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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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보내준다는 말에 얼른 신청을 하였다. 완성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왔는데 책을 펼쳐보고 한 번 놀랐다. 가제본에는 4부까지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읽다보니 재미도 있다. 불운했던 시대의 법조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 읽다가 그만 두었던 태백산맥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저자 소개: 김두식》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군법무관,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변호사로 일했다. 코넬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LL.M.)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을 비롯해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공부 논쟁』(공저) 등 몇권의 책을 썼다.

 

프롤로그
한국 현대사에 정통한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나온 이름의 태반은 금시초문일 것이다. 이들은 해방을 전후한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인재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철저하게 망각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법조계만큼 종사자들의 자서전이 많은 직역도 드물다. 그러나 해방공간에 관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좌익과 중도에 속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그나마 남아 있는기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좌익경력을 가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과거에 대해 철처히 함구했다.(중략)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 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간단하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1부는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탐구했다. 바로 제1법률가군 이야기다. 안동지역 유수의 독립운동가 가문과 친일 가문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당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다들 빈곤한 시절이었으므로 합격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을 역경의 승리자로 포장하고 싶었겠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고등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면장집 아들이 많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최상층부에 속했다. 부잣집 출신일수록 상급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시대다.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 받았으나 해방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협 출신들의 삶을 다뤘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허헌 변호사의 인생을 살펴보았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변호사의 아버지 격이던 허헌은 해방후 좌익과 중도진영의 지도자로 변신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왼쪽으로 기울게 된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해방공간 좌익진영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부는 해방으로조선인 법률가들에게 벼락처럼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이야기한다. 남한을 점령한 미군정은 일본인 판검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고 조선인 법률가로 그 자리를 채웠다.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들과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은 이른바 자격자로서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래가 보장되었던 이들의 임용과정에서 친일경력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맥과 운이었다. 삼팔선 이북지역에서 해방을 맞이한 판검사들은 월남시기에 따라서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했다.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거에 불법화시킨 1946년 5월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을 이야기 한다. 조선정판사'위조지폐'사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일사건이 아니었다. 조선정판사 사건에 앞서 우리 법조계는 '김계조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김용무 대법원장, 이인 대법관 등 한민당 세력이 장악한 법원과 검찰은 첫 판검사 임용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았다. 오승근 판사, 백석황 검사로 대표되는 좌익 또는 중도성향의 법률가들은 '김계조 사건'을 계기로 이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5부는정부수립을전후해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좌익 관련 사건을 다룬다. 1947년 12월 '사법기관 내의 남로당 프락치'로 구속된 남상문 홍승기 서범석 등 이른바 '적색 사법관' 사건,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진압의 한복판에서 군경에 학살된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 사건, 1946년 7월의 서울지방검찰청 김영재 차장검사 사건, 그해 12월의 2차 '법조프락치'사건, 1950년 3월의 이홍규 검사 사건 등은 좌익을 박멸해야 한다는 극우세력의 편집증적 집착과 권력욕구가 만들어낸 '관제 빨갱이'의 대향연이었다. 이 책은 남쪽 출신과 북쪽 출신의 지역적 갈등도 이 사건들의 조작과 과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6부는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김병로 대법원장, 김갑수 내무부차관 같은 극소수의 고위직 법조인들은 비교적 빨리 피란길에 올랐다. 유병진 판사, 오제도 선우종원 검사 같은 월남민 출신들도 본증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한강을 넘었다. 피란 중에 김갑수, 오제도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그 '처리요령'을 만들어 부역자 처벌을 준비했다.

7부는 이른바 '이법회'또는 '의볍회' 문제를 발굴함으로써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버린 까닭이었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 응시사실만 있으면 모두 합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은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법회 구성원들이 그경력을 감췄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프롤로그만 간단하게 적어도 많은 분량이다.1932년도 월급에 대한 대목만 옮겨 보았다.

