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중국사 2 - 삼국시대에서 당 왕조까지 만화로 읽는 중국사 2
류징 글.그림, 이선주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만화로 읽는 중국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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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도 제대로 모르는데, 중국사? 게다가 중국사는 전공학자나 해독해낼 암호문 아닐까?'  <수호지>와 <삼국지> 읽고 역사 교과서에 등장했던 중국 왕조 이름 외우는 수준에서 멈춘 중국사 공부. 혁신적이고 친절한 책을 만난 덕분에 더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처음엔 만화, 얇은 만화책이라고 얕보았다. 하지만 두 번을 내리 다시 읽었다. 처음엔 활자 위주로 메모해가며 읽고 지나갔는데, 자세히 보니 일러스트레이션에도 중국역사에 대한 여러 은유와 상징이 가득했기에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삽화에 묘사된 인물의 표정과 여러 상징들을 자세히 살폈다.

이 책을 그리고 쓴 작가 류징(Jing Liu)은 베이징에서 태어나 베이징 대학에서 수학한 예술가이자 사업가라고 한다. "한국계 미국인 지환과 지오, 사라, 엘리자베스, 케이틀린. 내 아들 이푸, 그리고 중국계로 태어난 수많은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는 작가의 말과 이 책이<Understanding China through Comics>라는 영문판으로도 인기를 끈다는 점에서 작가가 단지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의 역사를 궁금해 하는 세계인을 위해 집필했다고 짐작된다.

 

 

<만화로 읽는 중국사>의 최대 강점이자 차별점은, 만화 일러스트레이션이 어려운 중국사를 이해시켜주는 보조 수단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역사의 흐름을 독자에게 각인시키며 시각화한다는 점에 있다. 얼핏 단순해보였지만, 역사의 장면장면과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살려낸 일러스트레이션은 책을 덮고 나서도 머릿 속에 깊이 각인된 느낌이든다.  예를 들어 안녹산의 난 이후, 당나라의 정치적 지형 변화는 독자적으로 세력화하고 자치권을 얻은 군사령관을 일러스트레이션 한 컷으로 압축해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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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679년경부터 기원후 220년까지를 다룬 1편에 이어서, 2편에서는 "분열의 시대"를 집중 설명해준다. <삼국지>를 통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삼국시대(220-280)에서 당 왕조까지 이어지는 이 시기는  한 왕조가 몰락하고 제국이 분열되었던 시기이다. 이 시기 어찌나 전쟁이 잦고 끊임 없었던지 한 왕조말 5천만 명의 인구가 진 왕조 초에는 고작 1천 600만명만 남았다 한다. 빈자와 부자의 층화도 심화되어 상류층인 귀족은 각종 특권을 누리며 호위호식했지만, 가난한 자는 무전유죄를 온 몸으로 겪으며 살아야 했다. 역사가 늘 가진 자의 것이라는 의식이 강한 독자에게는 새로울 바 없는 묘사겠지만 지은이 류징이 책 전편에서 지속적으로 불평등의 이슈에 관심을 드러낸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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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징은 공자의 <논어>, 사마천의 <사기열전>, 여사면의 <중국통사> 등 중국 고전과 최근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화로 읽는 중국사>를 집필했다는데, 무엇보다 중국 역사에서 종교와 철학(혹은 종교이자 철학?)의 중요성을 잘 살려 서술해주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류징은 위나라의 귀족들이 빠져들었던 현학(玄學), 유교니 도교와는 다른 철학으로 백성들을 위로해주었던 불교 등 중국사에서 종교의 중요성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다음에 이어질 3편에서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시기였던 5대 10국에서 원왕조까지를 살펴본다. <만화로 읽는 중국사> 덕분에 중국 5000년의 역사에 한층 가까이 다가간 뿌듯함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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