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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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생 이모작으로 1인 출판사를 낸 대표이자 작가이다. 전작 [1인 출판사 수업]은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후속 작품이라고 하였다. 요즘은 동네서점이나 북카페가 많이 눈에 띈다. 책을 읽으면서 출판사를 낼 엄두는 못 내지만 1인 출판사의 하루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1인 출판 6년 차인 세나북스 대표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이라도 쉽게 출판사로 정착하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1인 출판사는 헐헐단신, 혼자라면 해볼 만하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젊을 때 도전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였다. 저자는 오랫동안 IT 기업에 다니다 1인 출판사로 직업을 바꾼 과정과 출판사를 하려면 마음의 준비를 어떻게 하라는 조언도 담았다.

 

많은 사람이 1인 출판, 1인 출판사에 관심을 가지는지 알게 되었다. 저자는 1인 출판사를 하면서 낮에 두 세 시간 자고, 아이들이 자는 밤부터 새벽까지 일을 한다. 패턴은 자주 바뀌지만 아이들을 돌보면서 할 수 있어 좋다. 작가를 꿈꾸며 글쓰기 수업을 1년 듣고 필사 공모전에 도전도 했다. 책 읽고 글쓰기가 좋아서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오고 더 이상 쓸거리가 없어 하다 출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하며 그 행위 자체가 미치도록 즐거워야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가 미치도록 즐거운 사람은 언젠가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p90

 

1인 출판사라고 반드시 색깔을 가지고 특정 분야의 책만 출간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세나북스는 일본이나 일본어 관련 분야의 책을 내고 있어 아직은 능력 부족이라 좋은 원고를 놓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1인출판사 대표의 하루는 주문에서 시작된다. 10시 반 전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제 주문은 10분도 걸리지 않지만 가게를 지키는 사람들보다는 편하다는 생각도 한다. 저자가 이 일을 가장 좋아하고 계속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

 

작년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책이 갑자기 안 팔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세나북스가 책을 2~3개월에 한 권 정도 냈는데 구간이 안 팔리게 되니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래서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내야겠다 결심했다. 출판사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디자인 등을 외주를 맡길지 많이 고민한다. 편집과 디자인이 가능한 사람이 1인 출판사를 하면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 직접 책 디자인을 한다면 실력이 향상되고 비용이 절감 되고, 외주 작업을 하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각보다 좋은 품질이 안 나올 수도 있고 내지 디자인이 복잡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다른 일을 못 하는 단점이 발생한다.

 

택배 비용이 부담스러워 이벤트 도서 발송은 일반 우편으로 한다. 이 책도 일반우편이어서 우편함에 들어 있었다. 책을 읽다가 저자의 독백이나 (“안돼! 사실 지금도 책 만들고 홍보하느라 시간이 없는데!p169)솔직한 글이 좋다.

 

출판사에서 북클럽 운영, 전자책, 오디오북, 특별 한정판을 내거나 합본을 내는 등의 활동도 마케팅의 하나이다. 북 마케팅 방법은 새로 개발할 수 있고 남들이 하지 않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해보자. 이렇게 자세히 알려줘도 되나 할 정도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도 알려준다. 1인 출판사를 시작하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이 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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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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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튜더 작품 애니가 돌아왔다를 먼저 만났었다. 두 번째 작품으로 사전서평단 미공개 원고를 받아서 역시 단숨에 읽어보게 되었다. [디 아더 피플]복수하는 사람들이야기다.

 

주인공 게이브의 아내와 딸이 살해되었다. 프랜은 딸 에밀리를 데리고 도망을 다닌다. 휴게소 커피숍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케이티는 여자아이 사진 전단지를 돌리는 남자를 자주 보곤 하였다. 등장 인물들이 연관이 없을거 같지만 서로 얽혀있다.

 

게이브는 범인과 딸을 찾아나섰다. 3년 전 사건이 나던 그날 앞차에서 딸을 보았기 때문이다. 프랜의 딸 앨리스는 기면증이 있었다. 거울을 보면 누가 말을 거는 것 같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것이다. 후반으로 가서 이유가 밝혀지지만 읽는 내내 아이가 걱정되었다.

