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고찬찬(고전 찬찬히 읽기) 시리즈 6
안도균 지음 / 작은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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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동의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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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동아시아 의학의 찬란한 비전"이라는 출판사측의 홍보문구를 단 <동의보감>,  2015년 하반기에 읽은 숱한 책 중에 단연코 가장 재미있었다.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으나, 저자 '도담' 안도균에게  '문하생으로 받아주십사' 하는 팬래터를 보낼까 생각 중일만큼 감명깊었다. 사실 도담 선생을 만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는 않다. 그는 현재 과천의 '관문학당' (http://cafe.naver.com/gmhakdang)' 과  서인학당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한다. 솔직히 '2016 관문 아카데미' 커리큘럼을 보니, 니체 강독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저서에 만만해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독해력 청해력을 갖추고 신청해야 겠다는 생각에 움츠러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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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 선생은 수의학, 즉 서양 생의학을 전공했으나 늘 한의학에 흥미가 가서 독학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옛 수유너머 연구실의 동의보감 세미나. 그렇게 껍질을 깨며 다시 살을 붙여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그는 인문학적 통찰로 <동의보감>을 풀어냈다. 그의 성실하고 치열한 글쓰기 덕분에 나같은 문외한 독자가 <동의보감>의 곁가지라도 잡아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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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10장으로 이뤄진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동의보감>을 읽고 나면, 몸과 건강, 나아가 삶에 대한 생각에 분면 변화가 생길 것이다. 도담 선생은 서구 생의학의 몸관념과 질병, 치유 개념에 매몰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숨통 트이는 또다른 사유를 보여준다. 본인 스스로가 수십, 수백 번 새겨 다시 소화해낸 이야기기에 가능했겠지만, 대중에게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여간해서 책에 밑줄 긋지 않는데, 이 책만큼은 예외 처음엔 그냥 읽었고 두 번째는 밑 줄 긋고 노트 필기 해가며 읽었다. 읽는 자체 만으로 생각의 틈새가 열려서 생각에도 새살이 붙는 듯 뿌듯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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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쓴 <동의보감>은 1956년 헌조가 기획했다. 지천에 널린 향약(약초)들을 잘 활용하게 하고, 약이나 침 치료보다 '양생 養生 '을 치유의 근본으로 삼자는 핵심 주장은 결국, 소수가 아닌 다수 백성을 아끼는 마음과 닿아 있다. 누구나 일상을 갈고닦는 수양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니, 의원 나으리께, 의사에게 돈 갖다 바치기 어려운 가난한 이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이야기겠는가.
10장 중 가장 몰입해서 읽은 장이 2장이고, 도담 안도균 선생도 왠지 가장 공들여 퇴고했을 듯한 장이 바로 2장 '신형'편이다.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개념인 신형(身形)은 '내경편의 핵심사상이 집약된 만큼, <동의보감>에서 가장 중요한 장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단다. 2장부터 10장까지 읽다보면, <동의보감>이면의 몸 관념에 찬탄, 감탄하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리라.
몇 구절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내가 자연 그 자체인데 죽음이라는 생물학적 단절이 그렇게 크게 두렵겠는가.......(중략)...... 잘 쓰고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삶에 대한 애정'과 '죽음에 대한 수용' 모두를 담고 있다."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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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스스로 순환하듯, 몸 역시 억지로 다스리지 않아도 자생력에 의해 순환하게 하는 것, 이것이 몸에 대한 무위의 통치이다. (59쪽).....양생(養生)은 몸이 자생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초적인 자기 관리 혹은 조절 장치를 말한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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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 마주치건 음양의 교대가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이치를 떠올릴 수 있다면 상황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삶이 달라진다. 그때야말로 시련이 복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동의보감>을 읽고나니 (앞으로도 최소한 서너 차례 더 읽어야 이해 되겠지만), 마치 명상이라도 한 듯 마음이 편해지고 그 만큼 든든해진다. 내 몸 내가 지키되, 내 몸과 생각과 욕망은 현재의 나만의 것이 아님을 자각하게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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