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숲 하늘파란상상 10
이정덕.우지현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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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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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여름에 생일을 맞는 제게는 붉은 장미 한 다발 선물이 자주 옵니다. 하지만, 만약 제게 "선물 뭐 받고 싶어?"라고 물어 준다면 이렇게 대답하겠어요. "숲에 가자!" 숲이 참 좋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고, 직접 찾으면 더욱 좋고, 숲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내가 태어난 숲>의 우지현 작가와 이정덕 역시 숲을 사랑하겠지요? 책의 표지부터 속지까지 온통 초록 연두 기운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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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숲>은 아주 특별합니다. 과수원집 7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부지런히 살아온 어르신이 한땀한땀 자수로 만든 책이거든요. 표지의 글자가 두툼하다 싶었는데 고동색 실로 한땀 한땀 새겨만든 글자랍니다. 아름다워요. 가지와 줄기의 질감이 살아 있고, 나뭇잎의 도톰한 촉감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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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이 너울거리는 숲을 배경으로 한 줄의 문장이 새겨있습니다. "내가 태어났어요." "나?, 누굴까? 누가 태어났다는 거지?" 독자의 머릿 속에 반짝 하고 떠오르는 첫 번째 답은 무엇일까요? <내가 태어난 숲>에서는 숲 속 친구들로 시작합니다. 숲에서 태어난 작은 열매, 분홍 날개가 예쁜 작은 새, 달팽이와 나비 등 작은 생물들.

비오고 바람 부는 날에 특히 잘 태어나는 것도 있대요. 꼬마들과 이 대목을 읽으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봤지만 아무도 '옹달샘'을 생각해내진 못했어요. 의외였네요. "바람이 불고 비오는 날 태어나는 것은 바로 옹달샘"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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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작은 집에는 꼬마가 살고 있어요. 친구를 기다린답니다. 숲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숲에서 보내는 초대장을 우지현 작가는 아이의 목소리로 전해주었네요. 친구를 기다리는 아이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이 순간에도 또 누가, 무엇이 숲에서 태어날까? 숲에가면 누구를 만나게 될까? <내가 태어난 숲>은 진행형의 확장, 미확정의 즐거움. 그래서 더 독자를 설레게 하는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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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숲>은 수목원에서 읽었어요. 책 속 부록처럼 작은 책자가 함께 왔는데 본문의 그림과 아주 똑같은 스케치로 채워져 있어요. 자수 놓는데 자신 있는 이라면 이 책자를 본 삼아서 자수를 놓아도 좋겠고, 색칠북으로 이용해도 좋겠어요. 수목원 평상에 배 깔고 엎드려서 꼬마들이 <내가 태어난 숲>을 예쁘게 칠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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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소재로 한 많은 그림책이 있지만 <내가 태어난 숲>처럼 아름다운 자수로 한땀한땀 만들어진 책은 드물 거예요. 한국의 독자뿐 아니라, 세계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만나고 아껴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결국 숲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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