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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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tus Museum

○ 장소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 관람료 : 무료

○ 연중무휴

 

연일 비 내리고 난 끝의 처서(處暑)에 연꽃 구경 하자면 욕심이 과한 것이겠죠? 양평 세미원에 언제부터 가고 싶었어요.  연꽃 축제가 지난 주말로 마무리되었다지만, 마음의 끌림을 어찌하지 못하겠기에 "종일 비"라는 기상예보를 무시하고 양평을 찾았습니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세미원이 있어요. 시가지 대신 연꽃 방죽, 둘레길을 따라 걸었는데 비록 연꽃은 모두 다 졌지만 인적이 없이 고요한 산책길이라 행복했습니다. 곧 세미원에 도착했습니다. 한자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觀水洗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觀花美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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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은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입장할 수 있으나, 세미원 입구의 연꽃 박물관은 무료 개방입니다. 연중 무휴라고 하네요. 수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한가해서 입구부터 3층 관람까지 아무와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관리하는 사람이 눈에 뜨이지 않는만큼 더 관람물을 아끼고 조심히 관람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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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까페, 2층은 상설 전시관, 3층은 기획 전시관, 4층은 교육실이 자리하고 있는데 8월 중 주말에 4층에서는 연잎밥 체험을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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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직 한 주의 시간이 있으니 혹시 관심 있으시면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해보시고 주말에 세미원 방문하세요. 다른 분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8000원에 먹는 연잎밥상이 소박하니 건강밥상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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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박물관을 좋아하는지라 입구에서부터 오래 서서 천천히 글귀를 읽어봅니다. 왜 그 많고 많은 꽃 중에 연꽃인가? 연꽃의 고상함을 사람에 빗대어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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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련설 (愛蓮說)"이라는 시를 읽고 깜짝 놀랐어요. 1000년도 더 전에 살던 그 누군가가 이런 사유를 하고, 또 1000년도 더 지난 후의 인간 후손이 그 심성을 이해할 수 있다니 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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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제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외출할 때 개인 컵과 손수건 지참.  예전엔 이렇게 자기 수저를 가지고 다녔나요? 수저주머니인데, 후손들은 이런 수저 주머니를 보며 '친환경적 삶'이라는 수식을 붙여드리고 싶어합니다. 경박하지만, 우선 그런 생각부터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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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에게 이 소반 위, 소박하게 다과를 올리고 싶어집니다. 연꽃 모양의 소반에 어떤 다과가 어울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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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희 작가: "시를 품은 민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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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았습니다. 원래 연은희 작가의 민화전도 세미원 연꽃 축제일정까지만 예정되었다가 8월 31일까지 더 연장되었나봐요. 덕분에 "시를 품은 민화"전이 열리는 3층에서 30분 이상 체류하며 오래 감상했답니다. "그리는 동안 내(연은희)가 느꼈던 행복가 여여함이 그림을 보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소망하면서 선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았다"고 그린이는 말하는데, 그 자체가 덕담입니다. 연은희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삶의 가장 기본적 태도를 다시 다지게 됩니다. 감사하고, 사랑하고 비우니 채워지고......
*

아래 그림속 새의 날개가 아름다워서 오래 그 앞에 머물렀던 그림입니다. 직접 가서 보아야 그 독특한 색감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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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화합을 기원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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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성취를 기원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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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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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의 블로그에서도 "입장료가 비싸다고 그냥 발길을 돌리는 분들 있더라"고 읽었는데, 실제 그런 분들이 계시네요. 두물머리에서 "배다리"를 건너려면 세미원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고, 또 역으로 세미원 쪽에서 두물머리로 가려해도 입장권이 필요한데, 입장권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분들을 보았어요.

시간 여유만 있다면 3~4시간이라도 오래 머물고 싶을 정도로 아담하고 예쁜 정원이라 입장해보시면 좋을텐데. 문부터 의미가 가득합니다. "불이문"은 자연과 사람이 둘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데요.

 

 

 

아니 온 듯 누리고 가시옵소서!

