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레베카 솔닛에게 강하게 끌렸다. 차근차근 그녀의 글을 찾아 읽어나갈 것이다. 예비독자를 레베카 솔닛의 팬덤에 초대하며, 를 읽어야 할 이유 두 가지를 더 소개하고 싶다. 먼저, 이 책 덕분에 젠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
멘탈리스트 다이고 지음, 이현미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마섹녀

 




20151204_123230.jpg

이젠 초콜릿 복근의 몸짱 타이틀만으로는 모자라서 '뇌섹남' 스펙까지 갖춰야하는 시대가 되었나?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두고 '뇌가 섹시하다'고 하지? 그 궁금증에서 집어 든 책,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 예비 독자에게 미리 말해두지만  인문사회과학적 접근에서 젠더(gender)를 치밀하게 논의한 책은 아니다. 따라서 '뇌섹남' 담론의 사회문화적 함의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이항대립의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을 대조시키고, 그 분석을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 자원으로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저자는 남녀의 뇌 차이를 활용해서 "자신이 원래 갖춘 능력을 10배, 20배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을 제시"하기에 독자는 "직장은 물론이고 가정이나 연인관계에 이르기까지 뇌의 차이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8쪽)고 자신한다. 따라서,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은 면접이나 연애와 인간관계 나아가  비즈니스 분야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픈 이들에게 가장 유용하겠다. 
 

20151204_123300.jpg
 
 
<뇌섹남, 마섹여>라는 책 제목으로도 쉽게 유추할 수 있겠지만, 저자 마쓰마루 다이고는 남자와 여자의 뇌가 다르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프롤로그에서는 독자에게 굉장히 흥미로운 요구를 한다. "손을 내밀어 보라"고. 약지(네 번째 손가락)이 검지(두 번째 손가락)보다 길면 남자 뇌를 가졌다고 판단하고, 반대의 경우 '여자 뇌'의 소유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간단한 진단법을 제시한다. 이어지는 본문의 1장에서는 "남녀 뇌는 사고의 출발부터 다르다"는 진술을 구체적 사례로 풀어낸다. 2장에서는 남녀 뇌의 차이가 성별간 행동을 어떻게 다르게 유도하는지, 3장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이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마지막 4장에서는 남녀 뇌를 모두 꿰차고 있는 뇌의 달인 되는 비법을 소개한다.

20151204_123335.jpg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은 전형적 이항대립의 사고에 기초해 있다. 읽으면서 자연스레 '남자 = 뇌로 대변되는 이성의 존재 = 논리적 분석, 합리적 사고" vs "여자  = 자연의 존재= 감정으로 대변되는 감성과 몸의 존재  = 비합리적 사고, 타인 지향의 감정" 의 구도가 떠오른다. 혹자는 고개 끄덕이며 수긍할 것이고, 혹자는 이런 이항대립 역시 만들어진 것이라며 불편해할지 모르겠다. 마쓰마루 다이고는 사실 자신이 제시하는 '남성 뇌 vs 여성 뇌' 의 이항대립이 젠더 스테레오타입에 기초한 것인지, 그런 편견을 강화하는데 악용될 수 있는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는 이미 남성 뇌와 여성 뇌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그 차이는 변하지 않는 속성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런 명쾌한 이항대립구도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을 읽다보면 소개된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 덕분에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더 크다. 예를 들어, '장을 보는 남자와 구두를 사는 여자'의 동선을 그린 표 (위 이미지 참조)를 보면 키득키득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커뮤니케이션 차이를 SNS 대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 페이지에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마디로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남자" vs "말 안 해도 알아주길 바라는 여자"의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문자에 숨은 행간의 의미"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연인 간, SNS 대화내용을 옮기며 리뷰를 마친다. 아마 아래 글을 읽는 예비독자 역시 나처럼 키득거리고 있을 듯.
 
남자: 일요일에  밥 먹으러 갈까?
여자: 좋아. 단둘이 얼마 만이야? 어디로 갈까?
: 보라매 타운 김밥집은?
  좋긴 한데.... (오랜만에 데이트하면서 김밥? 좀 괜찮은 데로 가지....) 거기는 시끄러울 텐데, 괜찮을까?
: 그럼 어디로 가지?
: 아무 데나 상관 없지만, 시끄럽지 않은 곳이 좋겠어.
 

