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미세먼지로 둔감해진 후각까지
벚꽃향이 일깨워서 도저히 실내에 머물기 싫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굳이 도서관에 가자네요. 이렇게 화창한 봄날, 벚꽃놀이를 포기하고 말이지요.
"어짜피 모두 스마트폰 보느라 책을 안 보니, 저라도 봐야죠!"라고 말하는 꼬마의 성숙함(?) 혹은 책사랑에 혀를 내두르며 도서관에 함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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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입니다. 친근한 책 냄새에
금새 벚꽃향의 유혹을 잊습니다. 새로 신간이 많이 들어왔군요. 좋아하는 작가 루이스 새커의 원서도 들어왔고, 유시민 작가의 최신작도 서가에서
인사합니다. 도서관에만 오면 자질구레한 근심거리가 사라지고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고 세상이, 우주로 확장되는 듯 합니다.
그림책 <동물원?
도서관?> 역시 책이 주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답니다. 이 작품에서 이동도서관 사서 몰리는 책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핵심인물이고요. 그런데 그
대상이 독특합니다. 바로 동물원의 동물 친구들이에요. 몰리는 노련한 감각으로 동물들에게 맞춤형 책 처방을 내려줍니다. 아기 코끼리 등에게는
말놀이 그림책을, 수달에게는 물에 젖지 않는 책을, 중국에서 온 판다들에게는 한자어로 된 책을 골라 주었어요. 동물 친구들은 책에 푸욱
빠져들었답니다. 팔다리가 저려 올 때까지 웃으며 책을 읽는 하이에나에, 곰이 캐릭터로 등장하는 책을 유난히 좋아하여 섭렵하는 곰가족에 동물원에
뜨거운 독서 열풍이 분 것은 모두 몰리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