 

국내 독립운동이 혹한기를 맞아 지하로 들어간 대신, 경성을 중심으로 '모던'의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 1932년 4월 경성제대를 졸업한 김영재는 일단 취업부터 해야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재학시절에 이미 결혼한 김영재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딸려 있었다. 화려한 학벌이었지만 대공황 직후의 조선에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해 5월 15일 김영재가 찾아 들어간 직장은 경기도청이었다. 월급 65원을 받는 '고원(雇員)' 자리였다. 관청에서 임금을 받고 사무를 돕는 고원으로 일하다보면 판임관에 해당하는 '속(屬)'이 될 수 있었고 오래 근무하면 고등관 승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성 제대의 많은 졸업생들의 법원의 서기나 지방관청의 하급관료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관립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하급관료인 판임관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행정부로 갈 경우에는 고원부터 시작해야 했다. 똑같은 고원이라도 학력에 따라서 초임월급이 달랐기 때문에 경성제대 출신 김영재가 받은 65원은 동일직급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중등학교를졸업한 조선인의 고원초봉은 30원, 전문학교를 졸업한 조선인은 40원, 일본의 사립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45원에 불과했다. 월급 65원의 경기도청 고원은 당시 조선 상황에서 결코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 p4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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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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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글은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이다. 누구보다도 인간의 나약함과 위선을 통렬하게 들여다보았고, 그 파편을 고스란히 글에 남겼다. <인간실격>,<사양>,<달려라 메로스>같은 작품들은 그가 시대의 격랑 속에서 얼마나 처절하게 자기 자신과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심리적 자화상이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하여 어린 시절부터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사양>몰락한 귀족 가문의 의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가즈코의 1인칭 시점으로, 그녀의 내면과 독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대와 개인, 개인과 개인 내면의 갈등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작품은 발표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고통과 상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확신하고 싶다.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 것이다.p27

 

<인간실격>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고독과 정체성 상실을 탐구한 작품으로, 주인공의 삶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타인 앞에서의 자아’‘자기 자신과의 대면등 현대 사회에서 흔히 겪는 내적 갈등과 소외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세상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사람들의 집합을 뜻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세상이라는 것의 실체는 도대체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가.p48

 

<어쩔 수 없구나> 매우 짧고 위트 있는 문체와 대비되는 주제로, 전쟁 중 피난민과 농민의 대립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풍자적인 톤으로 그려낸 단편이다. 사교적인 만남 자체를 꺼리는 성격의 주인공은 의사의 초대가 불편했다. 초대에 응하기보다 약간의 핑계를 대는 것으로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고독을 강조한다. 결국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갈등과 고독을 다시금 돌아보고, 그것을 성찰의 기회로 삼도록 안내한다.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시골 농민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훌륭하게 갱생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p66

 

<달려라 메로스>는 전후 일본 문단에서 다자이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단편으로, 약속과 신뢰라는 주제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폰실러의 시 <인질>에서 영감을 받아 재구성하였다. 메로스의 여정은 단순한 여정은 단순한 우정과 용기의 서사가 아니라, 개인의 신념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시험받고 성숙해지는지를 보여준다.

 

걸을 수 있다. 가자, 육체의 피로가 회복됨과 함께, 비록 조금이나마 희망이 생겨났다. 그것은 의무를 완수하려는 희망이다. 내 몸을 희생해서라도 명예를 지키려는 희망이다.p118

 

<앵두>는 다자이 오사무의 섬세한 필체로 가족 간의 사랑과 갈등, 부모의 책임감과 무력감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인 아버지의 내면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인간의 연약함과 가족의 본질을 향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품 속 아버지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셋째 형 이야기> 가족 간의 유대와 예술적 열망,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감정을 서술하였다. 셋째 형의 허세와 유머, 예술적 열정으로 가득 찬 삶을 조명하던 이야기에서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형의 내면이 섬세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셋째 형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동시에 삶과 예술, 고독이라는 주제를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늙은 하이델베르크>는 자신이 들렀던 여행지를 회상하는 주인공을 통해 사랑과 상실, 그로인해 형성된 정체성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다. 돈은 없지만 젊음이 있던 그 시절 경험한 일들은 금은보화로도 살 수 없는 보물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기억 속 장소, 시간이 만든감정의 변화, 그리움과 상실 속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자기 존재, 내면과 추억 속 외면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거리를 걸어도 과거의 향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미시마의 색이 바랜 것이 아니라, 내 가슴이 늙고 말라버려서 그곳이 의미없게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p219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 인간의 고독과 절망을 깊이 탐구한 작품들은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삶에 지친 날, 이 책의 문장 하나가 마음을 붙잡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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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을 넘은 새 특서 어린이문학 14
손현주 지음, 함주해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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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의 아동 브랜드 특서주니어 [유리창을 넘은 새]가 출가되었다. [가짜 모범생]의 작가 손현주의 환경 동화로, 도시 외곽 작은 숲에 둥치를 튼 유리새 가족의 이야기다.

