환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우울증과 무기력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했다.

 

현대에 들어 열에 의한 질병인 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스트레스와 당독소다. 약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인공눈물과 파스라고 한다. 그만큼 열증과 염증이 쌓인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당독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삶고 찌고 데치는 요리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통증은 치료제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당독소가 발병 원인인 다양한 질환 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병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저자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조리하지 않아도 당독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물이 있다. 달콤 맛있는 과일이다. 조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먹어도 당독소가 쌓인다. 이유는 과당 때문이다. 혈당이 높으면 과당은 절대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는다. 과일은 초롤릿과 다를 바 없는 당 덩어리다.

 

스트레스만 받아도 뱃살이 늘고 어깨가 결리고 눈이 뻑뻑해진다. 여기에 빵, , 국수, 라면, 인스턴트커피, , 과일 등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을 자주 먹고 운동량이 따라주지 않을 때 남는 에너지는 몸에 쌓이게 된다. 잉여에너지는 불필요한 대사를 일으켜 열을 만들고 세포외기질을 녹인다. 예전보다 살이 찌고 뱃살이 나왔는데 유독 더위를 타거나 느낀 적이 있다면 무한 루프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생리통 약을 사는 여자들 손에는 시럽을 넣은 아이스 커피와 와플 또는 스콘이 들려 있다. “카페인과 빵만 조금 덜 먹어도 몸이 좋아질 거예요.”라고 말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총체적인 만성염증의 결과물이다. 미치는 요소는 당독소, 흡연, 인슐린 저항성, 노화, 잘못된 자세 등이다. 당독소를 줄이는 일은 정제 탄수화물, 과당, 당독소가 많은 음식은 무조건 멀리한다. 소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혀의 즐거움을 포기하면 몸의 기쁨이 생긴다.나이가 들어 근육량이 적어도, 이미 만성염증 상태여도 지금보다 나은 몸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허리 통증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혀보다 몸을 위한 선택을 하자.





당독소가 장에 유해세균의 증식을 도와 장내균총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이것이 직접적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데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당독소 관리만 잘해도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지 않도록 혈당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혈당이 높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뇌에서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지 못하게 된다.

 

암세포는 오직 한 가지 욕망만으로 존재한다. 무한대로 증식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괴물인 것인데 제어할 방법은 무엇일까? 몸에 투입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은 어렵다. 종양 전문의들은 대개 잘 먹으라는 말을 한다.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이겨내려면 고기든 뭐든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가능한 치료는 모두 다 받는 게 좋다. 다만, 먹는 것을 조절하지 않으면서 항암, 방사선, 면역 항체 항암제를 투여한들 암과의 싸움에 이기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먹은 것이 곧 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 몸은 굽고 튀기고 볶은 당독소 식이와 빵, , 국수, 라면과 같은 정제탄수화물 식이에 맞게 나와 공생을 이루는 미생물의 종류를 선택하게 된다.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당독소 때문이라니 입에 단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상기하고 덜 먹는 것을 실천하는 습관을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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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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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콜린후버의 신작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베러티], [리마인더스 오브 힘] 등 소설은 무려 2천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그녀는 2023년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하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를 울리고 웃기는 최강 로맨스 소설로 인정한다.

 

스물여섯, 케나 로완은 남자친구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 혐의로 감옥에서 5년을 보냈고, 네 살짜리 딸과 재회하기를 희망하며 마을로 돌아온다. 스코티의 부모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지만 그들이 용서를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마을로 갔던 첫 날 술집 주인 렛저 워드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는 스코티와 제일 친한 친구였다. 렛저는 그녀가 디엠의 엄마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케나는 떠나기는 할 건데 그러려면 돈이 필요했다. 낮에는 식료품점에서 일하고 야간에 렛저의 술집에서 일을 하라고 했다. 같이 일하는 로만은 그녀가 떠날 수 있게 돈을 주면 될텐데 말을 했다. 그 말이 맞지만 그녀를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동네 사람이 케나를 알아보면 안 되었다. 니콜이라는 가명을 쓰기로 했다. 렛저는 친구의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으려면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케나는 감옥안에서 300통의 편지를 썼다. 그 중 편지 한통을 렛저에게 읽어주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케나의 선택을 믿었다.

 

케나는 어렸을 때 위탁 가정을 돌면서 자랐다. 감옥에서 아이를 출산한다고 엄마에게 연락을 하자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방문권을 요구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가정, 스코티의 부모님이 아이를 잘 키워줄 것이라 믿었는데 그들은 케나를 증오하고 있었다. 케나가 마을에 왔다는 소문이 돌자 노부부는 너무 힘들었다. 케나에게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다. 딸을 눈앞에서 놓친 케나는 폭풍 눈물을 흘렸다. 렛저는 디엠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케나의 얼굴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그런 자신이 싫어졌다. 디엠과 케나가 직접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의 기쁨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스코티의 부모님은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지만 적어도 렛저는 케나를 믿어주었다. 한 가닥 희망이 생겼다. 렛저는 당신을 미워하던 마음에서 몇 주만에 좋아하게 되었고 당신을 위한 세상을 바라게 되었다고 했다. 케나는 디엠을 자신의 딸처럼 사랑해주는 렛저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렛저는 디엠을 사이에 두고 약혼한 여자와 트러블이 났고 파혼을 하게 되었다. 그의 부모님은 케나와의 관계를 걱정하면서도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케나는 렛저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안타까움이 크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 케나는 사랑하는 딸 디엠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을까? 스코티의 부모님은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렛저가 그녀를 향하는 마음이 진심이고 디엠을 사랑하는 만큼 케냐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삶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면 노래의 내용이 무엇이든 모든 노래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것이다.p238

