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부만 보내준다는 말에 얼른 신청을 하였다. 완성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왔는데 책을 펼쳐보고 한 번 놀랐다. 가제본에는 4부까지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읽다보니 재미도 있다. 불운했던 시대의 법조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 읽다가 그만 두었던 태백산맥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저자 소개: 김두식》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군법무관,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변호사로 일했다. 코넬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LL.M.)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을 비롯해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공부 논쟁』(공저) 등 몇권의 책을 썼다.

 

프롤로그
한국 현대사에 정통한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나온 이름의 태반은 금시초문일 것이다. 이들은 해방을 전후한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인재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철저하게 망각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법조계만큼 종사자들의 자서전이 많은 직역도 드물다. 그러나 해방공간에 관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좌익과 중도에 속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그나마 남아 있는기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좌익경력을 가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과거에 대해 철처히 함구했다.(중략)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 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간단하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1부는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탐구했다. 바로 제1법률가군 이야기다. 안동지역 유수의 독립운동가 가문과 친일 가문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당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다들 빈곤한 시절이었으므로 합격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을 역경의 승리자로 포장하고 싶었겠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고등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면장집 아들이 많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최상층부에 속했다. 부잣집 출신일수록 상급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시대다.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 받았으나 해방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협 출신들의 삶을 다뤘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허헌 변호사의 인생을 살펴보았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변호사의 아버지 격이던 허헌은 해방후 좌익과 중도진영의 지도자로 변신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왼쪽으로 기울게 된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해방공간 좌익진영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부는 해방으로조선인 법률가들에게 벼락처럼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이야기한다. 남한을 점령한 미군정은 일본인 판검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고 조선인 법률가로 그 자리를 채웠다.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들과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은 이른바 자격자로서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래가 보장되었던 이들의 임용과정에서 친일경력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맥과 운이었다. 삼팔선 이북지역에서 해방을 맞이한 판검사들은 월남시기에 따라서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했다.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거에 불법화시킨 1946년 5월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을 이야기 한다. 조선정판사'위조지폐'사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일사건이 아니었다. 조선정판사 사건에 앞서 우리 법조계는 '김계조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김용무 대법원장, 이인 대법관 등 한민당 세력이 장악한 법원과 검찰은 첫 판검사 임용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았다. 오승근 판사, 백석황 검사로 대표되는 좌익 또는 중도성향의 법률가들은 '김계조 사건'을 계기로 이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5부는정부수립을전후해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좌익 관련 사건을 다룬다. 1947년 12월 '사법기관 내의 남로당 프락치'로 구속된 남상문 홍승기 서범석 등 이른바 '적색 사법관' 사건,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진압의 한복판에서 군경에 학살된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 사건, 1946년 7월의 서울지방검찰청 김영재 차장검사 사건, 그해 12월의 2차 '법조프락치'사건, 1950년 3월의 이홍규 검사 사건 등은 좌익을 박멸해야 한다는 극우세력의 편집증적 집착과 권력욕구가 만들어낸 '관제 빨갱이'의 대향연이었다. 이 책은 남쪽 출신과 북쪽 출신의 지역적 갈등도 이 사건들의 조작과 과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6부는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김병로 대법원장, 김갑수 내무부차관 같은 극소수의 고위직 법조인들은 비교적 빨리 피란길에 올랐다. 유병진 판사, 오제도 선우종원 검사 같은 월남민 출신들도 본증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한강을 넘었다. 피란 중에 김갑수, 오제도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그 '처리요령'을 만들어 부역자 처벌을 준비했다.

7부는 이른바 '이법회'또는 '의볍회' 문제를 발굴함으로써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버린 까닭이었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 응시사실만 있으면 모두 합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은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법회 구성원들이 그경력을 감췄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프롤로그만 간단하게 적어도 많은 분량이다.1932년도 월급에 대한 대목만 옮겨 보았다.

