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째 양 두두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6
박준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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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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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꼬마들이 다니는 미국의 어린이집(daycare center)에서 미국인 원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봐도, 한국인과 멕시코인들 아이들 취침 시각이 제일 늦지." 묘하게 차별적 뉘앙스를 띄었기에 지금 다시 생각해도 불쾌하지만 동시에 인정할 부분도 있는 말입니다. 한국 아이들 취침 시각 늦다는 것은 많은 통계자료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으니까요.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라는 공영방송의 멘트가 나오는 밤 9시 이전엔 자야 한다는 순진한 생각을 요즘 꼬마들은 잘 하지 않죠. 잠이 모자랍니다. 『백 번째 양 두두』는  어쩌면 작가 박준희가 이처럼 잠이 모자란 아이들과 아이들의 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잊은 부모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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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두두'는 백 번째 양입니다. 제빵사 공씨 아저씨가 잠들기 전 불러주는 양 중 백 번째에 불리니까요. 아저씨가 "양 하나, 양 둘, 양 셋……"을 불러줄 때마다 양들은 아저씨의 이불, 베개가 되어 주거나 자장가를 아저씨에게 불러줍니다. 아저씨는 불면증이 없는지, 늘 100까지 세기도 전에 잠이 들어버렸어요. 두두가 결코 아저씨 가게 안에 들어가보지 못한 이유가 되지요. 너무도 아저씨 가게 안에 들어가고 싶었던 두두는 새치기를 시도해보지만 들키고,  데려가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해보기도 합니다. 결국, 기회를 얻었지요. 첫 번째 양하고 딱 하루만 순서를 바꾸기로 합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해야 할까요? 하필이면 오늘, 아저씨는 밤을 꼴딱 새워 빵을 만들고 또 만듭니다. 자, 우리 두두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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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는 아이들 상상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백만 스물 한 번째"양과 그 모든 양들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천진한 상상력의 그림책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양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양들이 만들어주는 포근한 구름 이불과 베개를 함께 덮어보는 상상을 한다면 박준희 작가의 의도대로 이 책을 잘 읽는 셈이겠지요? '잠을 잊은 꼬마들'에게 양 세는 초저녁 9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귀여운 그림책, 『백 번째 양 두두』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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