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이방인 - 내 안의 낯선 나를 발견하는 시간
로버트 레빈 지음, 홍승원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Stranger in the Mirror



  "My brain is malfunctioning." '미드'로 영어 공부하던 시절, 어쩌자고 이 문장이 마음속에 콕 들어와 박혀 나가지를 않았다. "내 뇌가 오작동 중이라서요." 이 한 문장으로 몸과 정신, 자아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생명공학이 발달한 21세기에서 '뇌'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거울 속의 이방인 (원제: Stranger in the Mirror)』의 저자 로버트 레빈(Robert Levine) 박사에 따르면,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인은 인간 존재의 본질이 뇌가 아닌 심장에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조차도 심장이야말로 인간 정신의 핵심이라고 믿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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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자신을 정의하려는 것은 자기 이를 깨물려는 것과 같다."는 철학자 앨런 와츠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아 탐색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로버트 레빈은 『거울 속의 이방인』의 결론을 명쾌하게 기술했다. 그 주장을 크게 3가지로 나누자면, 먼저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하는 경계는 모호하고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Cogito"의 원문장을 "나" 가 아닌, "우리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수정해야 할지 모를 만큼 인간에게 자아란 개인이라기보다는 공화국 같은 것이다. 셋째 자아(self)라는 실체는 끊임없이 변한다. 이 세 주장은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진정한 자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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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빈 박사(홈페이지: http://www.boblevine.net/)  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회심리학자이자 문화에 따른 시간관념의 차이뿐 아니라 '자아' 개념을 주로 연구해왔다. 가장 최신작인 『거울 속의 이방인』은 그의 농익은 학문적 성과물인 동시에, 심리학뿐 아니라 생물학, 의학, 문학, 기생충학, 범죄학 등에서의 다양한 일화를 끌어와서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일반 대중이 읽어도 푹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흥미로운 소재와 연구물을 많이 소개하기에, 쉴 새 없이 메모하며 읽다 보면 『거울 속의 이방인』의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내가 이해한 수준에서 쉽게 풀어 말하면 다음과 같다. "내 안엔 내가 너무 많아. 아니, 내 안엔 우리가 너무 많아.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일관되고 의지적이고 합리적이라는 통합된 자아상이 가능하겠니? 그건 (특히 서구문화에서 추앙받는) 문화적 상상의 아이콘이야. 네 아이디어가 너만의 독창성의 산물이라고? 20년 전의 네가 현재의 너와 같다고? 미국 사회는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라고? NONS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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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우리 개개인이 '거울 속의 이방인'으로서 길 잃은 어린 양처럼 헤매여야 한다는 무책임한 주장은 아니다. 인간의 자아는 타자, 혹은 종으로서의 전체와 모호한 경계를 이루며 연결되어 있고 유동적이라는 속성은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로버트 레빈 박사의 말을 그대로 빌어오자면 "가변성이야말로 모든 가능성의 시작이다. 유동성은 유연성을 만들고, 이 유연성은 엄청난 가능성을 이끌어낸다. 바로 그걸 가지고 자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중략)…내가 나인 것을 내려놓을 때 나는 비로서 나일 수 있다."

 
 

 

Ch2. 외계인 손 증후군 AHS

Ch 3.Phantom Limb // BIID (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 흥미로운 생각 거리, "일단 우리 몸 밖으로 나온 배설물 (침, 똥, 눈꼽)에 대한 극도의 불쾌감 // 찾아볼 인물 MIT의 Hugh Herr

Ch4. "유전적 정보상 어느 정도는 모두 우리" 말파리 유충의 숙주가 되다 → self/non-self 경계에 대한 의문 제기

Ch5. DID (해리성 정체 장애) 영화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을 반영한 "Eve White"의 사례

Ch6. 책 제목을 따온 장, "거울 망상증 mirrored self misidentification" // Oh, My God 존경하는 올리버 색스 교수 역시 "얼굴 인식불능증 prosopagnosia"로 고생했었다니 // 8명의subject에게 최면 걸자 거울 속의 자신을 stranger로 인식

Ch7. "Spooky Conincidence"라 할 수 있는 일란성 쌍둥이들의 사례 : Daphine & Barbara : JIm springer & Jim Lewis

Ch.8 도플갱어와 아바타가 생명공학과 의료의 발달로 현실화?

Ch9. Cogito의 재개념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챕터로서 <지킬박사와 하이든>의 저자 스티븐슨이 꿈에서 계시받은 내용에 의거해 소설 집필한 일화 & 로버트 레빈 자신이 젊은 교수로서 강의 나설 때 내 안의 다른 연극적 자아가 성공적인 재담으로 강의 performance를 훌륭히 수행한 사례 & "보르헤스와 나" 언급. 로버트 레빈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스티븐슨의 경우  집필을 위해 마약 도움을 얻었다는 의혹 제기됨.

Ch 10. "환청"에 대한 이야기 : Herbert Mullin이라는 70년대 연쇄살인범(serial killer)를 예시로 환청 듣는 자들의 사례, 현대 서구 사회에서 생각은 자기 안에서 하고 말로 뱉어내지 않도록 문화화(이 부분이 흥미로웠음, 입 밖으로 생각을 내는 자들은 보통 정신이상자로 여겨지는 사회, 하지만 역사적 자료를 뒤져보면 꼭 그랬던 것만은 아님)

 

Ch.11 자기통제에의 환상// delay of gratification // cf. 댄 에일리 // 237쪽 외 2번이나 언급하는 Victor Hugo의 사례 (자기 규율은 어려워, 그러니 난 차라리 발가벗고 글 쓰겠어. 콧바람 쐬러 나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룰 수 있게) // structured proscrastination (Ph. D 논문 진도 안나가자 돈 주고 엄마를 대체할 잔소리꾼 고용해서 성과 얻은 사례 

 ch13 일본 VS 미국

일본에 교환교수로 나가 있으면서 경험한 일본인의 문화, 특히 조교로서 온갖 굳은 일을 다하고 심지어 본인의 연구인데도 교수들의 무언의 압력 떄문에 공동저자로 그들의 이름을 무임승차, 올려준 Sato라는 조교의 사례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가면/ 위선의 의미 /

개인주의라른 환상, 심지어 개인주의 사회에서조차 대부분은 상호의존적 경향을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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