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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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지리의 힘]이 급변하는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에서 시작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저마다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섬나라이며, 분단된 한국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그 위치와 지리적 천연 장벽이 없다는 이유로 강대국의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만약 다른 나라가 북쪽에서 침략을 해온다 해도 일단 압록강을 건넌 뒤 해상까지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천연 장벽이 거의 없다.

 

중국, 4천 년 만에 대륙의 나라에서 <해양 강국>을 꿈꾸다. 이제껏 중국은 변변한 해군력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광활한 땅덩어리와 긴 국경선, 그리고 짧은 바닷길 덕분에 굳이 해양 세력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없었다. 중국은 광활한 땅과 14억에 육박하는 막대한 인구를 자랑하는 어디까지나 <육상 병력>의 나라였다.

 

북중국평원은 정치, 문화, 인구, 그리고 결정적으로 농업의 중심지다. 이 지역에 무려 10억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면적은 322백만 명이 사는 미국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데 말이다.p25

 

복권에 당첨돼서 살고 싶은 나라에 땅을 사고 싶다고 하면 부동산 중개인이 가장 먼저 소개해 주는 곳은 미합중국이다. 미국에는 50개 주가 있지만 오히려 28개 주권 국가들의 모임인 유럽연합은 결코 이루지 못할 방식으로 하나의 국가가 되었다. 애팔래치아 산맥 방향으로 향하는 동부 연안의 평원지대다. 1960년대에 베트남에서 겪은 실패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미국은 해외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좀 더 신중한 태도를 갖게 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패배가 미국의 세계 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

 

서유럽 국가들은 일부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부유하다. 북쪽이 남쪽보다 일찍 산업화를 이룬 덕분에 경제적인 성공도 그만큼 크게 이루었다. 독일은 독일대로 항상 프랑스보다 훨씬 심각한 지리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 프랑스는 독일을 독일은 프랑스를 두려워한다. 1907년 프랑스가 러시아, 영국과 손을 잡고 3자동맹을 맺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독일이 이 세 나라 모두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지에 기갑 사단을 보내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 그럴 일이 생긴다면 먼저 그 지역에 남아 있는 대규모 러시아인 공동체에 대한 차별적 대우에 대응한다는 구실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거대 공룡들은 경쟁 관계이긴하나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영토는 남북한을 합친것보다 넓으며 유럽과 대비해 보면 프랑스나 독일보다 넓은 면적이다. 하지만 국토의 4분의 3은 사람이 거주하기가 어렵다. 특히 산악 지역은 13퍼센트만이 집약 농업에 적합하다. 이런 환경 때문에 일본인들은 연안 평야와, 산등성이에 약간의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제한된 내륙 지역에 밀집해 살았다.

 

라틴 아메리카, 특히 그 남쪽은 구세계의 지식과 기술을 새로운 세계로 가지고 올 수는 있지만 지리가 이를 완강히 거부할 경우 제한적으로밖에 접근할 수 없음을 증명한 곳이다. 현재는 유럽인, 아프리카인, 인디오, 그리고 유럽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후손인 메스티소까지 섞여 살고 있다.

 

아프리카,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대륙 한복판에 그려 넣은 선들 가운데 가장 큰 실수라면 뭐니 뭐니 해도 DRC, 즉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알려진 거대한 블랙홀일 것이다.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의 무대이기도 한 이 지역에는 여전히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중국의 접근은 아프리카 정부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석유, 광물, 귀금속, 그리고 시장이다.

 

인위적인 국경선이 분쟁의 씨앗이 되는, 중동은 유럽인들의 인위적인 국경선들을 만들어 내어 피를 불러오고 있다. 한 지역에 어울려 사는 것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한데 모아 임의적으로 민족 국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정의와 평등, 안정을 위한 방안은 결코 되지 못한다.(p258)인도 인구가 거의 103천만 명에 달한다면 파키스탄은 182백만 명에 달한다. 가난하며, 불안정하고, 분열된 파키스탄은 스스로를 인도와 반대 지점에 놓고 있는 듯하다.

 

지리적 특성들이 우리 역사를 결정 짓는데 중요하고 미래에도 상당 부분 개입될 것이다.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미있게 읽은 [지리의 힘]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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