 

아내 제니가 죽임을 당한것도 있지만 장인 장모는 게이브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게이브가 어린 시절 저지른 범행 때문이었다. 실수로 소녀를 차로 치어 식물인간이 되었다.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조력자가 나오는데 이 작품에도 어김없이 나온다. 게이브에게 도움을 주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지만 사람을 쉽게 믿으면 안된다는 결론을 얻는다.

 

성서, 수첩, 다른 사람들, 다크웹, 앨리스가 배낭에 넣어둔 조약돌에서 나는 덜거덕 덜걱소리는 실제 들리지 않지만 공포심을 유발하는데 한몫하였다. 필요할 때 나타나 주는 사마리아인과 특히 샌드맨의 존재도 조약돌처럼 섬뜩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사마리아인을 검색 해보니 이스라엘 옛 수도 사마리아에서 따왔다고 한다.

 

증오가 인간을 잡아먹거나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헛소리였다. 증오는 가장 힘든 시기에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상심, 절망, 공포, 사랑과 용서는 온기를 제공할지 몰라도 로켓을 달나라까지 날리는 힘은 증오에서 비롯된다.p397

 

이 소설은 강렬한 장면들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문장은 짜릿하고 스릴이 넘친다. 각각의 심리 표현이 좋았다. 게이브의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자 스티븐킹이라 불리는 C.J 튜더 작품 [디 아더 피플]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결말을 보기 전까지 내려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짜릿함을 느껴볼 수 있는 스릴러 소설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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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범한 밥상 - 박완서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3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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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타계한 박완서 작가의 중단편선 대범한 밥상이다. 박완서 선생님은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작가로 불리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글에도 많이 나오는 한국전쟁은 작가님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1973년 작품부터 표제작 2006년 대범한 밥상 10편이 실려 있는데 선생님만의 특유하고 생생한 문체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정답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머니를 따라 부처님 앞에 지성을 드리러 절에 온 나는 만수향 연기에 통증을 참지 못했다. 6.25가 터지고 좌익운동에 가담하였던 오빠는 총잡이에게 맞아 참혹한 죽음을 목도하고 아버지는 빨갱이로 매를 맞아 죽어 행방불명으로 해 버렸다. 모녀가 삼킨 죽음을 이제는 그 이야기가 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20년 동안 간직한 한을 토악질하듯이 절에 위패를 모시고 오는 길이 얼마나 편안했을까<부처님 근처>

 

