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20
도 판 란스트 엮음, 지명숙 옮김, 카를 크뇌이트 그림, 모리스 마테를링크 원작 / 어린이작가정신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파랑새

 

 

'행복은 저 구름 뒤가 아닌, 저마다의 마음 속에' 라는 교훈과 동의어로 인식되는 동화 <파랑새>! 발음하기도 재미있는 치르치르(틸틸)와 미치르(미틸) 남매의 이름은 기억하는데, 글쎄 구체적 줄거리와 배경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명색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대표작이자 그림책의 대명사와 같은 작품인데.......슬금 부끄러워지던 차에 어린이 작가정신 출판사 덕분에 <파랑새>를 오롯이 다시 만난다.  

 

출판사 측에서는 큼직한 판형에, 활자조차 파랑색으로 인쇄하여 <파랑새>의 신비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 편집해주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원전을 네델란드 문학 전공자인 지명숙이 번역하였고, 벨기에 그림작가인 카를 크뇌이트의 몽환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했다. 보이지 않는 추상의 세계,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 사람과 동물, 생명 있는 것과 사물의 경계가 희미한 환상의 세계를 카를 크뇌이크는 놀랄만한 독창성으로 화폭에 옮겼다. 몽롱하면서도 서늘해보이는 푸른색을 주조색 삼아 화려한 색감을 자신감 있게 섞어 넣은 그림은 독자를 <파랑새>의 무대로 빨아들인다.

 

 

 

 

 

 

 

 <파랑새>는 원래 6막 12장으로 구성된 상징주의 희극이라고 한다. 1908년 초연된 이후, 러시아, 영국, 일본 등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고 작가인 마테를링크는 1911년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하면서 이 작품은 한 세기 이상 꾸준히 사랑받아 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이들이 <파랑새>의 제목은 알아도 실제로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점!

그런 면에서 작가정신의 파랑새는 고마운 길잡이가 되어준다. 카를 크뇌이크의 대담하고도 환상적인 그림과 파랑새 활자를 따라가다보면 6막 구성의 희극이 한 편의 연극처럼 독자의 머릿 속에서 펼쳐지니까. 

 

 

 

 

 

 

 

 

 

 가난한 나무꾼의 자녀이자 남매인 틸틸과 미틸은 물과 불, 개와 고양이, 빵과 우유와 설탕 친구들과 함께 파랑새를 찾아 나선다. 베릴뉘네 요정의 아이를 불행에서 건져줄 행운의 파랑새 말이다. 그 과정에서 마법의 모자를 쓰고 남매와 친구들은 추억의 나라, 밤의 궁전, 숲 속, 향락의 정원, 미래의 나라 등 환상의 공간을 여행한다. 추억의 나라에서는 그리운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나, 산 자의 그리움과 염원이 죽은 이들과 소통한다는 아름다운 상상을 보여주고, 향락의 정원에서는 탐욕과 무절제의 끝이 죽음이라는 다소 무서운 교훈도 직접적으로 전한다. 긴 여행을 했어도 빈 손으로 돌아온 틸틸과 미틸 남매. 하지만, 새를 찾는 이가 있었고, 두 남매는 새를 줄 수 있었다. 바로 어제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파랑새'인줄 몰랐던 새를 말이다.

공간과 시간의 변화가 비약적이라 어린이들이 읽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나, 환상적인 그림과 함께 책장을 넘기다보면, 파랑새의 의미를 곱씹게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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