 

국내 독립운동이 혹한기를 맞아 지하로 들어간 대신, 경성을 중심으로 '모던'의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 1932년 4월 경성제대를 졸업한 김영재는 일단 취업부터 해야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재학시절에 이미 결혼한 김영재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딸려 있었다. 화려한 학벌이었지만 대공황 직후의 조선에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해 5월 15일 김영재가 찾아 들어간 직장은 경기도청이었다. 월급 65원을 받는 '고원(雇員)' 자리였다. 관청에서 임금을 받고 사무를 돕는 고원으로 일하다보면 판임관에 해당하는 '속(屬)'이 될 수 있었고 오래 근무하면 고등관 승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성 제대의 많은 졸업생들의 법원의 서기나 지방관청의 하급관료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관립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하급관료인 판임관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행정부로 갈 경우에는 고원부터 시작해야 했다. 똑같은 고원이라도 학력에 따라서 초임월급이 달랐기 때문에 경성제대 출신 김영재가 받은 65원은 동일직급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중등학교를졸업한 조선인의 고원초봉은 30원, 전문학교를 졸업한 조선인은 40원, 일본의 사립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45원에 불과했다. 월급 65원의 경기도청 고원은 당시 조선 상황에서 결코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 p4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개산 패밀리 4 특서 어린이문학 9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특별한서재의 아동 브랜드 특서주니어의 [천개산 패밀리]시리즈 4권이다. 저자의 확장된 넓고 깊은 창작의 세계에서 돋보이는 상상력으로 권마다 숨겨진 복선, 반전을 선사하면서 동화적 가치를 놓치지 않는 글은 이야기의 힘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대장~천개산 산66번지의 대장

뭉치~천개산에 합류한 새 가족 철없는 어린 강아지

파도~떠돌이 개로, 침을 질리 흘리는 누런 개가 대장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

무적이~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 비열하고 교묘하다.

번개~ 진돗개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개 친구들을 챙기는 다정한 성격

용감이~ 개 농장에서 탈출한 이름이 없는 개였지만, 친구를 구해낸 후 용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미소~ 똥 더미 위에 묶여 있다가 대장과 번개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착하고 여린 심성을 가졌다.

 

천개산에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들개들이 모여 살면서 가족처럼 지낸다. 천개산에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려다 사건사고에 휘말리고, ‘바다의 죽음을 겪기도 한다. 떠돌이 개들의 대장이 되려는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와 맞서고 새로운 식구가 된 뭉치와 위기를 넘기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가는 천개산 패밀리가 있다.

 

시내에 떠돌이 개들이 언젠가부터 둘로 쪼개졌다.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무적이)가 대장이 되려고 한다. 파도는 누런 개가 대장이 되는 거 반대라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파도가 제일 잘한 것 중에 하나가 뭉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다.

 

무적이가 원래부터 잘하는 것은 먹을 걸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낚아채서 도망치는 것이다. 떠돌이 개들에게 그걸 본격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약한 사람들을 골라 할아버지나 할머니 아이들에게 겁을 주며 먹을 걸 빼앗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자기가 대장이 되면 모두 배불리 먹고 살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천개산 개들이 나섰다. 시내에 사는 떠돌이 개들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열심히 방해 운동을 해야 한다. 대장은 시내에 내려가면 조심하고 먹을 걸 구하지 못해도 빼앗거나 훔치지 않는다는 규칙은 꼭 지키라고 당부했다.

 

누런 개는 용감이와 미소를 보고 못 먹어서 꼴이 더 불쌍하게 변했다고 빈정댔다. 무적이 옆에 까망이라는 개가 편의점에서 나오던 아이에게 달려들어 삼각김밥을 낚아챘다. 그 아이가 누런 개랑 똑같은 개로 생각하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용감이가 잡혔을 때 삼각김밥을 빼앗긴 아이(서형)가 나타나 도둑개라 아니라고 말했지만 뻥 튀기 아저씨는 떠돌이 개는 다 잡을 거라고 묶어 두었다. 그러나 뻥 소리가 날 때 풀어주면서 도망치라고 하였다.

