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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손바닥 만한 잡지 한 권이 사람을 울리고 웃게 만드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눈물을 훔치게 되고 그윽한 추억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별게 있을까 싶지만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배울점이 참 많아요. 멋진 일은 멋있는 대로, 실망스러운 건 실망스러운 대로 모두 나에게 다가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 같아요. 들고 다니면서 한 두 편씩 읽으면서 어떤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따뜻한 책이에요.
'돌아가고 싶은 순간' 이라는 주제로 쓴 글들이 몇 편 나와요.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글, 대장암으로 멀리 떠난 동생을 안타까워하는 글, 그냥 눈물이 주르륵 쏟아져요.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의 이야기가 도대체 나에게 무엇으로 다가왔기에 기여코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건지. 좋은 글은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내 주변 사람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요. 무심코 놓치고 살았던 감정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추억의 빵집 이야기도 재미있어요. 동네에 10개 가까이 되는 빵집들 중에 자주 가게 되는 곳이 한 군데 있는데, 그곳과 참 많이 닮아 있는 곳이었어요. 크리스라는 친구를 떠올리며 쓴 글도 좋았어요. 30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배우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요. 영어를 20년 가까이 배우면서도 자신있게 한 마디 하기 어려운 저같은 사람에게 크리스는 동경의 대상이에요. 10개국어를 하는 사람이 진짜 있다니..놀라웠어요. 그런 친구가 한국말을 익혀 찾아왔을 때의 감동이란..상상만으로도 저절로 웃음짓게 되네요.
답답할 때 푸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보는 거예요. 내가 미처 못 보고 간 소중한 인연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지요. 또 무심하게 지나친 일상의 소소함에 귀기울이게 되고요. 잡지 샘터를 읽다보면 내 이웃의 이야기가 자꾸 궁금해져요. 그들이 내 옆집에 사는 듯하고, 나의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동질감이 생겨요. 읽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일상에 대한 불만이 그냥 사라져요. 작은 것이 소중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