세 번째 결혼 신접살림을 하게 되어 이십여 년 만에 돌아온 서울에서 동창을 만난다. 남편은 일본과 기술제휴한 전자회사 사업을 한다고 꾸며낸다. 먹을게 없던 어린 시절 동생들과 풀을 캐러 들과 산으로 헤매는 게 일과였다. 엄마는 불파마를 시키고 양공주를 시키려한다. 누나는 굶건 말건 저의 배만 채우려는 동생들을 부양하기도 싫어 서른이 넘은 신랑의 후취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자식을 낳지 못해 실패한다. 두 번째 남편인 대학 강사는 자기 기만에 빠졌고 겁쟁이에 비겁하고 거짓말쟁이었다. 부잣집 사모가 된 동창의 말에 남편이 출세하려면 일본어를 배우라고 하지만 늘지는 않았다. 일본인 관광객 안내원의(저 여러분, 이 근처부터 소매치기에 주의하십시오) 한마디를 알아듣고 고통스럽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별의별 학원들은 많지만 부끄러움은 안 가르쳤을 거다. 70년대초 가난한 우리나라였으니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난리통에 사람이 지킬 도리 같은건 짓밟히기는 했지만 여자 남자 사이에 도리는 분명하고 당당해져 있었다. 군인이냐 인민군이냐 누가 머물든 관심이 없었지만 분교에 둘다가 아닌 양코배기란 소문이 돌았다. “색시 해브 예스? 여자들만 보면 이런 소리를 했다. 노파가 화장을 하고 다홍치마와 노랑저고리로 갈아입었다. 머리엔 줄무늬 보자기를 썼다. 양코배기 차를 타고 간 노파는 무사했을까. 아낙네들은 젊은것들 몸 더럽히지 않게 하려고 그러시는 건 알겠는데 연세가 있다며 말리려 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로 노파들은 여자였다고. 죽는 날까지 여자임을 못 면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53년 봄, 27세의 나는 처녀의 몸으로 겁도 없이 개업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개업의다. 동란중 후송되어온 부상병을 돌본 경험과 피란 가서 선배 언니네 병원에 취직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변두리 주택가 경성상회 2층 자리였다. 아버지가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들어 있는 액자를 선물로 들고 오셨다. 아버지는 의술이 어쩌구 인술이 어쩌구 설교를 하시고 돌아가셨다. 첫 환자로 주인집 황씨의 딸의 아기를 받는걸 끝으로 소파수술만 전문으로 30년이 되었다. 사흘만 있으면 만 55세가 되고 이 일대가 도시계획에 걸려 병원을 철거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 된다. 마지막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한 가지는 애기를 받아보는 일이었다. 집주인 황씨는 첫 손자를 사람백정 손에 맡길수 없다고 하였다. 원치 않는 임신이 된 소녀의 미숙아를 살리려는 나의 몸부림은 신도들 틈에 섞여 교회당으로 가고 있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집을 비우되 몸과 마음이 함께 떠났을 때, 집 걱정은 조금도 안 하고 바깥 재미에 흠뻑 빠졌다가 돌아오면 영락없이 어떤 사고가 기다리고 있었다. 걸음마를 뗀 첫애가 끓는 물주전자를 들어 엎어 화상을 입기도 하고 골절상, 낙상 교통사고, 약물중독 등 수없이 사고를 겪게 했다. 눈길에 다친 엄마의 사고에 내 식구가 아니라 친정어머니라는 것에 안도하고 기뻐했던 나를 부끄럽게 했지만 죄책감은 별로 들지 않았다. 6.25때 죽은 효자 오빠의 죽음을 떠올린다. 엄마는 마취가 깨면서 이상한 헛손질을 한다. 어머니는 나 죽거든 행여 묘지 쓰지 말거라 하셨다. 오빠처럼 한줌의 먼지와 바람으로 남고 싶으신 것인가<엄마의 말뚝2>

 

너우네 아저씨가 월남해서 처음 직업은 자물쇠장수였다. 나의 어린 눈에는 장군처럼 위대해 보였다. 피난 나올때 우리 홍씨 문중의 종손, 성표놈 하나 공부 시켜 성공하고 손 퍼뜨리는 거라던내 자식 뿌리치고 대신 델고 나온 장조카에게 버림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 와 있었다. 그는 아들 은표의 이름을 불렀다. 은표 어머니의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는 이제야 앙갚음을 완수한 것이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는 말이 생각이 날까<아저씨의 훈장>

 

성남댁이 3년 동안 시중을 들던 영감님이 돌아가셨다. 며느리가 곡기를 끊고 애통해 하는 것을 보고 성남댁은 먹을 수가 없었다. 2년 조금 지나서 중풍이 왔을 때 며느리인 진태 엄마는 계모로서 열세 평짜리 아파트를 주겠다고 되풀이했었다. 아파트가 팔렸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영감님이 다달이 생활비에서 한푼이라도 더 주려고 떼어 준 것으로 만족하고 그녀에게 욕 대신 가래침을 한번 뱉고 엉덩이짓만 하고 돌아선다.<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시집살이 면한지 삼 년 만에 과부 되시고 며느리 보신 형님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을 하는 동서는 아들을 잃고 있을 때 동창들은 청첩장을 보낼까 망설이기도 했다. 명애 친구와 다른 친구의 아들을 보러 가게 된다. 차 사고로 뇌와 척추를 다쳐 하반신 마비에 치매까지 된 거였다. 동창의 모습이 노파가 되어 있었고 아픈 아들을 요리조리 굴리고 주무르는데 거들어 주려고 우리의 손이 닿자 환자가 괴성을 질렀다. ‘웬수덩어리가 또 효도하네친구의 말에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에 질투가 나고 부러워 울음이 복받친다.<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교장 선생님이었던 그녀의 남편과 별거 아닌 별거 생활이 길어졌다. 아들 딸 졸업식이나 결혼식 상견례가 있을때만 만나게 되었다. 아들의 졸업식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갈비를 먹고 러브호텔로 가자고 한다. 낡아빠진 팬티를 입고 코를 골며 자는 남편의 정강이가 모기에 물린 자국이 무수했다. 가부장의 고단한 의무에 얽매여 있으려는 남편에 대한 연민이 목구멍으로 뜨겁게 오른다.<너무도 쓸쓸한 당신>