누런 개가 까망이와 회색 개에게 턱짓을 하자 족발집 주인에게 달려들어 족발을 입에 물고 시장 밖을 향해 내달렸다. 그 족발을 번개가 물고 뛰었다. 번개는 이렇게라도 해서 방해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비밀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패밀리들은 예전에 누런 개가 거짓말로 대장을 닭장에 갇히게 한 것처럼 번개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대장이 행동을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번개는 멋대로 일을 벌이고 있었다. 오늘부터 먹을 건 나와 용감이, 미소가 구해 온다고 대장이 말했다. 그러나 번개 성격이 가만히 있지 못하니 불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용감이를 구해준 서형이가 어떤 아이에게 삼각김밥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을 보고 뺏은 아이에게 내놓으라고 으르릉 댔다. 서형이 앞에 내려놓으면서 앞으로는 먹을 거 뺏기지 마라고 말했다. 서형이가 알아들을 리는 없다. 하지만 말해 주고 싶었다.

 

용감이가 대장을 기다리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나던 버벅, 끼이익소리가 궁금했다. 혹시 번개를 가둔 것은 아닐까 박스를 뒤져 보니 번개가 묶여 있었고 밤새도록 문을 열려고 땅을 파서 그런지 발은 피투성이었다. 그때도 서형이가 와서 도와주었다. 누런 개 무리 때문에 이곳 떠돌이 개들 모두가 사람들의 적이 되었다. 사람들 눈에는 다 똑같은 개들일 테니까 이러다 모두 떠나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저자는 천개산에 들어온 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의지하고 아끼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가고 있었고 어렵고 힘든 때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 줄 줄 알고 넉넉하지 않는 먹을거리를 진심으로 양보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대장이 있었다고 말한다. 힘만 세다고 대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슬기롭고 지혜롭게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대장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미호 식당 5 : 안녕 기차역 특서 청소년문학 4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 베스트셀러 [구미호 식당]의 다섯 번째 이야기인 [안녕 기차역]을 출간했다. 책에는 세 사람이 나오는데 미리를 되찾으려는 시연의 내용이 주로 다뤄진다. 강아지를 살리려는 연수 언니, 어린 아들을 찾아다닌 아저씨는 각자의 사연을 품고 666기차에서 만났다. 세 사람은 자신들의 선택을 되돌릴 수 있을까?

 

가장 후회되는 선택이 있나요?

당신을 선택의 그날로 보내드립니다!

 

미리가 세상을 떠난 후, 그리움에 미리 휴대폰 번호로 문자를 보내던 시연에게 한 통의 답장이 도착한다. [혹시 당신의 선택 중에 되돌리고 싶은 게 있나요? 당신이 선택했던 그날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불사조를 꿈꾸는 구미호 달호는 시연의 하루를 가져가는 대가로 가장 후회되는 선택을 한 날로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해온다. 고민 끝에 시연은 미리를 보낸 후 수십 번씩 후회했던 428일로 돌아가게 된다.

 

증호는 달호가 구미호 세계에서 소문난 사기꾼이라고 한다. 죽은 자와 연관된 선택은 되돌릴 수 없고 살아 있는 자와 연관된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달호는 식지 않은 피를 원하는 대신 산 자의 행복했던 시간을 원한다고 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가라앉았던 작은 어선에 세 명 중 한 명은 구조했지만 두 명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한 명이 아저씨 아들이었다. 석 달전의 일이었고 날마다 그 자리에 가서 목이 터져라 선후를 불렀다고 한다. 그날로 돌아간다면 아들이 백수로 살면 어떤가 취업을 위해 배를 타지 말라고 말리겠다고 한다.

 

대복이는 연수 언니가 키우는 강아지였는데 심장병이 있었다. 이빨을 일곱 개나 한꺼번에 뽑았다고, 잇몸이 좋지 않아 나이가 더 들면 마취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하자고 했다. 대복이가 이빨을 뽑고 기침을 심하게 하였지만 오래도록 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과는 달리 폐에 물이 찼다. 수술을 하기에 심장이 튼튼하다고 주사를 맞지 않고 약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퇴원을 하고 강아지가 숨을 이상하게 쉬면서 병원으로 갔지만 그날 떨어지지 않으려고 산소방에서 유리벽을 긁으며 소리쳐 울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시연은 이온이와 눈이 마주쳤지만 아무 관심도 없었다. 모르는 아이와 엮이는 게 싫었다. 이온은 눈이 마주쳤고 내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내가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연은 스스로 아이들을 멀리하는 왕따였지만 이온이가 시키는 일을 했다. 이온이와 유재가 사귀는 사이였다. 유재 휴대폰을 몰래 갖고 오는 일이었다. 유재가 회장이었는데 회장단 단톡방에 글을 하나 올리면서 일이 커지게 되었다. 미리라는 친구는 이온이가 고용한 알바라고 한다. 대체 무슨 말일까. 이온이와 여러 친구들이 얼켜서 풀리지 않을 때 시연은 결석을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 와중에 가출한 오빠에게서 연락이 오고 엄마에게 알리지 말고 돈을 부쳐달라고 부탁한다.

