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과학 -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라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8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엮음, 김지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Scientific American 건강과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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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과잉의 시대'에 "정보의 홍수에 익사"하기 딱 좋은 영역이 바로 '건강과 영양'이 아닐까 싶다. 많아도 너무 많다. 숱한 전문가와 권위자들이 내놓는 각종 자료와 권고들. 솔깃해지다가도, 이를 뒤집는 후속 연구나 반대 주장에 아리송해지니 일반인들은 정보의 홍수에서 갈팡질팡하기 딱이다. 신뢰하고 따라야 할 진짜 정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2002)와 (2015)의 저자인 메리언 네슬러(Marion Nestler)는 영양학적 권고들이 "과학적 논쟁, 식품회사들과의 이해관계, 정부 규제 기관과의 타협(12쪽)"사이에서 갈팡질팡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나아가 그녀는 식품 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로비를 벌여 영양학 연구를 오염시켰다는 뉘앙스의 비판도 한다. 예를 들어, 음료 산업협회에서 후원한 연구에서는 청량 음료(soda)가 비만에 어떤 특별한 역할도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놓는다. 따라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뢰할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일반인에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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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과학: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라! (원제:Eat, Move, Think: Living Healthy)>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건강 관련한 충고를 한 데 모아놓은 책이다. 앞서 말한 메리언 네슬러처럼 영양학자를 위시해서, 과학 저술가, 음식 전문 기자, 의대 연구원 등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한다. 필자가 삼십여 명에 이르는 만큼, 그들의 주장을 관통하는 공통의 핵심을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책 제목 자체가 방향성을 제시한다. '건강해지려면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많이 움직이라.' 그 구체적인 방안을 이 책에서는 "건강과 다이어트," "보조식품," "비만," "당뇨병," "중독," "운동,"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이라는 일곱 개 영역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총 31개의 글은 분량이 짧은 데다가 각각 주제나 입장이 다양한지라 쉽게 읽힌다. 게다가 건강에 최소한의 관심을 둔 독자라면 한두 번은 들어보았을 주제이거나, 자신의 건강과 직결된 권고인지라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8×8 = 1900cc, 하루 물 2리터씩 마셔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온 독자라면 카렌 벨러니어의 글을 읽고 생수병을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순수히 생수로만 2리터를 매일 몸에 채워 넣으면 오히려 나쁘다는 주장에 안도하면서..... 마찬가지로 '붉은 고기가 수명을 단축한다'라는 주장 때문에 육류를 멀리해온 독자라면 '문제는 육류 자체가 아니라, 조리법이다. 방부제와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 육류가 더 위험하다'는 주장에 안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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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과학: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라!>의 원서가 2013년 초판 발행되었음을 고려했을 때, 현재는 또 새로운 이론과 입장이 대두하였을지도 모른다. 2013년 시점에서도, 기존의 '건강상식'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항산화식품"의 기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든지, "비만 = 조용한 살인자요 만병의 근원"이라는 등식에도 의문을 던지는 글들이 실려 있다. 또한 "보조식품"이 중금속에 오염되었거나, 효능도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글(2-3)에서는 '사기' 수준의 보조식품의 예로서 인삼, 은행, 마늘 등을 들고 있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을 독자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건강과 과학: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라!>를 현명히 독해하고 활용하는 방식은 이 책에 실린 31개의 글, 그 주장에 모두 동의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건강의 과학, 건강의 비결을 비판적으로 해독하고, 자신의 삶에서 그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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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중점을 둔 소재가 상당히 미국 중심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의 전염병으로서의 비만이나 당뇨병, 흡연과 음주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동시에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챕터는 바로 7장 "스트레스와 정신 건강"이었다. '도시 생활이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증가시킨다(7-1)'라는 주장은 지구적 차원으로 도시화가 가속되고 우울증 인구가 증가할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아서이다. 이 책의 마지막 글인 7-5에서는 사회적 치유를 이야기한다. 정신 건강을 위해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고(사회적 정체성을 분산시켜라)", 소속감을 증진할 단체 활동을 하라는 충고는 연말 연시 모임이 잦아질 우리에게 기분 좋은 충고이다. 그나저나 불통의 고집과 후안무치 때문에, 우리 국민은 연말 모임도 반납하고 촛불 들게 되었으니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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