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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역사 ㅣ 세미나리움 총서 9
스티븐 미슨 지음, 윤소영 옮김 / 영림카디널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는 <The
prehistory of the mind>이다. 마음의 선사시대사? 정도가 더 정확할까? <마음의 역사>라고 하니 카렌
암스트롱의 <마음의 진보>같은 내용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mind'라 하면 마음 외에 사고, 인식이란 의미도 있으니 내가 쓰는
이 리뷰에서는 '마음'이란 용어 대신에 걍 'mind'라고 하겠다.
선사시대, 구석기, 인간은 어떻게
인간으로 진화했는가, 4만년 전 인류 문화의 대폭발,,, 이런 쪽으로 혼자 삽질하며 파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 책이 속한 쟝르는 고고학
중 인류 조상들의 정신 세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고찰하는 ‘인식고고학(Cognitive Archaeology)’이라고
한다. 두개골 안쪽을 살펴 뇌의 모습과 기능을, 그들이 제작해 남긴
석기를 통해 지능을, 장신구를 통해 사회성을, 예술 작품과 기타 등등,,, 을 통해 종교의식과 언어능력을 연구한다. 아, 물론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도 연구하고.
'mind'의 진화는 5천5백만년 전 인류의 진화와 함께 시작한다. 직립 보행을 하고 고기를 먹고 뇌가
커지고 도구를 만들고 집단 생활을 하면서 스위스 아미 나이프처럼 각각 특수한 행동영역을 담당하던 지능이 점차 발전해가며 통합된다. 결국
인간의 'mind'는 사회적 지능,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그리고 언어지능이 통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이 과정을 저자는 성당 건축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본당을 먼저 건설한 후 주위에
부속예배실을 지어 점차 건물을 늘리고 완성해 가는 과정에.
네안데르탈인까지 계속 용량이 커져만
가던 뇌는 크로마뇽인에 이르러 성장을 멈추고 오히려 작아지며 크기 키우기 대신 기존 지능의 통합 쪽으로 발전한다. 그러다 드디어 4만년전, 동굴
벽화와 조각상 등 예술을 창조하는 등
‘문화의 폭발’을 낳았다. 이런 발달한 지능으로 당시 인류는
복잡한 도구를 고안하여 대형동물을 사냥하고 보트를 만들어 오스트레일리아에까지 진출한다. 돌 아닌 뼈로도 도구를 제작하여 바늘을 이용하여 추위를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는 옷을 지어입고 인간이 살기에 너무 추운 지역까지
진출한다.
'mind'의 진화의 완성은 바로 진정한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인 것이다. 이에 인류는 1만년 전쯤부터 수렵채집인에서 농경인으로 변화하였다.
마음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사시대'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구분짓는 특징, 언어와 높은 지능 같은 특질들이 발생한 것이 바로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대한 이해는 사람됨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한 바른 인식을 낳는다.
- 9쪽에서 인용
지난 빙기의 끝에서 사람들이 엄청난 환경 변화에 직면했을 때, 그들로 하여금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바로 인식의 유동성을 지닌 마음이었다. 어느 지역에나 농경으로 이어진 역사적 경로가 있었다. (중략) 농경의 씨앗이 처음 뿌려진 것은
1만년 전이겠지만, 그것이 마음 속에 처음 자리잡은 것은 중기와 후기 구석기 시대의 이행기였다. 현대 세계의 뿌리가 되는 것은 농경의 탄생
시점이 아닌 바로 이 시기였다.
- 325 ~ 326쪽에서
인용
그동안 나는 중세사가 재미있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현대인의 불합리한 면을 중세 문화사나
민중신앙 쪽 미시사가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새 구석기 시대 쪽을 조금 읽다보니, 현대인의 모든 정신세계의 기틀은 4만년전 구석기
시대에 다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 재미있는데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