 

하지만 그건 우리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키스를 하고 그의 손을 꽉 쥐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분들을 미워하지 말아요. 알겠죠? 그분들은 내 꼬마에게 좋은 삶을 만들어 주고 있어요. 제발 그분들을 미워하진 말아요.”p373

 

이 소설에서 이야기가 벌어지는 장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케나와 같은 사람들은 세상 어디에나, 모든 마을에 있다. 그들이 어디에 살고 있든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사람들 말이다. 세상 어느 곳에 있든 이 이야기가 벌어지는 장소를 마음껏 상상해도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과거의 실수에 대한 용서와 구원을 찾는 것에 대한 불안하고 감정이 충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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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
이정임 지음 / 호밀밭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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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이정임이 등단 이후 10년 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산문들을 다시 주제별로 정성스레 묶은 책이다. 우연히 크레타서점을 알게 되었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작가의 북토크에서 만나게 되었다. 지금 이사 간 동네의 이야기 소설 속이나 산문에 나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순수하면서도 정감이 있었다.

 

동네에서 폐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은 각자 폐품이 나오는 시간을 두고 움직인다. 새벽, 서너 시에도 수레를 끌며 고물을 줍는다. 앞 사람과 시간 간격을 맞추지 못해 매번 허탕을 치던 노부부에게 엄마는 폐지 따위를 챙겨뒀다가 드리곤 했다. 어느 날 신문에 든 것을 건네는데 직접 키운 호박잎과 풋고추였다. 할머니가 이것밖에 없어서 라고 말씀하셨다.

 

수업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위대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2학년들이 가장 많이 먼저 외친 대답은 바로 대통령이었다. ‘우리나라의 최고 높은 사람이니까요, 힘이 세니까요, 사람들이 대통령이 하는 말은 잘 들으니까요..’

 

2009년 파킨슨병 확진 판정을 받은 엄마는 움직임이 느려지고 손과 입술을 떨며 몸이 굳어버려 방향 전환이나 자연스러운 동작이 힘들다. 변비, 우울증, 인지기능장애, 야간빈뇨 등의 증상은 덤이다. 엄마와 약을 두고 매일 줄다리기를 하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루를 보낸다고 썼지만 간단한 문장 속에는 엄청난 사건사고들과 고통과 분노와 슬픔과 약간의 헛된 희망이 도사리고 있다. 얼마나 힘들까 글만 읽어도 알 수가 있다.

 

작은 마을버스 문을 통해 2단 플라스틱 화분 선반이 올라왔다. 선반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오더니 뒷좌석 앞 통로에 놓였다. 선반과 함께 60대 할머니가 그 위에 걸터앉았다. 다른 사람의 승하차를 방해했지만 아무도 할머니에게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할머니의 대화는 각자 집에서 키우는 채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더 나이 들은 할머니가 멀리 사라지는 선반을 보며 좋을때다. 저 나이 땐 저런 게 재밌거덩. 젊을 때, 내도 그랬다 옥상이 전부 밭이었다꼬.” 노인들은 자주는 아니지만 정류장에서 만난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담장이 붙어 있는 옆집에는 할머니 두 사람이 아침 6시부터 공업용 재봉틀을 돌렸다. 찾아가 8시부터 하시면 안 되겠냐고 사정하는 남편의 말에 할머니가 화를 냈다. 그 시간에 눈이 떠지는 걸 우짜라꼬? 나이 먹으면 초저녁에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내가 그렇게 하고 있으니나이를 실감하고 있다.

 

2004년은 지독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저자는 철없는 어른이었고 쿨한 글을 쓰고 싶었으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었고 회사에 취직하기에는 가진 능력이 부족했다. 송도가 고향이다. 횟집을 운영하는 큰집에서 태어나 그 근처의 단칸방에서 서너 살까지 살았다. 아들만 셋을 키우는 큰집의 귀한 딸 대접을 받았다.

 

2017년 첫 번째로 배우는 일은 난로에 불붙이기다.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맞는 첫 겨울, 지금참나무 장작과 씨름을 하고 있다. 작년에 운 좋게 지금 사는 집을 알게 되었고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남편이 리모델링을 했다.

 

저자는 구안와사, 대상포진, 안면마비 진단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도 올 수 있는 병이구나 생각했다.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하지마라고 역정을 내던 것을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자신도 엄마에게 하지마라 짜증을 낸다. 몸이 좋지 않으면 쉴 만도 한데 수십 년 쌓인 살림의 습관 때문에 엄마는 틈난 나면 부엌으로 가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일광욕은 보약이다. 햇빛을 쐬면서 비타민D를 합성하고 털도 살균한다. 햇빛은 피부의 곰팡이를 없애주고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고양이를 키운다. 고양이라 하면 많은 분들이 주인도 못 알아보는 요물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사랑을 받은 동물치고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고양이를 키우며 사람구실을 하게 되었다. 길고양이도, 참새도, 먼 나라에 사는 북극곰도, 사실 지구 안에서는 사람과 똑같은 지분을 자눠 가진 존재들이다.

 

지금, 여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산타다. 만원 버스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아줌마, 길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청년, 늙은 강아지를 등에 없고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까지 우리는 누군가에게 잠깐의 산타다. 이 산타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 쉬는 집은 아주 아늑하고 편안한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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