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전기를 훔쳐 갔지? - 지구를 살리는 환경 이야기 푸른숲 새싹 도서관 7
선자은 지음, 강혜숙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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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기를 훔쳐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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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린이들이 외국 어린이에 비해 취침 시각이 많이 늦는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 되었습니다. 늦은 밤 치킨 배달 시켜 먹자는 부모님이나, 스마트폰과 TV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기"때문에  아이들이 늦게 자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LED건 형광등이건 야밤의 전기불을 믿고 생체 시계를 꺼둔 탓이겠지요.  대낮같이 밝은 밤을 하도 당연히 여기다 보니, 되려 시골 밤길의 깜깜함을 두려워하게 된 게 현실입니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누가 전기를 훔쳐갔지?』는 전기 에너지를 펑펑 쓰면서 정작 그 소중함을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선자은 작가는 '편리'라는 이유로 전기를 펑펑 써대는 우리를 반성시키기 위해 외계인을 등장시킵니다. 발음하기도 재미난 '구리구리똥똥 행성' 출신의 또비가 그 주인공이지요. 또비 눈에 지구인들은 참 멋진 삶을 삽니다. 밤에도 낮인양 불을 밝혀 두고 활기를 띤 사람들, 한 여름에도 추워서 재채기가 날 정도로 시원한 건물들, TV며 엘레베이터! 모두 멋지기만 해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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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비의 감탄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깜깜해졌거든요. 전기사 사라진 거였어요. 사람들은 마치 다른 누군가가 전기를 훔쳐가기라도 한 듯, "누가 그런거야?"를 연발하며 우왕좌왕했지요. 전기가 끊긴 세상은 대재앙을 맞은 듯 했어요. 누군가는 엘레베이터 안에 갇히고 응급실의 누군가는 급히 병원을 옮겨야만 했지요. 지하철이 갑자기 멈추어 사람들이 다치고, 전기불 대신 촛불을 켜다 불이 나기도 했어요. 말 그래로 아수라장이었지요. 사람들은 조사를 하더니만, 또비를 주범으로 몰았지요. 또비네 집에서 유난히 전기를 많이 썼다나요? 그 때 또비가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냥 마을 사람들처럼 시원하고 재미있게 여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그제야 사람은 전기를 훔쳐간 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닫고 반성하지요. 모두 함께 전기를 아껴쓰기 위한 노력을 하였음은 두말할 필요 없고요. 밤에 일찍 불을 끈 지구에서는 유난히 별이 더 많이 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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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기를 훔쳐갔지?』는 우리가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는 전기 에너지 절약의 이유와 목적을 쉽게 풀어놓은 그림책입니다. '대정전'이라는 가상의 재앙을 계기로 전기절약의 행동 변화와 구체적 행동지침을 안내해주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고요. "또비가 들려주는 전기 이야기"라는 제목의 부록에서는 전기의 A-Z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소개하고, 전기 절약을 위한 구체적 제안을 해줍니다. 유치원 교육을 잘 받은 꼬마 둘은 『누가 전기를 훔쳐갔지?』를 읽으면서, "전기를 아껴 써야 북극곰이 살 수 있지."라며 생명순환, 상생의 이야기까지 하네요. 꼬마들에게 되려 배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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