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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 - 한국 민속학의 개척자, 월산 임동권 ㅣ 샘터 솔방울 인물 14
남찬숙 지음, 최지은 그림 / 샘터사 / 2013년 11월
평점 :
한 분야에 인생을 걸고 파묻혀 살았던 인물의 삶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생겨요.남들이 인정해 주든 말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평생을 바쳐온 사람의 인생은 그것 자체가 문화재고 역사지요. 민속학을 연구하고 우리 문화를 이끈 임동권 선생님이 살아온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최초로 민속학과를 만들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에 사진학과와 국악과를 세운 분이에요.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그분은 분명 자신의 일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살아오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인생은 아름답게 빛나요.

평생을 살아오면서 책과 제자를 남겼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이 참으로 존경스럽네요. 돈과 명예가 아니고 사람과 책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분의 영혼을 배우고 싶어요. 공부를 잘하지 못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주시는 분이에요. 어렸을 때 공부를 잘 못했다는 이야기가 정말 친근하게 다가와요. 처음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스스로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찾아내셨어요. 민속학이라는 학문이 낯설었던 시대에 그것을 하나의 학문으로 오롯이 이끈 용기가 대단해 보여요.

강릉 단오제나 강강술래는 잘 알려진 문화지요. TV나 자료를 통해서 종종 접하게 되고요. 임동권 선생님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니, 앞으로 관심갖고 지켜보고 싶어요. 선생님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또 초등학교 교과와 연계되는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민속학은 이름만 들으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의외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친근한 분야였어요. 조금만 관심가지면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분야기도 하고요.
무녀들과 함께 찍은 선생님의 사진이 기억에 남아요. 무당은 왠지 무섭고 특별한 외모를 가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과 함께 서있는 그분들은 평범한 아줌마 같고 할머니 같았어요.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떠나셨어요.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고 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조차 꼭 배우고 싶어지네요.임동권 선생님의 인생을 엿보면 우리의 역사가 보여요. 힘들게 겪어온 과거가 밑거름 삼아 후손들에게 큰 선물을 남긴 선생님의 뜻과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