 

유리새는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을 이겨 내고 분진 속에서 아기 새들을 보호한다. 어미 새는 먹이를 구하러 둥지를 비울 때마다 나무가 베일까 봐 염려됐다. 여름 내내 숲이 우거지고 다양한 벌레들이 살았던 숲은 맑은 공기로 가득 찼고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어 참 좋았다.

 

공사장이 많이 생기면서 새들이 숲을 떠났지만 둥지를 옮겨 다니면서 새끼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떠날 수는 없었다. 숲이 사라지고 도심으로 날아오는 새들이 많아지자, 신선한 먹이를 구하는 일도 경쟁이 심해졌고 게으름을 피우면 종일 굶어야 했다.

 

어느 날, 아기 새들은 잿빛 먼지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고, 분진을 덮어쓴 어미를 알아보지 못해 무서워했다. 유리새는 비오는 날의 흙과 나뭇잎에서 나는 향기를 좋아했다. 흙먼지가 씻겨 나간 나무껍질 속의 습한 향기는 어릴 적 숲에서 맡았던 냄새였다.

 

천적인 까마귀가 아기 새를 덮치려 할 때 먹을 곳으로 인도하였다. 유리새는 아기 새들을 두고 먹이를 찾는 동안에도 마음 한구석이 무겁고 불안했다. 아직 새끼들에게 나는 법과 먹이 구하는 법을 가르쳐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날개를 펄럭이며 날 준비를 하는 아기 새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나는 연습을 시켰다. 막내 새는 날고 싶지 않다고 울상이 되었지만 나중에 둥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다음은 먹이를 찾는 법을 알려주었다. 벽 아래 덤불 속에 열매와 벌레들이 숨어 있었지만 지금은 시멘트뿐이어서 먹을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아기 새들은 하루 종일 벌레를 찾아 헤매다 자기 힘으로 작은 벌레를 잡았다고 환호했다.

 

어미 새는 여기를 떠나는 게 두려워 하는 아기 새들을 격려하며 세 마리의 새끼들을 하나하나 부리를 쓰다듬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더 이상 먹이를 구하러 종일 날아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잠시 쉬어도 된다는 걸 알았지만 또 다시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새는 둥지를 떠나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편백 향기를 따라 날아갔지만 편백 테라스 바닥으로 떨어졌다. 통유리창 안쪽에 있던 숲은 인공 조형물이었다. ‘아가들아, 너희는 나처럼 되지 말고, 이 도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꼭 배우렴.’ 숲에서 부는 바람이 유리새의 바스러진 깃털을 쓰다듬었다. 마지막으로 무거운 눈을 조용히 감았다.

 

저자의 신도시 작업실 큰 통창으로 작은 숲이 보였다. 어느 날 테라스에 나가 보니 작은 새가 죽어 있었다. 새들이 통유리에 비친 하늘과 나무를 실재의 공간으로 착각해서 부딪친 거였다. 새의 죽음으로 마음이 오랫동안 무거웠다. 산책할 때마다 나무를 올려다보는데 가끔 새 둥지들이 보이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 편안했는데 재개발이 되면 저 많은 나무들이 또 사라지겠지. 사람뿐이 아닌 새들도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겠구나 이런 생각들이 떠올라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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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제국 가는 길에 상상력 좀 키웠습니다 - 과학 선생님들의 스승 권재술 교수의 사(思)차원 수업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20
권재술 지음, 김우람 그림 / 특별한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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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와 만화, 그리고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차원이라는 추상적이고 낯선 개념을 청소년 독자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플랫랜드, 외계 생명체, 웜홀, 다중우주, 블랙홀, 그리고 미래 문명 태양제국까지, 다양한 주제를 과학적 상상과 사고 실험을 통해 풀어내며 독자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질문은 언제나 현실을 확장하고, 과학은 그 가능성을 검증한다. ‘상상하며 묻고, 과학으로 따져 본다는 방식으로 권재술 교수가 펼쳐 보이는 우주급 상상의 여정을 담아냈다.

