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의 재발견 첫번째 이야기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과학자들의 우연하고 기발한 발견들 딴짓의 재발견 1
니콜라 비트코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애플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딴짓의 재발견우리가 꼭 알아야 할 과학자들의 우연하고 기발한 발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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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과학자들의 우연하고 기발한 발견들"이라는 부제가 붙긴 했지만 <딴짓의 재발견>에 소개된 28가지 발견들은 "알지 않았어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것들이기는 하다. 몰랐어도, 알아도 독자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질 바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그 발견을 한 과학자들은 억울할 수는 있겠다. 우연이건 노력의 필연적 산물이건, 독특한 발견을 해냈다는데 이를 알아주거나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쉬울 테니 말이다. 엉뚱한 발견을 해낸 과학자들은 그래서 니콜라 비트코프스키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리학 교수이자 그가 쓴 <딴짓의 재발견> 덕분에 일반 대중들도 과학자들의 괴짜 짓을 때론 어이 상실, 때론 존경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으니까. 작자는 '과학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관심보다는 이론으로서 과학사를 '학습'하려고만 하는 경향이 안타까워서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한 발견을 찾아내어 책으로 엮어냈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의외로 딴짓을 많이 벌였는지, <딴짓의 재발견>은 1권과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다. 그중 1권을 먼저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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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비트코프스키는 국립도서관이라는 망망대해를 탐험지 삼아, 과학사와 과학자 관련 서적을 열렬하게 읽어 재꼈다. '망망대해'로 비유할 만도 할 것이, 교과서에 깔끔하게 정리된 과학사의 주요 사건과 업적에 가려져, 사실 많은 부분이 언급되지도 주목받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과학적 사실, 과학사의 진실"이라고 믿있던 사실에도 의문을 제기해준다. 덕분에 <딴짓의 재발견>을 다 읽을 즈음, 독자는 '과학사史 = 이성과 객관성이 승리한 역사"인 동시에 "마술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이라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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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계의 뒷담화 모음집이라고 할까? <딴짓의 재발견>을 읽다 보면, 진지한 이성의 화신으로서의 과학자라는 이미지 대신에 엉뚱한 매력의 괴짜 과학자가 상상된다. 예를 들어, 번개 치는 날의 연날리기 실험으로 유명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특별히 좋아한 실험이 '여자의 눈에서 나온 불꽃으로 영혼이 불에 탈 수 있는가?'였다니 어찌 놀랍지 않은가? 엉뚱하기로는 '신과학의 창시자'라는 갈바니를 빼놓을 수 없다. 갈바니는 아픈 아내를 위해 개구리의 넓적다리로 수프를 끓이다가 동물전기의 존재를 발견했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과학계의 신동 아이작 뉴턴은 어렸을 때 이미, '지푸라기와 머리카락, 입김으로 떡갈나무의 뿌리 뽑기' 실험을 시도했고, 혈액 순환의 메커니즘을 밝힌 고전의학의 대가, 윌리엄 하비는 마녀감별시험에서 감별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두꺼비를 연구했다고 한다.  노벨 물리학상 (1927년) 수상자인 '찰스 윌슨' 안개 상자를 통해 집요하게 구름을 만드는 데 몰두하여, '구름 윌슨'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과학계는 애써 이런 "지나치게 낭만적인" 실험을 무시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딴짓의 재발견>에 소개된 스물 여덞 명의 과학자들은 제각기 괴짜스럽기로는 두 번재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엉뚱한 연구와 발견을 하는데, 그 와중에 공통점을 꼽을 수 있다. 바로, 딴짓의 기저에서 순수한 호기심과 과학적 열정이 작동했다는 점. 그것이야 말로 과학자를 과학자되게 하고, 놀라운 발견이 이뤄지는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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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의 재발견>이야말로, 요즘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많이 등장하는 단어 '통섭형 인재'의 특질을 보여주는 듯 하다. 앞서 말한,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은 물론이거니와 과학,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관심과 재능이 이 책에 소개된 과학자들의 공통 요소이니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에드거 알랜 포를 더이상 단순히 작가로만 보지 않게 될 것이며, 대륙이동설의 베게너 역시 단순 과학자 이전에 타고난 탐험가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열정과 호기심은 통한다. 예술과 과학, 이성과 감성, 낭만과 철저한 객관주의 역시 하나로 수렴될 수 있음을 괴짜 과학자들의 발견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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