: 그냥 우리 집에서 한 잔 하자.

: 알았어......(어째서 집이란 말이야!!!흑흑. 대충 때우겠다는 거잖아. 잡은 고기에게 밥을 줄 리가 없지! 그럴 줄 알았어.... 몇 시에 가면 돼?


 

20151204_123407.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 푸어 -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일 가사 휴식 균형 잡기
브리짓 슐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가 타임푸어 아닙니다. ! 표지의 연분홍 혹은 살구빛 때문에 살짝 편견(?) 아닌 편견을 갖고 만만하게 읽기 시작했다가 노트 몇 페이지 가득 메모하며 두 번을 읽은 책입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로서 제가 평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인문학 -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
플랜투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인문학

 



20151106_151718.jpg

 주위에 사회 봉사를 최근 시작했거나 계획하는 가까운 지인들이 있다. 나 역시 물리적 몸 쓰기로 봉사를 해 왔으나 뭔가 자기만족적 구석이 있기에 말 꺼내기도 부끄럽긴 하다. 그런데, <1도씨 인문학> 덕분에 생각이 확 바뀌었다.  'SNS용 30초 시선잡기의 편집이라 재미로 넘기면 되겠네.'하는 가벼움으로 집어 들었다가 묵직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은 고루한 방식으로 한정해온 '나눔'과 '봉사'의 채널을 활짝 열고 확장해 주었으니까. 세상에 좋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공동의 목표로 시작한 'BETTER 프로젝트'의 팀원들이 소개한 50개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 나눔이 꼭 물리적이지 않을 수 있구나. 다양한 채널로 세상을 따뜻하게 할 수 있구나'란 깨달음에 감동이 밀려온다. '물질보다는 마음의 나눔도 아름답다. 마음 가는 곳에 공생의 실천이 따른다.'는 사실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막상 실천하는 이가 많지 않기에 서랍속에 넣어 둔 윤리 강령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1도씨 인문학>에서는 밥 먹듯,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누고 함께사는 모습이 가득하다. 어찌나 흐뭇한지, 로또가 당첨된다면 이 책을 사서 전국의 중고등학교 학급문고로 보내고 싶다는 유치한 생각까지 했다.

20151106_151811.jpg
 
 
'나 바쁘다 바빠'가 훈장이요 사회적 지위의 표상처럼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 긴 이야기는 역효과를 낸다. 청자를 고려하여 맥락을 다 깔아주고 설명하다보면 청자는 이미 귀를 닫고 있다. 오죽하면 뉴스도 맥락 다 잘라낸 탈맥락의 사진 짜집기가 인기 있을까?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길게 이야기하면 안 듣는 이가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1도씨 인문학>의 메세지 전달 방식은 효율적이고 사람들의 요구에 잘 맞는다. 50편의 사연이 실려 있지만, 글보다는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에 각 사연을 파악하는데 1분도 안 든다. 그런데 전달력은 강력하다. 'Better의 총책임자 이승준, 카피라이터 한소라, 디자이너 여상윤, 프로젝트 총괄 김현지'는 자신들의 재능이 가장 빛날 지점에서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듯 하다. 짧은 문장들은 쏙쏙 마음에 와서 박히고, 편집된 사진도 뇌리에 계속 남는다. 게다가 미국 뉴욕, 중국, 필리핀, 우간다 등 세계 각국의 따끈한 사연에 더하여 가까운 한국 사회의 이야기를 적당한 비중으로 버무렸다. 서로 돕고 싶어하고, 포옹받고 포옹해주고 싶은 마음이 국경과 문화권을 넘어 인류 공통의 욕망임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구성이다. <1도씨 인문학>에서는 소외받은 사회적 약자, 비단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 일관되게 손을 내민다. 온정주의의 주종관계에서가 아니라, 동반자로서 손 맞잡음으로.
*
"눈으로 읽기보다는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만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옮겨보세요"라는 출판사측의 홍보문구가 <1도씨 인문학>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을 잘 읽는 법을 가장 잘 압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행동하고 싶어진다. 당장 그 작은 행동으로서 <1도씨 인문학>을 여기저기 선물해야 겠다. 좋은 바이러스는 전염시켜야 세상이 더 "Better"해진다!

