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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문학 -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
플랜투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주위에 사회 봉사를 최근 시작했거나 계획하는 가까운
지인들이 있다. 나 역시 물리적 몸 쓰기로 봉사를 해 왔으나 뭔가 자기만족적 구석이 있기에 말 꺼내기도 부끄럽긴 하다. 그런데, <1도씨
인문학> 덕분에 생각이 확 바뀌었다. 'SNS용 30초 시선잡기의 편집이라 재미로 넘기면 되겠네.'하는 가벼움으로 집어 들었다가 묵직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은 고루한 방식으로 한정해온 '나눔'과 '봉사'의 채널을 활짝 열고 확장해 주었으니까. 세상에 좋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공동의 목표로 시작한 'BETTER 프로젝트'의 팀원들이 소개한 50개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 나눔이 꼭 물리적이지 않을 수 있구나. 다양한
채널로 세상을 따뜻하게 할 수 있구나'란 깨달음에 감동이 밀려온다. '물질보다는 마음의 나눔도 아름답다. 마음 가는 곳에 공생의 실천이
따른다.'는 사실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막상 실천하는 이가 많지 않기에 서랍속에 넣어 둔 윤리 강령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1도씨
인문학>에서는 밥 먹듯,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누고 함께사는 모습이 가득하다. 어찌나 흐뭇한지, 로또가 당첨된다면 이 책을 사서 전국의
중고등학교 학급문고로 보내고 싶다는 유치한 생각까지 했다.
'나 바쁘다 바빠'가
훈장이요 사회적 지위의 표상처럼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 긴 이야기는 역효과를 낸다. 청자를 고려하여 맥락을 다 깔아주고 설명하다보면 청자는 이미
귀를 닫고 있다. 오죽하면 뉴스도 맥락 다 잘라낸 탈맥락의 사진 짜집기가 인기 있을까?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길게 이야기하면 안 듣는 이가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1도씨 인문학>의 메세지 전달 방식은 효율적이고 사람들의 요구에 잘 맞는다. 50편의 사연이 실려 있지만,
글보다는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에 각 사연을 파악하는데 1분도 안 든다. 그런데 전달력은 강력하다. 'Better의 총책임자 이승준,
카피라이터 한소라, 디자이너 여상윤, 프로젝트 총괄 김현지'는 자신들의 재능이 가장 빛날 지점에서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듯 하다. 짧은 문장들은
쏙쏙 마음에 와서 박히고, 편집된 사진도 뇌리에 계속 남는다. 게다가 미국 뉴욕, 중국, 필리핀, 우간다 등 세계 각국의 따끈한 사연에 더하여
가까운 한국 사회의 이야기를 적당한 비중으로 버무렸다. 서로 돕고 싶어하고, 포옹받고 포옹해주고 싶은 마음이 국경과 문화권을 넘어 인류 공통의
욕망임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구성이다. <1도씨 인문학>에서는 소외받은 사회적 약자, 비단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 일관되게 손을 내민다.
온정주의의 주종관계에서가 아니라, 동반자로서 손 맞잡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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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읽기보다는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만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옮겨보세요"라는 출판사측의 홍보문구가 <1도씨 인문학>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을 잘 읽는 법을 가장 잘 압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행동하고 싶어진다. 당장 그 작은
행동으로서 <1도씨 인문학>을 여기저기 선물해야 겠다. 좋은 바이러스는 전염시켜야 세상이 더 "Better"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