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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허리 - 허리 보증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방법
정선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백년
허리
보통 책 띠지에 등장하는 작가는 얼굴 혹은 상반신 소개로 끝나던데, <백년 허리>의 저자이자,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재할의학교실 교수 및 대한 스포츠 의학 연구회 회장인 정선근은 다르다. 몸통 전체를 다 드러내고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날려주는데, '와!
건강체다' 라는 탄성을 절로 자아내는 몸이다. 그러면 그렇지. <백년 허리>를 읽다보니, 정성근은 웨이트 트레이닝 30년 경력자라
한다. 학문으로서나 일상에서나 건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건강달인인 듯 하다. 게다가 솔직하고 정직하기까지 하니, 그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귀가 쫑긋 세워지고 <백년 허리>의 문장문장을 다 흡수해버리고 싶어진다. 신뢰가 가니, 의사를 믿고 따르고
싶어진다.
<백년 허리>, 제목 참 멋들어지게 잘 지었다. 아프지
않을 때는 당연하게 여기는 허리는 원래 '100년'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이로운 기관이다. 잘 쓰면 100년 가는 허리를 부지불식간의 나쁜
동작, 습관이 된 나쁜 자세와 잘 알지 모르고 행하여 오히려 독과 같은 나쁜 운동 때문에 사람들이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일단 허리가 망가지고
'디붕(허리 디스크 문제로 겪는 멘탈 붕괴를 이르는 속어)'을 겪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겁을 먹으며 외과적 수술에 기단다. 하지만 정성근
박사는 간단명료하게 충고해준다. 두 가지를 하고, 두 가지를 하지 말라고.
수술하지
마라! 나쁜 자세, 나쁜 운동을 버리라!
자연
복대를 만들라! 맥켄지 운동으로 허리 디스크를
보호하라!
전문용어와 어려운 진단명을 환자를
기죽이고 수술부터 권하는 의사에는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정선근 박사의 『백년 허리: 허리 보증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방법』은 사람의
자생력, 즉 스스로의 힘을 믿고 최선을 다하다가도 안 될 때 최후의 수단으로서의 수술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자생력? 어렵지 않다. 자연복대를
생각하면 된다. 바른 자세로 생활하고 몸에 좋은 운동을 하면 자연히 형성되는 내 몸의 복대는 척추주변근, 복직근, 복사근이라는 1차 복대에 더해
흉요막근이라는 2차복대를 통칭한다 (pp.142~149 참조). 이 자연복대를 잘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100년 허리의 핵심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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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자연복대'를 잘 쓰는
법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국민 허리 스트레칭이라고 할만한 운동은 오히려, 허리 디스크를 서서히 조금씩 손상시키는
주범이라고 정성근 박사는 지적한다. 불과 20여년전만 해도 해롭다고 여겨진 요추전만이 사실은 허리의 힐링 커브라는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고 한다.
즉 정성근 박사가
의대생 시절 배웠던 지식들이 불과
이삼십년 사이에 정설에서 폐기되어야 할 이론으로 바뀌었는데, 아직도 이를 잘 모르고 '자연복대'를 스스로 망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안타깝지만, 진료실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짧은 진료시간 안에서는 개별 환자에게 일일이 다 설명해줄 수 없기에 <백년 허리>를 집필한
정선근 박사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덕분에 내 허리를 좀 더 알고 아낄 수 있겠고, 나아가 내 가족과 지인의 '백년 허리 프로젝트'를 촉구할
수 있겠다. 고마운 책, 설 명절 선물로 지인들에게 하나씩 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머, 몰래 카메라? 하며 뜨끔하시는 분들, 짝 다리하고 기대어 서서 스마트폰
보거나, 책상에서 자라 목으로 컴퓨터 자판 두드리시는 분들은 <백년 허리>에서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허리 운동, 열심히 따라하세요.
깨어있는 시간, 서거나, 앉아서나 누워서나, 30분에 한 번씩은 쭉쭉 뒤로 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