 

남편이 먼저 간지 삼년 만에 건강진단 결과 췌장암으로 길어야 삼사 개월 밖에 못 살거라는 진단을 받았다. 자신의 재산을 삼남매에게 어떻게 배분할까 고민하고 있다. 여고동창이 불의의 사고로 딸과 사위를 잃었다. 어린 손자와 손녀가 친할아버지 외할머니 손을 놓지 않아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친구들은 바깥 사둔의 재산을 보고 같이 사는 것 아니냐며 의중을 떠보기도 한다. 동창이 해준 호박잎쌈에 밥을 먹으면서 바깥 사둔이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유학 가 있는 손주들의 추억이 깃든 이곳을 디카에 담아 교신을 하느라 못 떠난다고 하였다.<대범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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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 - 이시형 박사가 권하는 자연명상
이시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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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살아온 우리에게는 지금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이시형 박사님은 산골에 힐리언스 선마을을 열었다. 이 책은 자연의학 힐링 캠프여서 의학 시설은 없지만 몸으로 부딪혀 익힌 걸 풀어 놓은 명상 치유 에세이다. 초판 발행 후 개정 보증판으로 뇌 피로와 뇌 과학과 유기농에 관한 이야기 등이 보충되었다.

 

산의 깊은 맛을 알려면 혼자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비로소 자기가 보인다고 하였다. 저자는 책을 집필하거나 깊이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때는 혼자 산속 깊이 은거한다. 선마을 서재, 박달재 리솜,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도 사색하고 글쓰기 좋은 곳이다. 산은 혼자이지만 만고에 흔들리지 않는다.

 

정치 지도자들에게 산행을 권하고 싶다. 산은 오르면 내려가야 한다는 단순 명쾌한 논리를 몸으로 체험했으면 한다. 하산이라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조심스럽게 우아한 하산을 해야 한다. 개인은 물론이고 나라에도 품격이 있다. 왜 일본산, 독일제가 우리보다 비싸야 하는지 이유가 설명되는데 소비자들이 그들이 기술을 인정하는 측면도 있고 그 나라 국민들의 품격이 크게 좌우하는 게 국제 시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과 사랑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난다.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행복도 사랑도 없다. 한국인은 사계절 뚜렷한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발전되어 왔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이 땀샘이 할 일이 없어진다. 땀샘이 기능을 못하니 열을 식힐 방법이 없어 냉방병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병명이 생겨난 것도 계절을 거꾸로 사는 데서 온 것이다.

 

산에서는 사람이 달라지는 느낌이 든다. 마음이 맑고 깨끗해지고, 겸손하고 따뜻해지기까지 한다. 잠자리를 청할 때는 편안한 마음, 편안한 얼굴이 된다. “온 인류를 병원에 안가도 되는 사람으로”(p98)머릿속에 확실한 신념으로 자리 잡혀 가고 있다. 견물생심, 보면 욕심이 날텐데. 산은 맑고 높다. 맑은 욕심이 산처럼 높아간다. 높은 곳에까지 오를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그래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우리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어른이 되어 큰병이 없으면 90세는 따놓은 당상이다. 여성은 90세를 넘긴다. 문제는 건강이다. 80대 후반 나이로 접어들면 암 아니면 치매가 된다. 결론은 자기관리 책임이다. 면역력, 저항력이 떨어진 고령자, 암이나 치매 환자에게 인공 화학물은 비소보다 해롭다. 농촌이 젊은 기운으로 활성화되고 유기농사꾼도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식을 능가한다 유기농으로 조리한다면 세계적인 명품이 될 것이다. 유기농 운동을 펼치는 하나의 이유이다.

