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가지러 와! 신나는 새싹 44
길상효 글, 신현정 그림 / 씨드북(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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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가지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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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나만의 버킷 리스트 100'를 적어보라면, '김치 만들기'를 꼭 포함해야겠습니다. 별 다섯의 뷔페식보다도 잘 익은 김치로 상징되는 따뜻한 집밥을 더 좋아하는 김치 애호가로서 정작 김치의 재료도 잘 모르고, 김치를 담그는 법도 모릅니다. 그래서 몹시 부끄럽습니다. 그 부끄러움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했을까요? 책장을 뒤져보니, 유독 '김치'니 '김장'을 주제어로 하는 그림책을 많이 모아왔네요. 그중에서도 <김치 가지러 와!>는 특별한 내용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통상 '김치의 이모저모'나 '김장 날의 풍경'이 그림책의 소재였다면, 이 책에서 길상효 작가는 '나눌수록 커지는, 비워낼수록 채워지는 삶의 지혜'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목과 소재는 '김치'이지만,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 나눔 = 상생이라는 지혜를 알려주니 어찌 특별하지 않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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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토끼입니다. 무려 이틀이나 꼬박 애를 써서 배추김치를 담았습니다. 커다란 항아리 가득 차곡차곡 채워 넣을 정도로 넉넉히 담았습니다. 이틀간의 고된 노동, 끝내고 찜질방이라도 갈 법도 한 데, 이 토끼는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네요. 그것도 같은 초대 내용으로 말입니다. "김치 가지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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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자마자 제일 먼저 달려온 친구는 다람쥐. 뜨끈한 칼국수를 함께 만들어 척척 생김치를 얹어 먹었습니다. 다람쥐가 돌아갈 때 김치 한 포기를 들려 보내는 것을 토끼는 물론 잊지 않았고요. 며칠 뒤에는 두더지가 카레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매운 카레와 매운 김치가 어찌나 잘 어우러지던지요? 두 친구는 배불리 먹었어요. 이번에도 토끼는 두더지에게 김치 한 포기 사례를 잊지 않았고요. 그렇게 친구들이 한 명씩 찾아왔고, 토끼는 김치를 나눠 먹고 나눠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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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김치 한 독이 동나는 건 금세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김치 없이 먹어야겠네."하며 맨밥을 한술 뜨려던 토끼,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와! 김치 뷔페를 열어도 되겠습니다. 토끼네 김치 맛을 보고, 토끼의 정을 받아간 친구들이 각양각색의 김치를 저마다 들고 왔지 뭐예요. 순식간에 토끼네 집에서는 김치 뷔페가 열립니다. 깍두기, 열무김치, 나박김치,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함께 먹는 밥맛이 꿀맛인가 봅니다.
'빈 그릇을 돌려보내지 않는' 따뜻한 정과 함께, 나눌수록 행복과 정이 커지는 삶의 지혜. 어린이들이 <김치 가지러 와!>를 읽고 고맙게 배우겠습니다. 아울러,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종류의 김치에 호기심을 갖고 직접 먹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톡 쏘는 익은 김치와 아삭 상큼한 생김치에서 슬로우푸드의 생명력을 느끼고 건강해졌으면 하니까요. 길상효 작가님, 좋은 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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