 

, , , 입체는 모두 점으로부터 만들어졌지만, 그 특성이 아주 다르다. 점은 길이도, 넓이도, 부피도 없지만, 점이 만든 선은 길이가 있고, 길이는 있지만 넓이가 없는데, 선이 만든 면은 넓이가 있고, 면은 넓이는 있지만 부피는 없는데, 면이 만든 입체는 부피가 있다.

 

플랫랜드 사람들은 모두 납작하다. 남자나 여자나 그냥 납작한 게 아니라 그림자처럼 완전히 두께가 없이 납작하다. 서로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고 박수도 칠 수 없고 박수 대신 손을 흔들거나 심하면 손으로 배나 다리를 때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히 3차원이지만 정말 3차원일까? 과학자들에게 매우 흥미롭고 심각한 질문이기도 하다. 아직 이 대자연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원자나 소립자 같은 미시세계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누구나 믿는 외계인, 정말 있을까? 과학자들은 왜 아무 증거도 없이 보지도 못한 외계인이 있다고 믿을까요? 아직까지 외계인을 본 과학자도 없고, 그들을 만난 과학자도 없다. 그런데도 대부분 외계인이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 지구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 권력, 명예, 그럴수도 있지만 아마도 사랑이 정답 아닐까.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에, 친구 간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외계인도 성별이 있을까. 종족을 번식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하는데 무정생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암수 없이 자손을 퍼트리는 방식 말이다. 만약 사랑을 모르는 외계인이라면 그들의 감정은 어떨까, 슬픔, 기쁨이라는 감정도 있을까 궁금해진다.

 

UN보다 더 크고 강력한 체제가 필요해진 인류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지구의 모든 나라를 통합하는 제국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제국의 이름은 태양제국이다. 태양제국의 탄생은 우주적 사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앞으로 태양계를 벗어나 은하계 전체로 퍼져 나가는 그 첫 시작이었다. 화성에는 지구처럼 물과 대기가 풍부한 행성이었다. 어쩐 일인지 물이 사라지고 대기도 아주 희박하게 조금만 남아 있게 되었다.

 

태양제국은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을까? 21세기 지구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최초로 이런 아이디를 제안했다. 다이슨 구라고 하는데 태양궤도에 태양광 발전 인공위성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1억 년, 10억 년 뒤의 이야기를 상상해보면 긴 세월이지만 태양계가 탄생한 것이 50억 년전,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것이 138억 년 전임을 생각하면 짧은 것이다. 옛날에는 우주를 여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빨리 가는 우주선을 만들까 고민했지만, 지금은 빨리 가는 우주선이 아니라 공간을 휘게 만들어서 거리를 단축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저자는 상상력은 무한대라고 하였다. 호기심과 질문만이 우리를 저 먼 미래로 데려갈 수 있다. 현실 가능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의 마지막 날,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까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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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여우사냥
권영석 지음 / 파람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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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여우사냥]1895108일 새벽 일본 군인과 특파기자들에 의해 고종의 중전 민씨가 살해되었다. 소설은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있지만 101일부터 암살 당일까지의 일주일간을 소설로 재구성한다. 저자는 연합뉴스 기자로 활약했고 역사적 사실을 꼼꼼하게 수집했다.

 

을미사변 130주년, 그날 새벽의 전모를 밝히는 이야기에 가상의 인물 유학파 이명재와 여인 우메코, 친분이 있는 유길준이 있다. 유길준과 중전 민씨는 적대하는 사이다. 이토에게 지령을 받는 아다치 겐조는 한성신보 사장이고 암살 계획의 핵심 인물이다.

