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바위 하늘파란상상 9
우지현 글.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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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바위

 

"자꾸 울면, 호랑이가 물어간다." 전래 동화에서 많이 듣던 무서운 말이지요. 요즘은 아이들 키우면서 그런 으름짱도 없어져 가는 듯합니다. 저출산 한국 사회, 하나만 낳은 아기 옥이야 금이야 키우다 보니 울면 부모가 바로 반응해주는 편이니까요. 아기의 울음소리, 아이의 떼쓰는 소리에 반응하는 속도가 몇십 년 전 한국 사회에 비한다면 LTE 수준으로 빨라졌으리라고 상상합니다. <울보 바위>를 읽으면서, 어쩌면 우지현 작가님이 우리 사회 육아에 대한 풍자를 의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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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보 바위>에는 커다란 바위가 등장합니다. 앙앙 엉엉 잘 우는데, 울 때마다 돌멩이 눈물을 쏟아내니 천지가 우르르 시끄러워집니다. 이런 울음을 환영할 어른, 찾아보기 어렵겠지요? 그렇습니다. 바위가 울자 어른들이 "아이코, 어이쿠"하며 당황스러워합니다. 혹은 화가 나서 소리칩니다. 당장 눈물 좀 그치라고. 코끼리 할아버지는 울보 바위를 향해 벼락처럼 호통을 쳐보지만, 눈물은 오히려 더욱 세집니다. 이야기책으로 울보 바위를 달래보겠다던 할머니도 실패합니다. 그만 저도 모르게, 잔소리 삼매경에 빠져들었으니 울보 바위가 좋아했을 리가 없지요. 윽박지르면 윽박지를수록, 말리면 말릴수록 울보 바위의 돌멩이 눈물은 많아졌습니다. 아무도 울보 바위의 눈물을 이겨낼 자가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시끄럽고, 이렇게 마음 불편한 채로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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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다음 날 아침, 해가 떴을 때 울보 바위는 더는 눈물도 흘리지 않고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더 이상 돌멩이 눈물에 맞아 아플 사람도 없고, 울보 바위도 더 이상 '울보'가 아닙니다. 우지현 작가는 바위의 밝아진 마음을 노란 색 배경으로 표현했습니다. 무슨 비결이 있었느냐고요? <울보 바위>를 직접 읽어보세요.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 잔소리도 훈계도 사랑의 매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아이와 함께 놀기, 즐겁게 놀아주는 것만 한 약은 눈물병에 없었답니다. 아이가 운다면, 행복하지 않다는 신호랍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아이스크림도 잔소리도, 꾸중도 아니에요. 놀아주면 되지요. 아이가 즐거우면 결국, 가족, 사회, 세상이 밝아지니 우지현 작가는 <울보 바위>를 통해 참 현명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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