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중국고고학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커버하는 적당한 중국고고학 책은, 너무 지엽적이거나 너무 전문적이거나, 혹은 원서인 중국어나 영어인채 아직 번역되지 않거나, 등등 많지 않다.
접근할만한 책으로 장광직 <중국 청동기 시대> 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40, 50년 전 책이어서, 최신 성과를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발견한 책이 <중국고고학> 이다.
고고학에 충실하면서, 중국고고학이라는 특색을 희석하지 않는 신통해 보이는 책이다. 너무 고고학에 초점이 맞춰지면 인류학 느낌이 많이 나서, 아시아 분위기가 많이 안나는데, 구석기 시대부터 신석기 청동기 를 모두 다루면서 초기 국가인 상나라를 고고학적으로 입체적으로 펼쳐 보이려 모색한다.
<총,균,쇠>를 연상시키는 식으로 왜 상나라가 있었는가를, 고고학적으로 입체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상나라 이야기를 인신공양같은 자극적인 소재에 초점을 맞춰 좁혀 버리면, 이런 책이 나올 수도 있다.
좀더 풍부한 상상력과 알찬 논증으로, 너무 국가의 정벌사업에만 집중하지 않는, 상나라 주나라 춘추시대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들을 밝힌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고고학적으로 입체적인 내용들은 몇가지가 있다. 도시나 국가의 부각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그러면서 민족이나 문화 같은 지역색이 돈다.
그리고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에 초점을 맞춰 도시, 부락, 국가 의 부침을 목격할 수 있다.
그리고 여러 궁금증을 유발하는,정주의 시작, 농업의 시작, 초기 농작물, 초기 가축, 토기 등 여러 재밌는 문제들이 설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