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 세기의 천재이자 위대한 과학자!
코린 마이에르 지음, 안 시몽 그림, 권지현 옮김 / 거북이북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EINSTEIN

 

 
어쩌면 어린이 전기문 시장에서 <아인슈타인>은 잘 팔리는 이름이 아닌가봅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 뉴턴 보다 훨씬 아인슈타인을 다룬 책을 찾기 어려운 느낌이니까요? 아니면, 대중들은 그저 아인슈타인을 천재 과학자의 이미지로서 소비하고 싶어하지 너무 비범하기에 더 깊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것일까요?  아인슈타인에 대해 처음 읽는다면, 이왕이면 냉철한 지성을 대표하는 작가의 검증된 글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바로 코린 마이에르(Corinne Maier).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정신분석가인데 2016년에는 "BBC WOMEN 100"에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을정도로 작가로서나 비평가로서 저명합니다.  정치과학과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그녀가 이례적으로 위대한 이들의 전기를 쓰는 이유가 무척 궁금합니다. 이미 나 를 안 시몽 (Anne Simon)과 작업하여 큰 반향을 얻었거든요. 이번에 나온 역시 그 둘이 공동하였습니다다. 마찬가지로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의 형식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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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 마이에르가 되짚어낸 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깔끔하게 시간 순서대로 기술되었지만, 솔직히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작가들은 아인슈타인이 이룬 중요한 과학적 업적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성격과 기질을 보여주는 일화들을 줄거리 속에 교차적으로 삽입했거든요. 아인슈타인이 실재 종잡을 수 없는 괴짜였는지, 아니면 코린 마이에르가 의도적으로 종횡무진 글쓰기 전략을 선택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을 다 읽고도, 잘 감이 오지는 않네요. 괴짜천재인지, 평화를 사랑하는 인본주의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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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책의 첫 페이지는 이런 엇갈리는 평가들로 가득 채워진 채 시작됩니다. CIA가 감시하는 공산주의자, 독일에서 도망친 배신자, 이스라엘 건국을 주장한 시온주의자, 바람둥이, 이미지 관리의 달인, 표절자, 자식들을 돌보지 않은 차가운 부성 등등.
 

을 읽다보면 이런 엇갈리는 평가를 이끌어낼 관련 에피소드들이 혼재하여 등장합니다. 완전한 문장을 말 할 수 없느니 차라리 입을 다물었던 어린시절부터, 바이올린 선생님과 충돌을 일으키고 독학으로 바이올린 연습을 하였고 노년기에도 음악을 사랑했던 이야기며, 물리학을 공부하던 밀레바와 결혼하였으나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이야기 등이 독자에게 놀라움의 연속으로 다가옵니다. 분명한 건 이 천재 과학자는 관습에 얽메이지 않고 권위를 부정했으며 인간사의 사사로운 인간관계를 넘어서는 우주의 인과관계를 추구했습니다. 즉 몸은 인간세계에 속해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우주적 큰 세계를 지향한 것 같습니다. 아마 코린 마이에르도 아인슈타인의 이런 성향을 책 속에서 부각시키고 싶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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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에 재학시절 물리학과 교수에게 "교수님"이라는 존칭대신, "저는 누구나 다 똑같이 부릅니다."라며 끝까지 "베버 씨"라 이름(first name)으로 불렀던 일화.
격식있는 행사에서 턱시도를 입으라는 제안에 "사람들이 나를 보러 오는 거요? 내 옷을 보러 오는 거요?"하면서 평소 스타일을 고수했다는 일화.
이런 일화를 알고 나니, 72세 생일날 찍혔다는 '혓바닥 멜롱'사진의 맥락이 이해가 갑니다.

아마 평범한 서술형 문장으로 가득채워진 전기문으로 아인슈타인을 만났다면 이처럼 인물에 다층적 호기심이 생기진 않았을 것입니다. 정신 분석학자 코린 마이에르의 독특한 서술과 안 시몽의 그림 덕분에 아인슈타인의 업적보다도 그의 세계관, 정신세계, 유대인으로서의 종교관 등이 참 궁금해지는 군요. 더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래픽노블의 재미와 가치를 덕분에 잘 알게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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