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의 사랑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한 여자의 사랑 티저북]

 

 

 

착한 여자의 사랑을 받아서 포장을 풀어보니 카드와 볼펜이 들어있다. 선물 받은 느낌 기분이 좋았다.

 

 

 

 

앨리스 먼로의 단편소설이다. 차례에 나와 있는 '자식들은 안 보내' 한 편이 실려있다. 부담없이 읽으리라 했는데 부담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왜 그녀가 남편과 아이들의 곁을 떠났는지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인지 모르고 말이죠.

 

 

삼십 년 전, 한 가족이 밴쿠버섬 동쪽 해안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젊은 아빠 엄마, 어린 두 딸, 그리고 연륜이 좀 있어 보이는 커플도 있었는데 바로 남편의 부모였다.

 

젊은 아빠 엄마 브라이언, 폴린

어린 두 딸 케이틀린(5), 마라(16개월)

연륜이 있는 부부 브라이언의 부모님

 

폴린은 배우가 아니다. 아마추어 연극이지만 그녀는 아마추어 배우도 아니다. 다만 그 희곡이 그녀가 이미 읽은 것이었다. 장 아누이가 쓴 외리디스였다. 그녀가 연극에 출연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은 건 6월 바비큐 파티에서 만난 어느 남자에게서였다. 바비큐 파티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사나 그들의 배우자였다. 파티는 브라이언이 교편을 잡고 있는 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 집에서 열렸다.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여자는 과부였다 그녀가 장성한 아들을 데려왔는데, 그의 이름은 제프리 툼이었다.

 

제프리가 폴린을 보자마자 외리디스로 발탁한 건 외모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뻐서가 아니었다. "예쁜 여자한테는 절대 그 역을 맡기지 않을 거예요." 그가 말했다. "어떤 연극에서든 내가 예쁜 여자를 무대에 올린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그건 과해요. 주제를 흐려놓거든요."

그렇다면 그는 그녀의 외모를 어떻게 생각했다는 말인가? 다소 부스스한 짙은 색깔의 긴머리(그당시 유행은 아니었다)파리한 피부("이번 여름에는 햇볕을 피해요")그리고 무엇보다 눈썹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폴린이 두 주 동안 휴가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자 제프리는 그녀의 인생에 휴가 같은 게 존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듯 벼락이라도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한 방이 또 있을 줄 알았다는 듯 이내 암울하고 약간 냉소적인 표정으로 바뀌었다.

 

제프리에 대한 생각이 그녀를 찾아왔지만 사실 그것은 생각과 거리가 멀었다 - 그건 오히려 몸의 변화 같은 것이었다. 그녀가 해변에 앉아 있을 때나(제프리가 시킨 대로 하얀 피부를 태우지 않으려고 햇볕을 좀 피할 수 있는 관목 그늘에 앉았다) 기저귀를 빨아 짤 때나, 브라이언과 함께 그의 부모를 찾아갔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

 

"나는 그저," 제프리가 말했다. "당신을 내 침대에 눕히고 싶었어요." 그녀가 다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안 돼요." 그의 말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자꾸만 맴돌았다.

 

그녀가 하고 있는 행동은 어디서 들었거나 읽었던것이었다. 안나카레니나가 했던 것이었고, 마담 보바리가 하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브라이언이 근무하는 학교의 어느 교사가 학교 비서와 한 것도 그것이었다. 그는 그 여자와 눈이 맞아 달아났다. 그걸 일컫는 말이 그거였다. 눈이 맞아 달아나다. 눈이 맞아 도망치다.53

 

간밤에 브라이언은 차분하고 통제되고 거의 유쾌한 목소리로 통화를 했지만 -충격을 받지 않은 자신, 반대하거나 매달리지 않는 자신을 대견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 기어코 감정을 터뜨리고 말았다. 누가 들을지 모른다는 사실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경멸과 분노를 담아 말했다. "그래 그럼······애들은?"

폴린의 귀에 댄 수화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말했다. "그 이야기는 ·····" 하지만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다.

 

"자식들은." 그가 여전히 복수심에 불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어가 '애들'에서 '자식들'로 바뀌자 그녀는 판자로 한 대 세개 얻어맞은 것 같았다 무겁고 공식적이고 정당한 협박.

"자식들은 안 보내." 브라이언이 말했다. "폴린. 내 말 들었어?"

"안 돼." 폴린이 말했다. "당신 말은 들었어. 하지만·····"

"됐어. 내 말을 들었다니까. 기억해, 자식들은 안 보내."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녀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녀가 끝내려는 게 어떤 건지를 보여주고, 정말 그렇게 한다면 그녀를 벌하는 것. 그를 비난할 사람은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티저북)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kfkstk 2021-12-0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000원 이상 도서도 몇 번을 사 봤지만 사은품 한번 없었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