20151106_151843.jpg

20151106_151935.jpg

20151106_151953.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책 읽는 국어선생님의 사이언스 블로그 - 인지과학과 진화생물학으로 읽는 인간의 모든 것
김보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책 읽는 국어 선생님의 사이언스 블로그


 


20151105_100114.jpg

'오른 뺨 맞고 왼뺨 내밀기'는 타자를 이해하고 감싸안고자 싶은 욕망이 지독할 때 나올 수 있는 행동이다. 아주 간혹 신경을 날카롭게 건드리는 타자를 만난다. '밉지만, 차라리 이해해보자' 가 내 수동적 공격성(passive aggressiveness)의 발현이다.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 기대는 것은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의 다양한 가설들. 인간 본성과 인간의 반응 양식에 대해 다른 차원의 이해를 유도한다. 결국, 얄밉게 혹은 이기적으로 구는 타자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여기 진화생물학 읽기에 심취한 국어 선생님이 있다. 배문고등학교 국어 교사 김. 보. 일. '의무가 개입된 독서를 최악으로 여기고 즐거움이 목적인 독서를 최상'의 취미 삼는다는 그는 어마한 책 대식가이다. 게다가 융합적 독서를 스스로 실천한다.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 인지과학과 고인류학, 철학과 윤리학 등이 그의 뇌 안에서 멋진 그물망을 형성하고 만난다. <과학책 읽는 국어선생님의 사이언스 블로그> 서문에서 그는 스스로 묻고 답한다. "왜 나는 과학 책을 읽는가? // 재미있어서(4쪽), 과학을 통해 인간을 아는 것은 문학을 통해 인간을 아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깨달음과 기쁨을 줍니다. (5쪽)"

*

부록으로 실은 참고도서목록으로 보자. 페미니스트 인류학자 사라 블래퍼 허디의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와 <어머니의 탄생>, 90년대 진화심리학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 말콤 글래드윌의 <블링크>니 스티븐 핑커의 <마음의 진화>, <빈 서판> 등 전공자들도 다 읽어내기 어려운 밀도의 전문서적을 무려 78권이나 열거해놓았다. 학문을 생업 삼지 않는 일반인이 취미 수준에서 이렇게 방대한 책들을 독파해냈다는 점이 경이롭다. 혹은 건전하게 미심쩍다. 어디까지가 김보일 저자가 직접 읽고 해석내린 것인지, 어디까지가 1차 인용이며 2차 인용인지 구분할 길이 없이 저자는 '출처 밝히기'에 인색하니까. 

*

최근 출간된 <인류의 기원>(이상희, 2015) 를 위시하여 대중을 위한 인류학, 진화생물학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과학책 읽는 국어선생님의 사이언스 블로그> 의 유쾌한 변별점으로,  팔방미인 김보일 저자가 숨겨놓은 깨알 재미를 들 수 있다. 그는, 과학책 독해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생활경험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거울 뉴런(mirror neuron)을 소개하면서 1987년에 6학년이던 초등학생의 동시 <엄마의 러닝구> 전문을 실었다. 새벽 두 시경 아들 녀석이 울어 제끼는 이유에 대해 아빠로서 본인은 무지했으나 엄마로서의 아내는 예민했던 에피소드를 들어, '보고, 보이고, 듣고 들리고' 역시 진화과정에서 특화된 능력임을 언급한다. 타고난 이야기꾼(storyteller)로서의 김보일 저자는 남들 하품하며 읽을 전문서적을 가벼운 수다와 일상의 자잘한 에피소드로 버무려 놓았다. 그래서 <과학책 읽는 국어 선생님의 사이언스 블로그>가 한 번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될만큼 재미있고, 또 그만큼 정신을 산만하게 한다.  그의 글쓰기 스타일을 보니 'trade off'란 용어가 떠오른다. 술자리나 까페에서 저자를 만난다면 네다섯 시간은 열중해서 그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의 다음 책을 벌써 독촉해본다.

20151103_175033.jpg

20151103_175047.jpg

20151103_175101.jpg
 
* 옥의 티*
책 제목에서 <과학책>의 띄어쓰기와 본문에서의 '과학 책'의 띄어쓰기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의미의 차이가 있을까요? 아니면 편집자의 실수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