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스 불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1
니콜라이 고골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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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역사 읽다가, 타라스 쉐브첸코 시집 읽다가, 문득 생각났다. 앞서 책들에 나오는 카자크/코사크가 어릴 적 읽은 <대장 불리바>에 나오는 전사 집단이었다는 것을. 아놔, 그동안 속고 살았다. 난 코사크 집단이 폴란드와 터키에 맞서 러시아를 지키는 군대인줄 알았다. 사실 우크라이나 아닌가! 그래서 어릴적 축약본 동화로 읽었던 <대장 불리바>말고 <타라스 불바>를 다시 읽는다.

 

타라스 불바의 두 아들이 신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 온다. 불바는 카자크 집단이 있는 자포로체 세치로 두 아들을 데려가 용사 교육을 시키고, 자기 역시 카자크 일원이 된다. 16세기, 우크라이나 드네프르 강 유역에는 자유로운 무장 집단인 카자크 군진이 6곳에 있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집단이 자포로체였다. 폴란드와 전쟁이 시작된다. 장남 오스타프는 막사 대장이 되지만 차남 안드리는 폴란드 귀족의 딸을 사랑해 적진에 합류한다. 불바는 안드리를 자기 손으로 죽인다. 기대했던 오스타프가 포로가 되어 처형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복수전에 나서다 최후를 맞이한다.

 

전쟁 장면과 인물 묘사가 생생하다. 16세기 우크라이나와 카자크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사흘치 음식을 다 먹고 마셔버리고 난동을 피우는 폭력적이고 잔학한 카자크 용사들은 미친 전쟁광같다. 학살과 약탈에 눈먼 자들, 온통 <삼국지>의 장비만 모인 군대같다. 내가 전에 읽은 동화 <대장 불리바>는 아이들 읽으라고 원작을 순하게 많이 고친 거 였나보다. 맘에 안든다. 읽는 내내 투덜거렸다. 도대체 이게 왜 명작이냐,,,왜 이들은 폴란드에게 당하고 이웃 유태인 마을에 가서 유태인을 화풀이 학살하는 거냐,,, 타라스 불바는 아내를 때리기까지 하는걸,,,하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오직 조국과 종교만을 숭배하는 아버지 불바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아들 안드리의 대립에서 작가는 전쟁보다 사랑, 평화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안드리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말한다. 당신이 나의 조국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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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0-03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처형 장면.. 아버지가 아들을 바라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도 그 아버지 무지 꼰대 였죠...

자유도비 2015-10-22 00:51   좋아요 0 | URL
<마테오 팔코네>에서 아버지가 아들 죽이는 장면과 영조가 사도 세자 죽이는 장면과 더불어 꼰대 아버지의 아들 살해 3대 장면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