 

세미원 안내 책자에 써 있는 이 문장 역시 "불이문"의 정신을 담고 있는 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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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평지 놔두고 계속 징검다리 위로만 돌아다녔습니다. 그게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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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마음에 들어서, 어제 오늘 이틀 동안 벌써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요. 모든 관계에서 타자를 대하는 태도의 근간은 자신을 나아주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서 확장되는 거라 믿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시가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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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8월 초중순에 만개하나봐요. 활짝 핀 꽃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그 와중에서 분홍이 눈에 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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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만경, 독점 까페라는 인상. 3층 높이로 올린 덕분에 view가 좋으니 그 옆의 까페들은 아예 파리를 날리더라고요. "만경"에는 좌석이 없을만큼, 손님들이 버글버글. 창가 자리는 엄두를 못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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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개구리 소년 왕눈이" 만화, 그 오래된 만화를 다시보고 있어서 그런가 '수련'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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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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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전 7월에 『멀고도 가까운』을 읽었다. 그리고 일기에 이렇게 적어두었다.



리베카 솔닛.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오는 길, 헤어지기 싫은 애인과 헤어진 기분이다.

주문해야겠다. 책 표지 실타래의 복잡성은 그녀 정신세계의 복잡한 구조와 깊이의 표층도 못 표현한 것일듯.

그렇게 생각 많이 하고, 그렇게 치열하게 살다보면 범인의 심지는 타버릴텐데 그녀는 생산적으로 탄다. 자기를 태워서 글을 쓰는데도 더 맹렬히 타오른다. 부럽다. 더 친해져야겠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문해야 겠다. 그녀의 문장을 꼭꼭 씹을 수 있도록.


 

*

딱 애매한 정도로 거리두며

애매한 만큼 고독하고, 어정쩡한 사회관계.

그렇다고 손에 들어오는, 쌓는 성취감은 없다.

어정쩡은 독이다.

솔닛이 겪은 병, 치유, 고독, 그리고 고독 가운데 연대와 쓰기.

어정쩡하지 않았기에 나올 수 있었던 생산물.

생산물을 만들어야한다는 조급함이 열정을 앞선다면 생산물의 질이 떨어지리라.

우선 더 철저히 고독해져보자.

또 다시 1년 전, 2015년 초여름에도 리베카 솔닛을 읽었나보다

이렇게 썼다. http://blog.naver.com/dancia9/220397887180

 

 

 

 

 

 

 

 

 

 

이 얼마나 설레는지!!!!!!!!!!!! 설레지 아니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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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판에서 틀린 글자 찾기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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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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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부엌"에는 뭐가 있을까? "즉석 떡볶이!" 여중생, 여고생들이 딱 좋아할 인테리어에 골라 주문하는 재미까지! 일반 소스, 짜장 소스, 반반 소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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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차별점(?)은 떡볶이에 빠질 수 없는 대파와 양배추는 빠진 대신, 콩나물이 야채를 대표한다는 점. 그런데 간이 센 소스 덕분에 콩나물 간이 팍팍 배어서 맛있다. 콩나물 사리 추가! 꽤 짜다 생각하며 먹었는데도 목이 마르지 않는 것을 보면, 인공 감미료를 최소화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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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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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Who Walked Between the T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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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정보]


 

제목: The Walk (2015)

감독: 로버트 저메키키스 (미국)

장르:  드라마 모험 
상연시간: 123분 


반복적으로, 잊을만 하면 다시 찾아서 주기적으로 읽는 그림책이 있다. 『The Man Who Walked Between the Towers』인데,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 『The Walker (2015)』를 본 이후 찾아낸 책이다. 조셉 고든 레비 (Joseph Gordon-Levitt)가 연기한 필립 쁘띠 (Philippe Petit)에 감동을 받아서 이리저리 자료를 찾다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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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만 해도 그저 상상이다. 마치 "지구에서 태어났을지라도 생의 마감은 화성에서 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상상처럼, 상상으로밖에는 안 보인다. 저 두 탑 사이를 공중 걷기 (와이어 워킹, hire wire walk)으로 건네겠다는 필립 쁘띠의 생각은. 하지만 그 상상은 차근차근 현실로 이뤄진다.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보겠다는 상상은 로맨틱한데, 실제 그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은 치밀하고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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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필립 쁘띠는 1974년, 45분 동안 8번이나 두 타워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심지어는 와이어(wire) 위에 누워서 쉬기 까지 한다. 20170819_183239_resize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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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줄 아래 세상의 세속성과 소음. 줄과 하나가 된 필립 쁘띠 세계의 고요함이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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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Who Walked Between the Towers』을 반복적으로 읽는 것은 내 마음에 뜨거운 도전의식과 동시에 묘한 평온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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