 

우리 산야 지천에 널린 풀들 식용, 약용이 아닌 것이 없다. 그야말로 자연의 약국이다. 도시인은 길가에 널린 풀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싱싱하지도 몸에 좋지 않은 슈퍼의 나물은 비싼 돈 주고 사먹는다. 선마을은 5시 반이면 기상, 체조와 산행을 시작하고, 점심 후 와식명상 시간엔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다. 11시 전에는 자도록 권한다. 10~새벽 2시 사이에 성장 호르몬이 분비된다.

 

자연의학 캠프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우아하고 멋있게, 섹시하게 멋있어 보여야 한다. 걷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뇌에도 좋은 자극을 주어 창의적이고 의욕적으로 만들어준다. 골골 노인이 되지 말고 작은 수입이라도 들어오는게 있어야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치매는 80%가 유전이다. 운명이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생활 환경을 조절하면 유전 인자의 영향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최근 연구 결과이다.

 

몸이 찌뿌드드하고 능률도 안 오르고 피곤한 것은 쉬라는 신호이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잠시 멈췄다 가라는 경고이다. 처방은 깊은 산속에서 며칠 쉬다 오는 것뿐이다. 잔잔한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장염, 위염, 편도선염, 상기도염, 구내염, 비염,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이다. 산행은 명상이라는 생각으로 올라야 한다. 심신이 건강하고 철학이, 내 삶이, 한마디 훌쩍 자란 모습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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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곳에서
박선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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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곳에서는 작가가 등단 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지면에 선보인 여덟 편의 단편을 소설집으로 엮었다. 책을 받아보고 표지가 참 예쁘다 느꼈고 제목만으로 에세인줄 알았는데 소설이었다. 8편의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솔직하게 표현한 문장들이 좋았다.

 

밤의 물고기들- 한때 레즈비언이던 누나가 오픈리 게이를 감싸주며 집에 들인다고 할 때 만나보기 전에는 거부하던 내가 직접 만나보고 끌리는 감정은 무엇일까 누나는 익명으로 생식세포를 팔아 넘긴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가 그 사람처럼 자라나면 어쩌지, 내가 그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잘못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 안에 함께 있었고, 빛이 머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채로 반짝거렸다

 

우리는 같은 곳에서-18년 지기 친구를 멀다는 이유와 읽던 책을 완독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만남을 갖지 못해 마음이 쓰여 취중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영지와 나는 10년 동안 유지해 왔다. 조금 사귀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편안한 친구로 지내자며 아내와 결혼했다. 아내에게 영지와 만남을 스스럼 없이 이야기 한다. 위험에 처한 영지의 전화를 받고 부부는 함께 달려간다. 그녀(아내)는 자신이 내연녀이고 두 사람이 진짜 부부 같다고 느꼈다. 다시는 서로 만나려 하지 않을 애매한 사이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빛과 물방울의 색 - 죽어서 유령이 된 연인 이유영이 찾아온다. 이별이라고 할 만한 어떤 것도 없이 갑작스럽게 연락두절이 되고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대로 헤어지지 못한 이별 의식인 것처럼 천진하게 대화하는 모습은 슬퍼 보인다.

 

고요한 열정-누나 연수는 동성애자 서른세 살 동생의 가출로 행방을 추적하다 전 남자친구가 일하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연후는 연수가 태어나고 12년 만에 기적적으로 태어난 5대 독자의 외아들이며 장손이었다. 그런 아들이 여장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가문의 대는 끝장났다는 사실을 공표했을 때 부모님은 한 달 가까이 몸져 누었다. 동생이 부치지 못한 편지를 남자의 우편함에 넣으려고 다시 찾아간 곳에 남자의 아들이 있었다. 이 모든 일을 연후가 겪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 인물들은 퀴어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자기기만과 자기혐오의 덫에 빠지지 않고 자신과 타인의 삶을 사랑할 수 있을지 보여준다. 작가는 소설의 첫 문장을 쓰기 직전까지 주인공의 성별을 고심했다. 작가가 그리는 남성 인물은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그것은 남성성에 대한 분노와 체념과 여성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긍정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지금의 박선우는 의 성별을 고민하지 않는다고 썼다. 퀴어의 사랑을 무겁지 않고 아름다운 필치로 다채로운 사랑의 모델을 제시한 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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