 

미리라는 친구가 시연에게 다가와 자신을 알바로 쓰라고 한다. 미리는 유재와 동주 알바를 뛴 적이 있는데 고용주의 비밀은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알바를 하나 의아하면서 책을 읽었다. 작가가 만들어 낸 이야기일까 궁금해진다.

 

엄마는 오빠가 집을 나가고 매일 울고 있었다. 오빠한테 연락이 왔었는데 잘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가방을 챙기다 오늘은 그날이기도 했다. 엄마에게 동창회는 가더라도 노래방은 가지 말라고 당부한다.

 

미리는 알바비 줄 돈 없으면 무료로 해준다고 했다. 시연은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잘해낼 수 있으니 유재 휴대폰을 훔친 걸로 결론이 나고 그 꼬리표를 계속 달고 다닌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선택을 돌려놔야 했다. 미리를 바라보며 네 손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미리는 고백이니? 알바 친구만 있지만 진짜 친구 한 명 있으면 좋겠다며 우리 친구하자고 한다. 시연은 친구가 되면 안 돼라고 한다. 루리백화점 사건을 말해주려고 마음먹었다.

 

기차가 도로 안녕 기차역에 멈췄다. 연수 언니는 대복이를 만났고 시연이도 미리를 만났다고 말한다. 증호가 준 선물이 이것 같다. 무수히 많은 이들이 무수히 많은 사연들로 후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안녕 기차역 마지막 부분에서 말한다. 그날의 선택이 최선이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고.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 베스트셀러 [시간을 건너는 집1.2],[너만 모르는 진실]의 김하연 작가의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은 실존하는 삼현여중의 추리소설 창작반을 모티브로 탄생한 소설이다. 작가가 직접 담당 선생님, 부원들을 인터뷰하며 포기를 모르는 두 여중생의 모습을 그려냈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소설의 주인공 지은은 타인과의 대화가 어렵고, 특히 농담과 진담을 구별하거나 말에 담긴 숨은 뜻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지은이가 택한 방법은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노트북에 기록하는 것이었다. 추리 소설이 뭔지도 모르고 추리 소설 창작반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박수아 선생님은 다음 시간에 배우기도 하겠지만 영 자신이 없다면 실제 범죄 사건을 꼼꼼히 조사해서 소설처럼 써보라고 한다.





2년 전, 진송 초등학교 화재 사건은 영자 할머니가 범인이라고 했다. 지은이 할아버지와 순길, 영자 할머니는 만학도로 신입생이었다. 영자 할머니가 피운 담배로 화재가 났고 할머니는 치매도 있고 지금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지은은 동아리원 해영과 함께 진송 초등학교 화재 사건을 소재로 추리 소설을 쓰기로 했다. 화재 사건을 검색하고 기사를 복사해 제목을 달았다. 화재가 났을 때 여름 방학을 맞아 진송 별빛 캠프가 열리는 날이었다. 지은과 해영은 예나 어머님, 교장 선생님, 김동석 선생님, 화재조사관님, 리조트 위원장 등 차례로 만나보았다. CCTV 영상을 보다가 영자 할머니 신발을 주목했다. 할아버지 말씀은 영자 할멈은 담배를 발로 끄지 바로 던지지는 않는다. 그날은 선물 받은 새 신발을 신었다고 말했다.