 

조선은 십년 동안 청나라의 속국이었다가 다시 일본의 속국이 되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이명재는 귀국하여 중전 민씨의 경호대장이 되었다. 고종과 중전 민씨의 거처인 건청궁과 외부를 비밀 통로로 연결해 탈출로를 만들자고 건의하여 지하통로를 만들고 있었다.

 

임오군란, 군인들과 백성들은 분노했고 중전을 죽이려 혈안이 되었다. 민응식 대감 집에 숨어 있던 민씨를 찾아온 이가 진령군이다. ‘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괘를 내놓고, 고종에게 청나라 군대를 불러들이라는 밀서를 보내게 했다. 대원군은 끌려가고 중전 민씨는 권력을 장악했다. 진령군과 중전 민씨 두 여인은 조선을 망하게 한 역사적 죄인이었다.

 

한성신보 사장 아다치 겐조는 여우사냥작전 개시했다. 미우라 공사와 베베르 공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아디치는 사람을 죽일 자신이 없었다. 동학농민군 대학살의 명수, 살인 전문가 수식어가 붙은 미야모토 소위를 내세우기로 한다.

 

아다치는 중전 민씨의 사진을 구하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이명재를 없애는 건 미루기로 하였다. 일본 유학 중 다쳤을 때 만났던 우메코를 이용하였다. 화가인 우메코는 사람을 한 번 보면 바로 초상화를 그릴 수 있었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면서 운명은 급변했다. 경복궁을 진격해 갑오왜란을 일으켰다. 유길준은 조선의 문명개화를 위해서 고종과 중전 민씨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길준은 일본의 힘을 빌리자고 하였고 이명재는 백성과 함께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전 민씨가 말하는 친일과 친러는 외교가 아니었다. 자주성을 결여한 사대주의에 가까웠다.

 

미우라가 조선에 부임한 목적은 여우사냥 작전의 성공적 완수였다. 개요와 시간대별 행동 요령, 각자의 임무를 전달했다. 그 뒤에는 대원군이 권력을 되찾기 위해 일으킨 쿠데타로 몰고 가면서 민비 시해는 대원군이 고용한 자객의 소행으로 포장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세 가지 정책 의견이 있었는데, 일본 단독의 조선 식민지화 정책이고 서구 열강과의 공동 통치 방안과 일본과 러시아가 조선을 분할통치하는 방식이었다. 중전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외부인에게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국왕은 매일 술판이었다. 이명재의 인내심도 한계에 봉착하여 쓴소리를 했다. 민씨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쓸데없이 참견 하는 사람이라고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친일내각에 대한 대반격을 개시했다. 친일파 대신들을 하나씩 잘라내고, 그 자리를 민씨 척족과 친러파로 채웠다.

 

언론이란 권력을 비판하는 것이 본연의 기능, 아다치는 조선 왕실과 보수파 대신들의 비리와 부패를 폭로하며, 개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성신보 창간 1주년 만찬 행사장에 중전 민씨가 나타나지 않자 창간 1주년 특집으로 한성신보가 중전마마를 인터뷰하는 기회를 달라고 한다.

 

유학 시절 일본 첩자를 잡으려 잠복하고 있다가 칼에 맞은 이명재는 어느 집 담장을 넘었고 아름다운 여인 우메코가 지혈을 해주었다. 잊지 못한 여인이었는데 아다치는 두 사람의 연정을 이용했다. 우메코는 화가이고 초상화를 아주 잘 그린다. 특별 인터뷰가 성사되면 우메코 기자도 동행할 것이고 왕비의 얼굴을 확인하고 초상화를 준비하려는 속셈이었다.

 

실존 인물인 아다치 겐조는 일간지 <한성신보> 사장을 맡고 있다. 조선 침략을 부르짖으며 오래 전부터 조선어를 공부했으며, 이명재의 전략을 역이용, 중전 민씨 암살 계획을 세운다. 실제 역사에서 아다치는 중전 민씨 암살 성공 직후 일본으로 도주한 뒤 일본 정계의 거물로 승승장구한다.

 

[작전명 여우사냥]은 을미년 민씨 암살 사건이 단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윤, 김 부부의 합작 내란 쿠데타가 진압된 이 시점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국내외 정세를 은유 또는 연상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임진택은 추천사에 남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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