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해도 좋아> 누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결혼한 자의 여유일까? 결혼하지 못 한(안 한)
자의 호기일까? 이 경우 저자 가타노 도모코는 결혼 못한 자에 속한다. 스물일곱 살에 남자 친구가 생겨 동거 생활에 들어가면서 친구들보다
인생주기에서 결혼이 빨라지나 싶었는데 동거 단계에서 오래 머무른다. 친구들은 둘째까지 낳고 집도 장만하고 학부모 대열에 들어서려 하는데,
<결혼, 안 해도 좋아>의 주인공이자 저자 가타노는 서른 살이 되어도 결혼하지 못했다. 남자 친구가 청혼하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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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대변화를 주고 싶었던 다카노는 정들었던 오사카를 떠나 도쿄로 이사한다. 친구들, 정든 동네, 정든 물건과의 결별은
시원섭섭한 경험이었을 테다. 물론 용기가 필요했겠고. 새로운 도쿄 생활에 씩씩하게 적응하던 다카노는 만취한 날 스마트폰을 분실한다. SNS를
이용할 수 없어 지자, 갑자기 단절감이 물 밀듯 밀려온다. 서른 살, 도쿄에서 혼자 사는 삶의 고립감과 불안감에 눈물까지 흘린다. 하지만
다카노는 씩씩하게 만화가로서의 꿈을 계속 키우고, 애인 없이 혼자 사는 삶에서 오히려 여유를 찾으며 성장해 나간다. 귀엽고도 소심한
저자의 성격이 지면을 가득 메워주는, 사랑스러운 만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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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본 스타일 핸디 사이즈에
조밀하게 압축해서 정보를 담는 편집. 가장 인상적인 페이지를 한 장만 고르라면 바로 아래 이미지. 인생 진도표에서 자신의 말이 정체된 사이
친구들의 말이 unmarried에서 married로, 거기서 아기 낳고 집 사는 등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사이 그나마 남친과 헤어져서 한 칸
뒤로 물러나게 된 작가의 '끄아아악' 비명이 귀엽기만 하다. 서른 살의 아름다운 독립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