 

캠프가 있던 날, 영자 할머니 손자 시우는 할머니와 같이 자고 있어서 범인이 아니라고 했다.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신발이 다르다는 건 다시 수사를 시작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을까. 들어올 때는 없었던 우편함에 담배꽁초와 협박 편지가 놓여 있었다. 같은 날 할아버지 집 창고에 불이 났다. 지은은 범인이 불을 지른 게 맞다면 이 일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영자 할머니한테는 죄송하지만 가족이 더 중요하니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추리 소설반을 탈퇴시켜 달라고하자 선생님 말을 듣고 그대로 했던 네 끈기가 마음에 든다고 하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만족스러운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끝까지 붙잡고 있는 끈기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석 선생님은 예전에 읽었던 추리소설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이야기는 범죄 사건이 벌어지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다고. 많은 일이 얽히고 설켜서 결국 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진짜 범인이 있는 것 같다. 지은과 해영이 정한 암호는 신박하다. 혹시 위험에 처할때를 대비해 암호를 정해두었다. 전화나 문자로 순대 일 인분!’으로 말이다. 지은이는 마지막에 사고를 당했지만 그곳에서 배운 점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미루지 않는 것이다.

 

동아리 회원들은 소설 한 편씩 써냈고, 오지은 작품을 표제작으로 하기로 했다. 회장 강지안은 명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집념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범인이 누구일까 마음을 졸이다 이런 반전에 놀랐다. 친절한 사람의 이미지였는데 이럴수가,

 

우리 삼현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이 청소년 소설의 모티브가 된다니! 아이들과 선생님은 설렜다. 책에 등장하는 발로 직접 뛰어다니며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은 이야기를 찾아가는 김하연 작가님이 아닐까요. 이가윤 교사는 추천사를 남겼다. 이 책은 소설 속, 창작반 청소년과의 만남이 모든 청소년과 어른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버터내는 삶의 힘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를 근간으로 인간 마음을 해부한 인간 심리 철학서로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팡세]라는 원문에서 현대인에게 인생의 지침 및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67개의 대표 구절을 선택하여 4개의 주제로 분류하여, [팡세]의 불어 원문과 함께 인간의 심리를 해부할 수 있는 쉬운 해설을 덧붙여 설명하였다.

 

파스칼은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때로는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신의 비참함을 인정하는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도 공감하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연대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철학은 생 그 자체의 자각이라고 말했다. 존재와 삶에 관한 사유, 명상, 철학적 성찰 등은 광활한 우주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내면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행복은 기적적인 물건이라고 했다. 행복은 나눌수록 더 커지는 기적을 가져온다는 뜻이다. 이는 행복이 이기적인 소유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와 나눔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자기 수용과 이해의 중요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은 모두 불완전하고, 때로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므로 삶의 복잡성과 모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파스칼은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식사, 숙면, 안전한 환경, 사랑과 안정, 성취감, 의미 있는 관계, 영적 만족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 이는 우리의 존재와 성장, 발전에 꼭 필요하며, 끊임없는 동기부여와 목표를 제공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많은 것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진정한 사랑, 깊은 우정, 직업적 성공, 사회적 명예 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빠른 결과만 추구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을 놓친다.

 

사람들은 관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소홀히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과 깊은 유대와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더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알아간다는 것은 모순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파스칼은 겸손과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의 지식과 이해에는 한계가 있으며,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무지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탐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파스칼의 주장과 부합하다.

 

우리는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며 아이들에게 배울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며, 단순한 것에서 기쁨을 찾고, 작은 일에도 만족을 느낀다. 아이들은 쉽게 사랑하고, 쉽게 용서한다. 감정에 솔직하고, 숨기지 않는다.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현재 중심적 태도를 보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파스칼은 자신을 과시하는 태도는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며,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겸손한 태도는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존경과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파스칼의 강 속에 앉지 말고 위에 앉아야 한다는 말은 우리가 주위의 변화나 흐름에 너무 휩쓸리거나 깊이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은 단순한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사유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하고자 한다. 인간이 단순히 육체적 요소의 집합체가 아니라, 생각과 의식을 가진 고유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손과 발, 머리가 없는 사람은 상상할 수 있어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상상할 수 없다는 파스칼의 말은 그 자체로 인간이 지닌 고유하고 특별한 가치를 보여준다.

 

파스칼은 진정한 친구를 얻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을 공정하고 도덕적으로 대우하며, 서로에게 신뢰를 보여 주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정한 친구는 우리 삶에 깊이 파고들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신뢰를 주는 존재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한다.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 마음을 해부한 인간 심리 철학서로 모든 이가 한 번쯤 읽어야 할 필독서인 것은 분명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